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화극 시청률 부진으로 경영난 악화… 폐지 수순
드라마 편성 늘린 종편, 다양한 볼거리로 수익 증가
드라마 편성 늘린 종편, 다양한 볼거리로 수익 증가
경영난에 허덕이는 지상파 3사가 월화극 폐지에 눈을 돌리고 있다.
가장 먼저 월화극 잠정 중단을 선언한 것은 MBC다. MBC는 현재 방영 중인 '웰컴2라이프'를 끝으로 편성을 중단했다. 그동안 MBC는 '검법남녀2', '봄밤'의 편성시간을 기존 밤 10시에서 9시로 앞당겨 시청률을 올리고자 했다. 편성 승부수가 통하듯, '검법남녀2'와 '봄밤'은 각각 최고시청률 9.9%, 9.5%(이하 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했고, 월화극 1위를 수성하는 선전까지 보였다. 그러나 시청률이 광고 수익과 직결되진 않았다. 결국 MBC는 '울며 겨자먹기'로 30년간 지속되어 온 월화극 제작을 잠정 중단키로 결정했다.
SBS는 일찌감치 월화극 휴식기를 결정했다. 지난 6월 종영한 '초면에 사랑합니다' 이후 월화극 편성을 중단한 SBS는 이 시간에 예능 프로그램 '리틀 포레스트'를 신설했다. 예능 최초 월·화 연속 방송이라는 파격적인 편성을 받게 된 '리틀 포레스트'는 월화극 폐지 후 위기를 타파할 돌파구로 떠올랐다. 이러한 SBS의 결단에는 그간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 '불타는 청춘', '백종원의 골목식당' 등 여러 예능을 통해 시청률 재미를 톡톡히 본 탓이 컸다.
KBS는 가장 마지막으로 월화극 폐지에 뛰어들었다. 기존 드라마 편성을 유지하던 KBS는 적자 구조를 견디지 못하고 현재 편성 개편을 진행 중이다. 9~11월 방영예정인 '조선로코-녹두전' 이후 작품을 확정하고 있지 않은 상태. 이에 KBS 관계자는 "월화극 폐지가 최종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12월부터 내년 2월까지 3개월 동안 월화극 잠정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상파 3사의 '월화극 폐지' 추세는 시청률 부진에 의한 경영난으로 해석된다. 특히 MBC는 상반기 적자 445억 원으로, 올해 총 900억 원이 넘는 적자가 예상된다. 매년 6000억 원의 수신료를 받는 KBS 또한 상반기 396억 원의 손실을 내며 올해 총 1019억 원의 사업 손실이 예측되는 상황이다. 심각한 적자에 양사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 프로그램 제작비를 줄이는 등 대안책을 강구 중이다.
허리띠 졸라매는 지상파들과 달리 종편과 CJ ENM은 도리어 드라마 편성을 늘리고 있다. JTBC는 기존 월화극·금토극에 더해 수목극을 검토 중이며, 채널A는 해외 인기 드라마를 편성하는 등 작품 다각화에 공을 들이고 있는 형국이다. tvN·OCN을 보유한 CJ ENM은 막강한 콘텐츠 공룡답게 지상파를 위협하고 있다. 특히 지난 2월 종영한 tvN '호텔 델루나'는 시청률 12%를 기록하며 'tvN 드라마 최고 시청률'이라는 상찬을 받게 됐다.
사실 지상파 3사의 위기는 안방극장을 떠나는 시청자들을 잡지 못한 것에서 시작됐다. 종편과 CJ ENM이 톡톡튀는 색깔로 대중을 잡고있는 사이 지상파들은 과거 잘나갔던 장르에 의존해 다양한 볼거리를 원하는 대중을 만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범람하는 볼거리들 사이에서 지상파들이 제 힘을 내지 못하고 있는 사이, '적자전쟁'이 일어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다.
드라마는 시청률과 광고수익에 따라 쪽박과 대박이 갈린다. 그 해 대박을 친 드라마는 몇백억을 쓸어담지만 흥행에 실패한 드라마는 방송국이 마이너스를 떠맡는다. 그렇다고 드라마를 포기하기에는 방송국의 간판과 다름없는 터라 곤란하다. 지상파 3사는 속히 효과적인 경영난 타개책을 찾아야 한다. 찾지 못한다면 월화극 폐지는 되돌릴 수 없을 것이다.
김지은기자 sooy09@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