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산업 규제 푼다더니… LCC 문턱 높인 국토부

이달말 공포예정 시행령개정안
보유대수·면허신청기간 늘어나
업계 "사실상 규제강화안"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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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이르면 11월부터 신규 항공사 면허심사 절차에 착수할 예정인 국토교통부가 문재인 정부의 항공산업 규제 완화 기조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부는 그동안 '과당경쟁'을 이유로 신규 운송사업자의 시장 진입을 제한했고, 이후엔 '시행령 개정'으로 심사를 차일피일 미뤄왔다. 개정된 시행령은 자본금을 현행대로 유지하지만, 항공기 보유 대수와 면허신청 처리 기간이 늘어나 사실상 '규제 강화'나 다름없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24일 국토부에 따르면 이르면 이달 말까지 개정된 항공사업법 시행령·시행규칙이 공포될 예정이다. 관련 령과 규칙이 공포되면 국토부는 신규면허 신청을 접수한 업체를 대상으로 면허심사에 착수한다. 대상 업체로는 플라이강원,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등 3파전이 예상된다.

이번 개정은 자본금 150억원 이상, 항공기 보유 대수 5대, 면허신청 처리 기간 90일 등을 골자로 한다. 애초 국토부가 밝힌 자본금 300억원 이상은 무산돼 기존대로 유지하고, 항공기 보유 대수만 3대에서 2대 늘었다. 면허신청 처리 기간은 기존 25일에서 대폭 늘었다.

한 저비용항공사(LCC) 대표는 "자본금이 애초 계획보다 줄어들어 완화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항공기 보유 대수와 면허신청 처리 기간이 늘면서 진입장벽이 높아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국토부의 방침은 정부의 항공운송사업자 면허 규제 완화와 배치된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18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항공사업법에 규정된 항공운송사업자 면허 조건 중 '사업자 간 과당경쟁 우려가 없을 것'이라는 항목을 삭제하기로 해 시장 진입 규제를 과감하게 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그동안 신규 사업자의 발목을 잡아왔던 '과당경쟁' 조항이 사라지며 기대감에 부풀었던 업계는 시행령 개정에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실제 국토부 관계자는 "최근 과당경쟁 항목 삭제와 별개로 진행되는 사안이라 기존에 진행돼왔던 심사와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플라이강원은 2016년에 이어 작년 면허 재신청을 했지만, 반려됐다. 에어로케이 역시 작년 12월 면허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자본금과 항공기 보유 대수를 충족했지만, 국토부는 "사업자 간 과당경쟁이 우려된다"며 신규 진출을 제한해왔다.

일각에선 면허 심사를 통과하더라도 크게 드러나지 않았던 '독소조항'이 숨어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부는 면허 기준 개정 내용 중 자본잠식 상태가 1년 지속하면 재무구조 개선명령을 내릴 수 있고, 이후 2분의 1 이상 자본잠식이 3년 이상 지속되면 면허취소 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한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초기 국내 LCC들은 대부분 적자를 겪어왔다"며 "사업 특성상 초기에는 적자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실제 현재 LCC 1, 2위를 다투는 제주항공이나 진에어도 사업 초기 자본잠식을 겪은 바 있다. 최근 상장한 티웨이항공도 7년 동안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었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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