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부동산 정책은 공산주의 방식… 시장의 기능 활용해야" [최종찬 前건설교통부 장관에게 고견을 듣는다]

시장 불신하고 정부 역할 과신… 가격규제는 사회적 문제·비용 치른다는 것 알아야
소득 증가할수록 양질의 아파트 수요 늘어, 땅 부족한 서울은 재건축밖에 방법 없어
인구감소 불구 추가 신도시 발표는 문제… 文정부, 달은 안보고 손가락만 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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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부동산 정책은 공산주의 방식… 시장의 기능 활용해야" [최종찬 前건설교통부 장관에게 고견을 듣는다]
최종찬 前건설교통부 장관·(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 공동대표

박동욱기자 fufus@


[]에게 고견을 듣는다

최종찬 前건설교통부 장관·(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 공동대표


"소위 좌파나 진보라고 하는 사람들은 정부가 만능이고 선(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민간 기업의 '도덕성'까지 참견해 이래라 저래라 합니다.(중략) 우리 사회가 이런 이상한 일에 대해 너무도 둔감한 것 같습니다. 주택, 인구, 연기금, 공직사회, 공기업 등에서 심각한 폐해를 가져올 문제에 대해 국민들이 정확한 진단을 못하고 있습니다. 지식이 없으니 정부의 독주를 제어하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개인의 자유와 시장의 가치를 확산하는 '국민 계몽' 활동을 펼치고 있는 최종찬 전 건설교통부 장관은 우리 사회가 '위기 의식' 부재 상황에 처해 있다고 정의했다. 북 비핵화, 경제성장력 회복, 산업구조 혁신, 국민통합 등 그 어떤 구호나 가치보다 지금 대한민국에 가장 시급한 것은 '인구감소'에 대한 대비라고 했다. 인구가 모든 경제활동의 상수라는 경제학적 측면을 떠나서라도 대한민국의 생태 보존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했다. 최 전 장관은 "저출산 고령화 문제는 수십년 후 그 후유증이 본격 나타나기 때문에 지금 집권세력의 최우선 과제가 아니다"며 "그러나 문제의 심각성에 비춰 대비를 당장 하지 않으면 '전복적' 미래를 맞아야 할 지도 모른다"고 했다.

대담 = 이규화 논설실장



최 전 장관은 '사회적 자본'의 축적도 강조했다. 시민의식, 공중도덕, 신뢰 등 사회 갈등을 최소화하고 협력적 공동체로 만드는 사회적 자본은 소득이 증가하고 구성원들이 개인화 파편화되어가는 과정에서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준다고 했다. 인터뷰는 지난 6일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가졌다. 당일 오전에 있었던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로 말문을 텄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 가격 급등은 어떡하든지 억제하겠다고 선언한 참이었다. 최 전 장관은 건설교통부 장관 재임 때 국회 의원입법으로 추진하던 분양가상한제를 저지했던 '화려안 공력'이 있다. 우선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물었다.



-대통령 신년사를 어떻게 보셨습니까.

"했다고 들었습니다. 신년사 보면서 갖는 생각은 비슷하지 않겠습니까. 나도 답답합니다."

-경제정책에 대한 성과를 국민이 체감하도록 올해 확실한 변화를 만들겠다고 했는데요.

"작년 워낙 안 좋았으니까 반도체 경기가 만약 회복되면 조금 나아질 거라고 봐요. 수출도 작년보다는 늘어날 거고. 반도체 경기에 기대고 있는 것 같은데, 정부가 경제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는 한 크게 변할 것 같지 않아요."

-일반 서민들의 관심은 집값인데요, 작년에 서울 강남을 중심으로 집값이 크게 뛰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대한민국 전체 집값이 뛰는 건 아니지요. 일부만 뛰고 있어요. 지방 사람 중에 아마 집값 오르고 있다고 하면 화낼 사람 많을 겁니다. 수도권에서도 용인 수지라든가 외곽에 있는 분들은 집값에 대한 양극화를 느끼고 있지 않습니까. 집값 문제는 전국적인 문제가 아니고 서울 양질의 주거지역 문제라고 봅니다. 소위 좌파 정부들의 기본적인 철학이 잘못됐다고 봐요. 시장 기능을 불신하고 정부를 과신합니다. 심하게 얘기하면 공산주의라는 게 뭡니까. 시장기능을 활용하는 게 아니고 정부가 계획을 세워 배급을 할 수 있다, 시장기능은 인간의 탐욕 때문에 정확하지 않고 불완전하다고 보는 거거든요. 계획을 세워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게 배분하면 될 거 아니냐는 가정이 깔려 있단 말이죠."

-주택은 사회주의적 개념으로 접근해도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건가요.

"시장기능을 활용할 생각을 않고 항상 정부가 나서서 규제를 한다는 겁니다. 정부라는 게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공무원 아닙니까. 공무원들이 대단한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규제를 통해 뭐든지 해결하려고 하는데, 그것 때문에 모든 문제가 일어나고 있는 겁니다. 소득주도성장이라든가 주책정책이라든가. 값이 올라간다고 하면 수요를 줄이든가 공급을 늘리든가 해야 합니다. 지금 대책을 보면 수요억제책만 있습니다. 공급을 늘리지 못할망정 가만히 놔둬야 하는데, 공급도 줄이는 정책을 하고 있어요."

-정부는 집값 급등이, 공급은 충분한데 투기적 수요 때문이라고 합니다.

"지금 정부에 있는 사람들은 수요에 가수요와 실수요가 따로 있다고 생각해 가수요를 잡으면 된다는 전제를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참 답답합니다. 왜 공급을 늘릴 생각은 안 하느냐 말이죠. 아파트 분양가상한제라든가 재개발 재건축 규제는 공급억제책 아닙니까? 우리 국민들도 시장경제에 대한 인식이 참 부족한 면이 있다고 보는데, 분양가상한제는 선진국에 없는 아이디어예요. 우리나라는 툭 하면 가격규제를 하는데, 간단히 얘기하면 학교 다닐 때 경제원론 다 배웠잖아요. 가격은 무엇에 의해 결정이 됩니까?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이 되잖아요. 가격을 떨어뜨리려면 수요를 줄이거나 공급을 늘려야 하잖아요. 주택정책도 다른 재화와 다르지 않다는 겁니다. 분양가 규제를 하면 건설회사는 아무래도 집을 적게 짓잖아요. 그러면 공급이 줄어드는데, 어떻게 공급이 줄어드는데 가격안정책이 되냐 이거죠. 제가 정부에 있을 때 분양가 상한제 법안과 원가공개 법안이 국회에서 나왔어요. 그것을 제가 막아섰습니다. 지금 사람들이 그것(분양가상한제)을 당연시 여기는데, 저는 힘들게 막았습니다. 정부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왔어요. '의원님들 기대하는 게 무엇입니까. 가격안정 아닙니까. 가격안정을 위해서는 수요억제나 공급증대가 필요한데, 분양가 규제를 하면 공급이 줄어드는 거 아닙니까. 어떻게 이런 대책이 안정책이 되겠습니까. 이것이 좋은 대책이라면 전 세계 모든 나라가 다 이렇게 해야 할 텐데, 세계 어디에 그런 나라가 있습니까'라고 했어요. 그러니까 의원들이 표결을 못했습니다. 그래서 폐기됐어요."

-당시 국회의원들은 그래도 생각이 틔어있었네요.

"제가 좀 강하게 얘기를 했지요. 이 법이 국회에서 의결돼 오면 저는 대통령께 거부권을 건의하겠다고 했어요. 왜냐하면 내 양심상 안정책이 아닌데 어떻게 안정책이 될 수 있다고 할 수 있겠어요."

-다른 정책도 마찬가지지만 주택정책도 과거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지 않습니까.

"5대 신도시(분당 일산 중동 평촌 산본)가 있잖아요. 그것이 왜 생기게 됐냐면, 88·89년도 우리나라 주택문제가 엄청 심각했습니다. 수도권 전체 아파트, 빌라, 단독주택의 전세, 월세 다 올랐어요. 왜 올랐느냐면 1980년대 10년 동안 우리나라 경제가 엄청 성장했습니다. 그 기간에 1인당 GDP가 3배 늘었어요. 1500달러에서 5000달러 정도까지 늘었어요. 그런데 수도권 주택보급률은 같은 기간에 1%포인트 밖에 안 늘었어요. 아파트가 70년대 말 본격 도입된 후 인기가 대단히 좋았어요. 그 때는 수출도 잘 되고 소득이 느니까 너도나도 아파트를 사려고 했습니다. 처음엔 아파트 가격이 뛰면서 공급도 늘어났지요. 지금 성냥갑 같은 아파트가 많이 남아있는데, 건설사들이 아무렇게나 막 지은 결과입니다. 가격이 오르니까 그 때도 정부가 가격규제를 세게 했습니다. 건설사가 아파트를 지으려면 정부 허가를 받아야 했으니까요. 건설사가 땅을 비싸게 샀으니 분양가도 인상해야 한다고 하면 정부가 허가를 안 해줬어요. 그러니까 아파트를 사려는 사람은 계속 늘어나는데, 공급은 늘지 않는 겁니다. 연간 20만호 밖에 안 늘어났어요. 그게 10년 누적되다보니 난리가 난 겁니다. 그 때 주택공급 부족으로 갖가지 사회문제가 빈발했습니다. 노태우 대통령(1988년 2월~1993년 2월) 말기 때 5대 신도시 개발정책을 내놓았습니다. 저는 그 때 잘 했다고 봐요."

-대대적인 공급대책이 가격급등을 진정시킨 거네요.

"주택이라는 것은 공장에서 생산처럼 찍어낼 수 없잖아요. 부족하다고 수입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3~4년 걸리는 문제인데. 당시 공급은 늘지 않고 가격은 뛰니 사람들이 패닉현상을 일으킨 겁니다. 공급을 웬만히 해서는 기별도 안 가니까 5대 신도시를 만든 겁니다. 수십 만 가구에 대한 '번호표'(분양권)를 나눠주니까 비로소 사람들이 안심하게 된 겁니다. 또 농지 산지 규제를 풀어서 택지공급을 하고 공급을 늘리니까 90년대 내내 주택가격 상승률이 소비자 물가 상승률도 못 쫓아갔습니다. YS(김영삼)정부 때부터 10년 동안은 주택이 전혀 문제가 안 됐어요, 500만호를 언급하고 공급을 충분히 하니까. 주택시장에는 항우장사가 없습니다, 수요공급의 원칙에 충실할 수밖에. 주택에 대해 그런 역사적인 교훈이 있는데, 거기에서 지금 정부 사람들은 배우려 하지 않아요."

-가격규제가 지금보다 더 강력해지면 공급은 더 위축될 텐데요.

"가격규제 폐해는 역사적으로 다 드러나 있습니다. 엄청난 사회적 문제와 비용을 치른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물론 지금은 주택보급률과 생활여건을 볼 때 5대 신도시 같은 거대 물량을 쏟아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없어요. 그럴 만한 땅도 없고, 필요도 없고. 지금 서울 강남권 등 일부 지역에서 가격이 급등하는 건 양질의 아파트 수요 때문이거든요. 경제성장률이 떨어졌지만, 고소득자는 늘어나니까 양질의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계속 있는 겁니다. 가수요라는 것도 그래요. 공급이 모자란 듯하고 지금 사놓으면 올라갈 거라고 생각하니까 가수요가 생긴단 말이에요. 수급이 앞으로 남는다고 하면 가수요도 사라집니다."





-주택정책의 가장 근본은 보다 많은 국민들에게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는 게 아닌가요? 그런데 지금 정부는 가격통제에 온통 매달리고 있어요.

"정부의 기본적 임무와 역할은 국민들에게 양질의 주택이 공급되도록 하는 겁니다. 그런데 지금 서울에는 양질의 아파트를 공급할 만한 땅이 부족해요. 서울에서는 공급을 늘리려면 재개발 재건축 밖에 방도가 없습니다. 지은 지 30년, 40년 된 낡은 아파트들이 많이 있어요. 1990년대에 지은 집들은 지금 30년 됐잖아요. 1980년대에 지은 집들은 40년이 되어가고요. 구시가를 중심으로 노후화된 단족주택들도 많고요. 도시경쟁력을 위해서라도 재개발 재건축을 해야 하는데, 왜 그걸 막느냐는 겁니다. 어차피 시간의 문제거든요."

-언젠가는 해야 된다는 의미인가요.

"예컨대, 압구정동의 아파트들을 언제까지 그대로 놔두겠느냐는 겁니다. 언젠가는 해야 되지 않나요? 시간문제 아닙니까. 어차피 해야 할 거라면, 빨리 재건축을 해가지고 공급을 늘려주면 그만큼 수급 문제가 해결이 되잖아요. 이해가 안 가요, 정말로. 압구정동이 됐든 마포가 됐든 재건축을 활성화해주면 집값이 올라갑니다. 경제 원리상 그건 분명한데, 용적률을 올릴 수밖에 없어서 그렇거든요. 용적률을 올릴 수밖에 없는 이유는 현재 용적률을 그대로 적용하면 비용이 막대하게 들고 주택 공급의 취지에도 맞지 않거든요. 용적률을 높여서 현재보다 더 많은 아파트를 공급하는 것이 공익에도 맞거든요. 주거, 교통, 교육 등 인프라가 좋은 지역에 용적률을 높여서 공급을 늘리는 것이 공익에 부합한다는 결론은 이미 나 있잖아요. 용적률이 높아지면 토지의 효용이 높아지니 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당연한 거고요. 가격 상승이 배가 아파서 하지 말라고 한다면, 그건 공익에 위배되는 겁니다. 물론 과도한 이익 상승에 대해서는 개발이익환수제로서 환수하면 됩니다. 적당한 선에서 이익을 환수하고 허용해줘야 한다는 겁니다."

-가격 급등을 막을 확실한 억제책이 있는데, 왜 채택을 않는 건가요?

"재건축 재개발을 허용해 주택보유자들이 과도한 이익을 얻는다고 하는데, 그러면 제가 질문하고 싶어요, '그러면 언제는 안 그렇겠느냐'는 겁니다. 10년이든 30년 후든 안 해줄 수 있느냐 하면, 그럴 순 없는 거거든요. 그렇다면 지금 가격이 급등할 때 허용을 해줘야 사업이 제때 진행이 되지 않겠어요?"

-도시 경쟁력 측면에서도 재건축 재개발은 필요하지 않습니까?

"동경이나 런던을 보면 도시 재생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도쿄의 경우 용적률을 2000%까지 높여준다는 거 아닙니까. 미국 같은 데도 얼마나 넓은 영토의 나라입니까, 그런데도 뉴욕을 보면 50층, 100층 빌딩이 쭉쭉 올라가잖아요. 허드슨강 넘어가면 빈 땅 많습니다. 그런데 건물이란 로케이션이 중요하거든요. 공익에 문제가 없으면 허용해주는 게 맞는 겁니다. 공익의 문제라는 것은, 교통량이 늘어나고 교통정체가 심하게 발생한다거나 용수공급에 문제가 된다거나 하면 제한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도시미관도 고려할 수 있고요. 그런 게 아니고 집이 쓸 만하니까 안 된다고 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사용연한이나 내구성(안전도)이라는 잣대로 재건축 승인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옳은 겁니까.

"자원낭비라는 기준도 참 애매합니다. 가령, 국도를 확장하고 직선화하는 공사를 한 후 얼마 안 가 그 옆에 또 고속도로를 놓아요. 그러면 직선화한 국도는 거의 안 쓰게 됩니다. 땅도 좁은 나라에서 그건 얼마나 땅 자원의 낭비입니까. 그런데 거기에 대해서는 아무도 자원낭비라고 하지 않잖아요. 그에 비매 대한민국에 가장 풍부한 자원이 시멘트인데 낡은 아파트 헐고 시멘트로 새 아파트 짓는 것이 얼마나 자원낭비가 되겠어요? 핸드폰 2~3년 쓰다 새 것으로 교체하잖아요. 쓸 만한데도 교체하는 것은 성능과 디자인이 개선돼 보다 편리하고 좋은 제품을 쓰고 싶어서잖아요. 세상이 다 이런데, 제일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아파트만 불편 겪으며 살라고 한다면, 이건 무슨 해괴한 논리입니까."

-주장해봤자 이 정부에서는 불가능하다고 지레 포기하는 건 아닐까요.

"나는 우리 사회가 이런 이상한 일에 대해 너무도 둔감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주택전문가들도 마찬가집니다. 제가 그래서 곰곰이 생각하다 왜 안전진단 하는 건지 몇몇 전문가들한테 물어봤어요. 내가 생각을 잘못하는 거냐고 물었어요. 납득할 만한 이유를 못 대더라고요. 빌딩을 새로 짓는데 안전진단을 하냐면, 안 합니다. 자기 집 부수고 새로 짓는데 안전진단 하냐? 그것도 안 합니다. 그런데 왜 아파트는 하는 거냐는 물음에는 답을 못하는 겁니다. 이 정부 사람들이 가진 자들이 개발이익을 갖는데 질투나 시기심을 갖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다만, 재개발 재건축을 풀어주면 값 상승이 일어날 거고 거기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걸 못 견디는 거지요. 그렇게 하면 공급이 늘어나고 장기적으로 가격이 안정되는 건데, 언젠가는 겪어야 할 과정인데, 이 사람들은 그걸 못 참는 겁니다. 또 거기 살고 있는 사람들이 이득을 보는 게 배 아픈 것도 조금은 작용할 거로 봅니다. 투기꾼들이 재개발 재건축을 노리고 집을 샀는데, 재개발 재건축을 허용하면 투기를 눈감아 주는 거 아니냐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개발이익부담금으로 이익을 환수하면 되는데 그것마저 안 하려고 하는 겁니다. 재건축 재개발로 이익을 보는 사람이 나오는 것은 어쩌면 불가피하고 '필요악'인 겁니다. 이 정부 사람들은 그러니까 달을 봐야 하는데 손가락을 보는 겁니다."

-생산가능인구가 작년부터 줄어들기 시작하는 등 집을 구매하는 지불능력의 인구도 감소하고 있는데요, 앞으로 주택정책은 어떻게 가져가야 합니까.

"저출산 고령화가 주택정책은 물론 모든 경제정책의 핵심 변수가 될 겁니다. 이제는 신도시는 더 이상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인구감소 시대로 접어들면 인구의 수도권 집중현상은 거의 사라지고 수도권 인구도 늘어나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 현 정부는 또 신도시 건설을 발표했거든요. 이건 잘못됐다고 봐요. 지금 가격 급등은 양질의 주거지역의 양질의 아파트가 부족해서 생기는 겁니다. 그렇다면 30, 40년 되어 낡아가는 기존 신도시를 재생시키고 GTX 등 교통편의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주거환경을 고급화하면 강남 수요를 상당히 분산시킬 수 있습니다. 더불어 좋은 학교 등 공공 인프라까지 충족시켜주면 특정지역에 쏠린 수요는 분산될 겁니다. 그런데 기존 신도시 코앞에 또 신도시를 건설하려고 하니까 여기도 죽고 저기도 죽는 겁니다. 일산 주민들이 서울과 일산 사이 자기들 코앞에 또 신도시를 만든다고 하는데 불만을 터뜨리는 건 당연하다고 봅니다."

-주택문제도 저출산 고령화의 종속변수라고 말씀하셨는데, 인구문제는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요.

"제가 볼 때 인구문제가 지금 가장 심각하다고 보는데요, 국가로서 존립이 의심된다고 봅니다. 그런데 너무도 관심이 없어요. 생산가능인구는 이미 줄기 시작하지 않았습니까. 총인구도 28년인가 29년부터 준다는 거예요. 지금 65세 이상 인구가 15% 정도 됩니다. 일본이 28%예요. 일본이 세계에서 최고령국가라서 지방이 소멸한다 안 한다 얘기가 많이 나오잖아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30년 후 2050년에 40%가 됩니다. 칼럼에서도 청년들이 분노해야 하고 '청년당'이 나와야 한다고 썼는데요, 청년들이 들고 일어나야 합니다. 저출산 고령화 문제에 대해서는 나라가 절단 나든 안 나든 아무도 관심을 안 갖는데, 자기 일이 아니기 때문이에요. 지금 정권 잡고 있는 사람들은 자기 일이 아니니까 아무리 떠들어봐야, '내 정권 일도 또 내 생애의 일도 아니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지금 30대, 40대들은 정말 정신차려야 합니다. 이건 남의 일이 아닌 '내 일'인 겁니다."

-30년 후면 그리 먼 미래도 아닌데요.

"30년 후 노인인구가 40%가 되면 우선 국방부터 안 됩니다. 1971년에 100만명이 태어났는데, 통계가 곧 나오겠지만 작년에 출생아수 30만 명이 아마 깨졌을 겁니다. 그러면 2050년에는 20만명 쯤 될 겁니다. 남자애는 10만이에요. 10만 명 갖고 어떻게 60만 대군을 어떻게 유지를 해요. 그 때는 모병제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모병제로 가면 세금은 또 누가 낼 겁니까. 40%가 노인인데, 나머지 애 빼고 어쩌고저쩌고 하면 재정문제라든가 국방문제라든가 심각합니다. 또 지자체 문제도 마찬가집니다. 지금 전국에 (주민이) 3만 명도 안 되는 군이 열댓 개 있어요, 동 같은 군이. (군수가) 동장인 거예요. 그런데 경찰서장, 군수, 부군수, 시의회도 다 있어요. 얼마나 재정 낭비입니까. 강원도 같으면 양구, 충북 단양, 전북 무주 진안 장수가 다 2만 명대 수준이에요. 해마다 그런 지자체가 늘어나요. 지금 이미 시골에서는 학생 수보다 교직원이 많은 학교도 있어요. 사태가 심각한데 방치하고 있는 겁니다." <2부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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