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도 은행에서 가계대출을 받기가 한층 힘들어질 전망이다.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로 작년 4분기 은행권의 주택대출 문턱이 높아진 데 이어 올 들어 가계 신용대출 심사도 한층 깐깐해질 전망이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 은행의 가계 일반대출에 대한 대출태도 지수는 '-7'로 나타났다. 대출태도지수가 플러스(+)면 대출심사를 완화하겠다는 은행이, 마이너스(-)면 강화하겠다는 은행이 더 많다는 의미다. 지난해 4분기에는 -10이었다.
이는 한은이 199개 금융기관 여신총괄 책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를 지수화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여신건전성 관리, 채무상환능력 등을 감안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계 일반대출에 대한 심사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 1분기 대내외 경기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은행의 가계와 기업에 대한 신용위험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전반적인 신용위험지수는 지난해 4분기 15에서 올 1분기 18로 올라갔다. 그중 가계 신용위험지수는 13으로 지난 2018년 2분기(27) 이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1분기 가계의 주택담보대출 수요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가계 주택담보대출의 대출수요지수가 -10으로 지난해 2분기 이후 3분기 만에 마이너스(-)를 나타내면서다. 한은은 "지난해 12월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하는 12·16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이 발표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올해 1분기 중소기업 대출에 대해선 문턱을 더욱 낮출 것으로 전망됐다.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태도지수는 10으로, 지난해 1분기부터 플러스(+)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확산되면서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지수가 27로 나타났지만 대출 심사는 더 완화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중소기업의 경우 대출수요지수도 20을 나타냈다. 운전자금 수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은행들이 금리를 인하하는 등 그간 대출기준을 완화한 영향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 주택대출 태도가 작년 4분기 정부의 부동산 안정화 대책으로 매우 강화됐는데 올해 1분기에도 이런 기조를 이어간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심화영기자 dorothy@dt.co.kr
2020년 1분기 대출수요는 기업 및 가계 일반대출은 증가하겠으나 가계 주택 관련 대출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은행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