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생활 확산 영향 온라인 플랫폼 의존도 갈수록 늘어나
페북 사용자 26억명 육박 … MAFAA 시총 5조6000억달러 달해
카카오·네이버, 금융업 진출 가속화 … 금융사보다 인지도 높아
페북 사용자 26억명 육박 … MAFAA 시총 5조6000억달러 달해
카카오·네이버, 금융업 진출 가속화 … 금융사보다 인지도 높아
'로마, 대진제국, 대원제국 …'
역사 속 천하를 통일한 대 제국들의 이름이다. 역사가들은 '대제국'(大帝國)이란 말로 이 나라들을 기술한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세계인 AC(After Corona) 시대 역사가들은 전혀 다른 형태의, 다른 이름의 나라들을 기억해야 할지도 모른다.
바로 '미국의 FAANG(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 '중국의 알리바바·텐센트' 등이다.
글로벌 초거대 플랫폼들이 코로나19 이후 성장 가속도를 밟고 있다. 특히 국경선이라는 물리적 제약이 없는 디지털 세계에서 초연결의 범위와 속도 모두 과거 인류가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수준으로 전개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네이버와 카카오가 이들과 같은 길을 가기 위한 행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플랫폼들의 성장은 같은 플랫폼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금융업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플랫폼은 새로운 형태의 국가… 커져가는 영향력= 마이크로소프트로 대체할 다섯 개의 플랫폼 MAFAA(마이크로소프트·애플·페이스북·아마존·알파벳(구글모회사))가 주목받고 있다.
데이터라는 광활한 영토를 기반으로 확장하는 새로운 형태의 국가로 올라섰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MAFAA의 영향력은 이미 다수의 국가들을 넘어섰다. 페이스북의 월간 활성 사용자(Monthly Active User)는 26억명에 육박한다. 이미 14억명에 달하는 중국과 3억명의 미국 인구를 뛰어넘은 수준이다.
이는 증권시장에서도 고스란이 드러난다. 업계 관계자들은 대형 종목들이 지수에 미치는 영향력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MAFAA의 시가총액 합은 5조6000억 달러에 달한다. 일본 전체 시가총액(5조5000억 달러)을 넘어섰다. S&P 500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1% 수준으로 페이스북이 상장된 2012년 기준 9.6%에서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이는 10년 전 톱5 기업(엑슨 모빌,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버크셔 해서웨이, GE)의 11.1% 대비 높은 수준이다.
막강한 브랜드 또한 MAFAA의 영향력을 나타내는 바로미터다. 2019년 인터브랜드 기준 1위부터 4위를 애플, 구글(알파벳),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가 장악하고 있다.
특히 애플과 알파벳은 5년 연속 1위와 2위를 수성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아마존에 3위를 내줬다. 삼성증권은 아마존 대비 상대적으로 기업간거래(B2B)에 치중된 비즈니스 구조가 반영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나쁘지 않은 숫자로 봤다.
페이스북의 경우 2018년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건의 영향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얼굴 보기 힘든 요즘 페북만한 것도 없다는 설명이다.
◇플랫폼의 금융 침투 가속화… 네이버·카카오 금융업 진출 가속화= 2000년대 들어 온라인 판매채널의 성장은 새로운 신규 플레이어들을 위한 기회로 작용해 왔다. 키움증권이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의 편의성과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리테일 브로커리지 시장을 공략했고, 최근에는 토스, 뱅크샐러드 등의 스타트업들이 모바일 금융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해 도전장을 내밀었다. 다만 키움증권을 제외한 핀테크 스타트업들의 도전은 금융업의 판도를 크게 바꾸지는 못했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개인 간 거래(P2P) 대출, 카카오뱅크와 K뱅크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은행의 주수익원인 대출 시장은 여전히 대형 은행들을 중심으로 이뤄져 있고, 금융사 펀드 판매도 기존의 오프라인 금융에 강점을 지진 은행과 대형 증권사가 전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형 온라인 플랫폼들은 검색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기존의 본업을 넘어 금융업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페이(Pay)로 대변되는 결제부터 수신과 대출까지 취급하는 것은 물론 금융 상품의 검색부터 구입까지 대형 온라인 플랫폼 상에서 한 번에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고객의 모든 정보를 확보함으로써 더 큰 부가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삼성증권은 중국의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온라인 플랫폼과 금융의 결합에 따른 파괴력을 이미 보여준 만큼 테크핀들의 금융업 진출 시도는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나라의 대표 온라인 플랫폼인 네이버와 카카오도 금융업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페이를 비롯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증권 등의 금융 계열사를 직접 소유하는 형태로 금융업에 진입했다.
삼성증권 연구원은 "은행 온라인 앱 이름은 몰라도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 앱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정도로 카카오의 금융업 내 인지도와 고객 기반은 금융사를 이미 넘어선 것으로 판단된다"며 "후발주자인 네이버도 최근 네이버파이낸셜 을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금융업 진출에 나섰는데 특히 6월 중 파격적인 소비자 혜택을 담은 네이버통장 출시가 하나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코로나19에 따른 언택트 생활 확산으로 온라인 플랫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만큼 이들의 도전은 과거와 무게가 다를 수 밖에 없다"며 "만약 대형 플랫폼들의 금융 진출이 성공한다면 이는 금융사들의 점유물로 여겨졌던 금융상품 판매 플랫폼의 이동을 의미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정기자 lmj091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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