"유품 어머니께 물려받은 것"
유해 한국송환은 긍정적평가
유해 한국송환은 긍정적평가
연합뉴스
"내가 죽을 때까지 외할아버지의 유품을 간직할 겁니다. 외할아버지의 유품은 우리 가족의 자존심이기 때문입니다."
러시아 연해주 스파스크달니시에 사는 홍 장군의 외손녀 김알라(78)씨는 9일 연합뉴스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같이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한국으로 모셔오겠다고 밝힌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카자흐스탄 국빈방문 당시 홍 장군의 유해를 봉환할 것을 요청했고, 이후 카자흐스탄 정부가 협조를 약속해 양측이 실무협의를 해 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봉오동 전투 전승 100주년인 지난 7일 SNS에 "이역만리 카자흐스탄에 잠들어 계신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조국으로 모셔와 독립운동의 뜻을 기리고 최고의 예우로 보답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홍 장군은 카자흐스탄 크질오르다주에 안장돼 있다.
김 씨는 홍 장군의 유해가 카자흐스탄에서 한국으로 옮겨져 안장되는 것과 관련 "외할아버지가 조국에 묻히는 것을 원하셨을 겁니다"라면서 한국 정부의 유해 송환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김씨는 현재 자신이 보관하고 있는 홍범도 장군의 유품에 대해서는 죽을 때까지 간직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김씨는 홍 장군의 사진과 권총집, 선생이 지니고 다녔다는 헝겊으로 된 낡은 문서보관첩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이는 자신의 모친으로부터 물려받은 유품이다.
한편 홍 장군은 1922년 옛 소련의 지도자 블라디미르 레닌의 초청으로 모스크바를 방문했다.
홍 장군은 당시 레닌에게 권총을 선물 받기도 했는데 사진 속에는 그때 받은 권총을 차고 있는 홍 장군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홍 장군과 관련해 국내에 가장 널리 알려진 사진이기도 하다. 김씨는 "사진은 외할아버지의 셋째딸인 내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유품으로 남긴 것"이라면서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다른 유품들은 모두 태워버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그러면서 "전화하는 모든 한국 사람들이 사진을 달라고 부탁했다. 그 가운데 일부는 나에게 많은 돈을 주겠으니 홍 장군의 사진을 팔라고까지 했다"며 "사진은 소중한 기억을 일으키는 유품인 만큼 내가 죽을 때까지는 간직할 것"이라고 했다.
백인철기자 chao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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