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현기차 근로자 임금, 中 9배
최악 실적에도 총파업 '마이웨이'
정부·여당 등서도 공감 못 얻어
노동시장 경쟁력은 죄다 하위권
재계 인건비 부담은 점점 늘어
최악 실적에도 총파업 '마이웨이'
정부·여당 등서도 공감 못 얻어
노동시장 경쟁력은 죄다 하위권
재계 인건비 부담은 점점 늘어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자동차와 조선, 철강 등 우리 경제를 떠받치던 주력 제조업의 실적 쇼크에다, 유일한 성장 엔진인 반도체 산업의 성장 둔하 우려로 비상등이 켜진 우리 경제가 노동계의 총파업이라는 또 다른 암초를 맞닥뜨렸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마이웨이' 노조가 총파업을 강행하면서 제대로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렇잖아도 세계 수준에 크게 못 미치는 노동 생산성에 파업까지 더해지면서 자동차와 조선 등 주력 제조업은 고사 위기에 처해 있다. 저성장에 따른 실업난 우려까지 나오는 시점에서 노동계의 이번 파업은 재계는 물론 정부 여당에서도 지지 받지 못하고 받고 있다.
특히 친 노동 성향인 현 정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올 만큼 이번 파업을 보는 여론의 시선은 차갑다. 정부는 민노총의 불참에도 오는 22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를 열고 탄력근로제 등에 대한 해법을 찾겠다는 방침이다.
재계에서의 불만은 더 커지고 있다. 대화로 풀어도 될 문제를 총파업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밀어붙이려는 노동계를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렇잖아도 우리 노동시장 경쟁력은 국제적으로 심각한 수준이다. 올해 세계경제포럼(WEF)이 조사한 국가경쟁력 평가에 따르면 한국의 노동시장 경쟁력 순위는 조사대상 140개국 가운데 임금결정 유연성(63위), 고용 및 해고관행(87위), 노사 간 협력(124위) 등이 하위권을 기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1인당 GDP(국내총생산)과 비교한 임금 역시 우리나라가 일본, 미국, 영국, 독일 등을 크게 상회했고,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우리 연 평균 임금 상승률은 2001년 이후 노동생산성 증가율보다 매년 높다.
특히 최근 '어닝쇼크'급 실적을 기록 중인 우리 자동차 업계의 1인당 매출과 임금, 생산대수 등은 일본 도요타, 독일 폭스바겐,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등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반대로 임금은 현대·기아차로 예를 들면 국내 근로자가 미국보다는 배 가까이, 중국과 비교하면 9배 더 받아가는 현실이다. 이 때문에 현대·기아차가 3분기 1%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배경에 인건비 부담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는 그나마 반도체 등 일부 제조업이 버텨주면서 그나마 3% 안팎의 경제성장률을 이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내년에는 이조차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내년 반도체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ICT(정보통신기술) 산업 전체가 후퇴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며 "세계 경제의 위축과 중국발 리스크로 인해 반도체 수요 둔화가 시작되고 성장세도 정체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내년 세계 경제가 올해(3.7%)보다 낮은 3.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 상황에서 악재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경우 그보다 낮은 2% 대 초·중반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파업이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노사정 갈등이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 경제에 발목을 제대로 잡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 중심의 강성 노동운동과 높은 수준의 고용보호, 노동 규제 등이 맞물린 후진적 노사관계가 국가경쟁력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일자리 창출과 경제성장, 복지의 동시 달성을 위해서는 산업구조에 맞는 노동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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