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GNI 4% 감소 3만2112달러
올 1분기 전분기比 -0.8% 추락
2만달러대로 주저앉을 가능성
마이너스 물가에 디플레 우려도
올 1분기 전분기比 -0.8% 추락
2만달러대로 주저앉을 가능성
마이너스 물가에 디플레 우려도
한국 경제의 공든 탑이 무너지고 있다. 그동안 숱한 난관을 뚫고 쌓아올린 경제 지표들이 줄줄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018년 국민계정(확정) 및 2019년 국민계정(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GNI)은 3만2115달러로 전년(3만3564달러)보다 4.1% 감소했다.
이 같은 감소폭은 금융위기 때인 2009년(-10.4%) 이후 최대다. 가장 최근 1인당 GNI가 감소한 적은 2015년(-1.9%)이다.
1인당 GNI는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총소득을 인구로 나눈 통계로 한 나라 국민의 생활 수준을 파악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3만 달러는 선진국 진입 기준으로 인식돼왔다. 한국은 지난 2017년 3만1734달러를 기록하며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열었지만, 이후 계속 내리막을 걷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실질 GDP 성장률)은 -1% 안팎으로 떨어질 것으로 국제통화기금 등 대부분 기관이 예측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까지 올라 올해 자칫 GNI가 2만달러 대로 다시 복귀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질적 주머니 사정을 보여주는 1인당 가계총처분가능소득(PGDI)은 1만7381달러(2026만원)로 2018년(1만863달러)보다 3.8% 감소했다.
한은이 발표한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는 2.0%다. 지난해 명목 GDP는 1919조원으로 전년 대비 1.1% 늘었다. 명목 GDP 성장률은 외환위기 때인 1998년(-0.9%) 이후 21년 만에 가장 낮았다.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1분기 GNI는 전 분기 대비 -0.8% 기록했다. 1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1.3%다. 이는 2008년 4분기(-3.3%) 이후 11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올해 2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2%대 초반으로 한은은 예상했다. 올 1분기 국민경제 전반의 물가 수준을 뜻하는 GDP 디플레이터는 작년 1분기와 비교해 -0.6%를 기록했다. 작년 1분기(-0.6%) 이후 5분기 연속 마이너스 행진으로, 외환위기 직후(1998년 4분기∼1999년 2분기) 3분기 연속 마이너스 기록을 이미 경신했다.
이날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3%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사상 최초로 물가상승률이 -0.4%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8개월 만에 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그만큼 경제가 침체했다는 의미다.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내내 0%대를 기록하다가 올해 1분기까진 1%대를 유지했지만, 지난 4월 0.1%에 이어 5월엔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가뜩이나 경기침체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설상가상 '코로나19 사태'까지 터지면서 경제쇼크가 한국경제를 집어삼킨 상황에서 저물가마저 계속 이어지면 '디플레이션'에 따른 경제붕괴마저 닥칠 수 있다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미 디플레이션이 진행 중인 것으로 봐야 한다"며 "일본식 장기 디플레이션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미정기자 lmj091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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