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해지는 조직개편, 부처 자율에 맡긴다

행안부 '정부 조직관리 혁신안'
협의기간 3개월 이내로 줄이고
총액인건비제도 운영범위 확대
'불필요한 몸집 불리기' 우려도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유연해지는 조직개편, 부처 자율에 맡긴다
사진 = 연합

앞으로 행정안전부의 허락 없이도 각 중앙부처가 자유롭게 조직을 개편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그동안에는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행안부가 조직 개편을 총괄해왔지만, 권한을 일부 내려놓고 각 부처의 자율성을 높인다는 취지다.

다만 행안부의 개입이 줄어드는 만큼 각 부처가 '밥그릇 싸움'을 벌이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행안부는 1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정부 조직관리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새로운 조직관리 방안은 지난 7일 국무회의에서 확정됐다.

우선 각 부처는 이르면 오는 4월부터 조직 폐지 및 대체신설, 정원조정 등 기존 실·국의 업무범위 내에서 조직개편을 자율적으로 할 수 있게 된다.

기구·인력이 늘어나거나 실·국 단위로 기능이 아예 바뀌는 경우엔 기존대로 행안부와의 협의가 필요하다. 단 이 경우에도 최대한 빠르게 조직을 개편할 수 있도록 협의기간을 3개월 이내로 단축하기로 했다.

총액인건비제도의 운영범위도 확대된다. 총액인건비제는 한 해 인건비 총액을 정해놓고 그 한도 내에서 부처가 재원을 절감해 인력을 증원하거나 기구를 신설하는 데 쓸 수 있는 제도다.

현재는 인력 증원을 총 정원의 5%까지만 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7%로 상향된다.

긴급한 현안에 대응할 수 있도록 지난해 도입한 '긴급대응반'은 전 부처로 확대 시행한다. 긴급대응반은 일본 수출규제와 주52시간근로제 시행 등 갑작스러운 현안에 따라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외교부·국토교통부에 시범적으로 운영됐으며, 올해 18개 부처, 내년에는 위원회 등 전체 중앙행정기관으로 확대된다.

이번 방침에는 진영 행안부 장관의 적극적인 의지가 반영됐다. 진 장관은 취임 초기인 지난해 7월 "환경이나 기술 변화에 따라 각 부처가 자유롭게 인력·조직을 재배치할 수 있도록 여지를 주자"고 지시했다고 한다. 일본 수출규제 등 갑작스러운 현안에 각 부처가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효율적인 방안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이후 행안부는 각 부처 인사·행정 담당부서와의 토론회를 거쳐 이 같은 안을 마련했다.

그간 행안부의 심사·승인에 따라 제한적으로 이뤄졌던 조직개편에 대한 각 부처의 자율성이 확대되면서 일각에선 불필요한 '몸집 불리기'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비슷한 업무를 하는 부처들이 산하에 중복되는 조직을 신설하는 등 정부조직이 비효율적인 방향으로 운영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산업부 산하의 '청'에서 '부'로 승격한 중소벤처기업부는 현재까지도 일부 업무와 정책 측면에서 산업부와 마찰을 빚는 경우가 잦다.

산업부 내 중소기업 정책이나 수출 지원 업무가 중기부로 이관되면서 중복되거나 비슷한 기능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산업부와 중기부가 비슷한 업무를 맡는 조직을 신설하더라도 행안부가 개입해 조직개편을 막을 수 있는 권한이 줄어든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