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위수 기자] 화물에서 활로를 찾고 있는 대형항공사(FSC)와 달리 저비용항공사(LCC)의 탈출구가 국내선으로 좁혀지며 치킨게임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코로나19발 위기로 LCC업체 '구조조정'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8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LCC업체들은 올 2분기에도 적자를 볼 전망이다. 제주항공의 영업손실 컨센서스는 850원, 진에어는 522억원이다. 티웨이항공 역시 511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1분기에 비해 적자폭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FSC의 경우 화물운송으로 기사회생하고 있다. 일부 증권사들은 FSC들의 경우 2분기 흑자전환을 할 수 있다고 예상할 정도다.
FSC와 달리 여객수요에 의존하고 있는 LCC는 국내선에 희망을 걸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감염 상황이 해외보다 국내가 나은만큼, 국내 여행객 혹은 출장객 수요를 잡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국내 LCC들은 지난달부터 경쟁적으로 신규 노선 취항에 나서고 있다. 이달에도 티웨이항공은 26일 부산-양양, 김포-광주, 광주-양양 노선 운항을 시작한다. 진에어는 19일 김포∼여수와 여수∼제주 노선에 신규 취항하며 국내선을 9개로 늘리기로 했다.
다만 국내선 수요 회복속도에 비해 노선 공급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자칫하다가는 LCC간 경쟁이 과열돼 '치킨게임' 양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애당초 정부가 항공 수요 등을 고려하지 않고 LCC 면허를 남발한 것이 문제라는 업계의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업종은 이미 작년에 적자 전환해 단기 손익에 대한 기대감이 낮았던 반면, 성장가도만 달려온 LCC의 숫자는 미국과 비슷해져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컸다"며 "위기를 버틸 수 있는 체력이 있는 상위업체는 유상증자과 유휴자산 및 비관련사업 매각 등 자구책이 먼저 수반될 전망이고, 상대적으로 후순위에 놓이는 항공사의 경우 항공기 반납과 인력 구조조정부터 최종적으로는 매각까지 가능성을 열어둬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LCC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선별적이다. 정부는 40조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 계획을 발표하며 지원 대상으로 코로나19 피해를 입은 기업 중 총 차입금 5000억원 이상, 근로자 300명 이상을 제시한 바 있다.김위수기자 withsuu@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