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철강 등 수출 반토막
2분기 실적 줄줄이 하락 전망
유망품목 발굴 등 전략 필요
2분기 실적 줄줄이 하락 전망
유망품목 발굴 등 전략 필요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코로나19에 미·중 무역전쟁까지 겹치면서 '보릿고개' 생존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반도체가 그나마 선방하지만, 자동차와 스마트폰, 석유·화학, 철강 등의 수출이 '반토막' 나면서 주요 기업의 2분기 실적이 수직낙하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속출하고 있다.
주요 업체들은 코로나19 이후 해외 생산기지 정상화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물류 마비와 소비 침체, 보호무역 등은 대응할 방법이 없다며 한숨을 쉬고 있다. 차세대 모빌리티와 바이오 등 신사업 비중을 높이기 위한 출구를 정부가 마련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수출 감소에 대기업 영업익도 두자릿수↓= 24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 한 이후 주요 제조업의 수출 감소세가 한층 가중되면서 2분기 실적 역시 급락할 것이라는 분석이 속속 나오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에서 실적 전망을 제시한 주요 코스피 상장사 128곳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추정치는 21조6074억원으로 1개월 전(24조9351억원)보다 13.3% 감소했다.
이는 석 달 전 영업이익 추정치(31조1218억원)와 비교하면 20% 가까이 줄어든 수준이고,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19.4% 줄어든 숫자다.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경우 2분기 영업이익 가이던스(추정치 평균)가 한 달 전 7조1959억원에서 6조3700억원 수준으로 12% 가까이 하향 조정됐다. LG전자의 경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동기보다 두 자릿수 내림세를 보일 전망이다.
현대차와 기아차 역시 2분기 실적 우려가 확대되면서 영업이익 추정치가 한 달 만에 각각 43.5%, 55.0%씩 줄었다. 지난해 사상 최대의 적자를 기록했던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등 정유업계 역시 적자폭은 줄이지만, 흑자 전환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롯데케미칼과 포스코 등 화학·철강업계 역시 한달 여 만에 영업이익 추정치가 두 자릿수 비율로 하락했다.
이는 구조적으로 수출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국내 제조업의 현실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1분기 개별 기준으로 국내 매출 비중이 13% 수준에 불과하고, LG전자는 36% 선이다. 다른 대기업들도 수출이 매출의 상당 수준을 차지한다.
하지만 수출길이 막히면서 국내 제조업체들은 내수 의존도를 높일 수 밖에 없고, 실제로 가전업계의 경우 내수 비중이 상당 수준 늘어났다. 해외 주요국의 물류 마비 등이 주 요인으로 꼽힌다.
◇보호무역 부담까지 가중…"신성장 육성이 살 길"= 미·중 무역분쟁이 또 다른 리스크로 떠오르면서 기업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최근 미국의 대 중국 압박에 대만 파운드리 1위 업체인 TSMC가 미국 내 투자계획을 내놓았고, 우리 기업들도 이에 동참할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과 호주 간 무역 대립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등 무역전쟁은 확전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이 같은 '복합위기'를 극복할 방법은 신사업 개척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의 집계에 따르면 주력산업이 모두 수출 감소세지만, 차세대반도체(22.9%)와 바이오헬스(26.3%), 항공드론(38.0%), 전기자동차(25.1%) 등 유망 신산업 수출금액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두 자릿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뉴노멀시대에 디지털 장비와 헬스케어 제품 등의 전세계적 수요가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새로운 유망품목의 발굴과 지원이 필요하고, 신성장품목의 수출 증가를 유도하는 효율적인 전략수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총수 필두로 위기경영 잰걸음…해외공장 가동 등 속도= 주요 제조업들은 멈췄던 해외 공장의 정상 가동 등으로 이를 만회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한·중 기업인 신속통로(입국절차 간소화) 제도 시행 20여일 만에 주요 전자 기업에서만 1000명 이상을 중국에 파견했고, 인도 등 마지막까지 셧다운(일시 폐쇄) 했던 해외 공장들을 정상 가동하는 등 사업 정상화를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
대기업 총수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6일 경영승계·무노조 경영 등 의혹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한 직후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과 만났고, 신속통로 제도 시행 직후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에 다녀온 뒤 평택 파운드리 투자 계획까지 내놓는 등 '마하 경영'을 하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 21일 LG화학의 국내외 사고에 대해 공식 사과했고, 같은 날 LG전자는 구미사업장의 TV 생산라인을 인도네시아로 이전하한다고 밝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경우 화상·원격 경영을 최대한 활용해 바이오와 반도체 등 주요 경영 현장을 점검했고, 역점 사업인 사회적인센티브 행사도 온라인으로 오는 25일부터 개최한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주요 업체들은 코로나19 이후 해외 생산기지 정상화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물류 마비와 소비 침체, 보호무역 등은 대응할 방법이 없다며 한숨을 쉬고 있다. 차세대 모빌리티와 바이오 등 신사업 비중을 높이기 위한 출구를 정부가 마련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수출 감소에 대기업 영업익도 두자릿수↓= 24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 한 이후 주요 제조업의 수출 감소세가 한층 가중되면서 2분기 실적 역시 급락할 것이라는 분석이 속속 나오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에서 실적 전망을 제시한 주요 코스피 상장사 128곳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추정치는 21조6074억원으로 1개월 전(24조9351억원)보다 13.3% 감소했다.
이는 석 달 전 영업이익 추정치(31조1218억원)와 비교하면 20% 가까이 줄어든 수준이고,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19.4% 줄어든 숫자다.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경우 2분기 영업이익 가이던스(추정치 평균)가 한 달 전 7조1959억원에서 6조3700억원 수준으로 12% 가까이 하향 조정됐다. LG전자의 경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동기보다 두 자릿수 내림세를 보일 전망이다.
현대차와 기아차 역시 2분기 실적 우려가 확대되면서 영업이익 추정치가 한 달 만에 각각 43.5%, 55.0%씩 줄었다. 지난해 사상 최대의 적자를 기록했던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등 정유업계 역시 적자폭은 줄이지만, 흑자 전환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롯데케미칼과 포스코 등 화학·철강업계 역시 한달 여 만에 영업이익 추정치가 두 자릿수 비율로 하락했다.
이는 구조적으로 수출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국내 제조업의 현실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1분기 개별 기준으로 국내 매출 비중이 13% 수준에 불과하고, LG전자는 36% 선이다. 다른 대기업들도 수출이 매출의 상당 수준을 차지한다.
하지만 수출길이 막히면서 국내 제조업체들은 내수 의존도를 높일 수 밖에 없고, 실제로 가전업계의 경우 내수 비중이 상당 수준 늘어났다. 해외 주요국의 물류 마비 등이 주 요인으로 꼽힌다.
◇보호무역 부담까지 가중…"신성장 육성이 살 길"= 미·중 무역분쟁이 또 다른 리스크로 떠오르면서 기업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최근 미국의 대 중국 압박에 대만 파운드리 1위 업체인 TSMC가 미국 내 투자계획을 내놓았고, 우리 기업들도 이에 동참할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과 호주 간 무역 대립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등 무역전쟁은 확전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이 같은 '복합위기'를 극복할 방법은 신사업 개척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의 집계에 따르면 주력산업이 모두 수출 감소세지만, 차세대반도체(22.9%)와 바이오헬스(26.3%), 항공드론(38.0%), 전기자동차(25.1%) 등 유망 신산업 수출금액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두 자릿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뉴노멀시대에 디지털 장비와 헬스케어 제품 등의 전세계적 수요가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새로운 유망품목의 발굴과 지원이 필요하고, 신성장품목의 수출 증가를 유도하는 효율적인 전략수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총수 필두로 위기경영 잰걸음…해외공장 가동 등 속도= 주요 제조업들은 멈췄던 해외 공장의 정상 가동 등으로 이를 만회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한·중 기업인 신속통로(입국절차 간소화) 제도 시행 20여일 만에 주요 전자 기업에서만 1000명 이상을 중국에 파견했고, 인도 등 마지막까지 셧다운(일시 폐쇄) 했던 해외 공장들을 정상 가동하는 등 사업 정상화를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
대기업 총수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6일 경영승계·무노조 경영 등 의혹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한 직후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과 만났고, 신속통로 제도 시행 직후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에 다녀온 뒤 평택 파운드리 투자 계획까지 내놓는 등 '마하 경영'을 하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 21일 LG화학의 국내외 사고에 대해 공식 사과했고, 같은 날 LG전자는 구미사업장의 TV 생산라인을 인도네시아로 이전하한다고 밝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경우 화상·원격 경영을 최대한 활용해 바이오와 반도체 등 주요 경영 현장을 점검했고, 역점 사업인 사회적인센티브 행사도 온라인으로 오는 25일부터 개최한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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