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내에서 친일 논란이 있는 백선엽 전 장군(예비역 대장)의 국립현충원 안장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이를 반박하는 차원에서 백 전 장군을 영웅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6일은 현충일이었다. 이 땅의 자유와 민주를 지키기 위해 소중한 목숨을 바치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을 추모한다"며 "특히 올해는 6.25 한국전쟁 70주년이다. 70년 전 한국전쟁에서 이 나라를 지켜내지 못했다면, 지금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이어 "최근 여권 일부 인사들의 말을 들어보면 우려되는 부분이 많다. 과거를 선택적으로 기억하고 그 선택적 기억을 기준으로 현재를 평가하고, 그런 왜곡된 평가를 바탕으로 미래를 자신들만의 색깔로 칠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역사적 사실을 공(功)은 공대로, 과(過)는 과대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이념과 현실적 이익의 잣대로 재단하려 한다. 자신들의 생각과 이익에 맞춰 어떤 경우는 공만 남기고 과는 없애고, 어떤 경우는 공은 없애고 과만 남긴 역사를 만들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
안 대표는 "백 전 장군에 대해서도 공은 공대로 과는 과대로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며 "지금의 자유 대한민국, 자랑스러운 현재를 만드는데 기여한 부분이 더 크다면 마땅히 평가하고 그에 합당한 예우를 해 드리는 것이 맞는다"고 했다. 특히 안 대표는 "홍범도 장군이 일제와 맞서 싸운 영웅이라면 백 전 장군도 공산세력과 맞서 자유대한민국을 지킨 영웅"이라며 일제강점기 대한독립군 총사령관을 지낸 홍범도 장군과 백 전 장군을 견줬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일 봉오동 전투 100주년 맞아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조국으로 모셔와 최고의 예우로 보답할 것"이라고 언급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읽힌다.
안 대표가 안보의 중요성을 부각하는 차원에서 백 전 장군 영웅론을 화두로 던지기는 했으나 백 전 장군을 둘러싼 친일 논란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백 전 장군은 일제 강점기 때 2년 반 동안 항일인사 토벌대로 나선 만주군 간도특설대 장교로 복무했다. 2009년 대통령 직속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는 백 전 장군을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규정하기도 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