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자협회 간담회서 강조
"연구비 정산방식 등도 바꿔야"
"연구비 정산방식 등도 바꿔야"
지난달 9일 취임한 노정혜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사진)은 16일 서울 광화문 한 식당에서 열린 한국과학기자협회 주최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국내 연구자들이 와셋·오믹스 등 부실 학술대회에 참가해 '무늬만 학술활동'을 하고 있다는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표적인 국가연구개발 관리기관이 대응방안 마련에 나선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노 이사장은 "최근 부실 학술대회에서 오는 메일이 급증했는데, 실제로 그런 활동이 성행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놀라웠다"면서 "연구계와 학계가 이런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돌아봐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학계 차원의 자정노력이 필요하겠지만 국가 차원의 대응시스템도 필요하다는 게 노 이사장의 판단이다. 그는 "부실 학술활동을 막기 위한 경계 가이드라인과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라면서 "한편으로는 연구비 정산방식을 바꾸는 등 국가 R&D 관리제도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가 연구비는 매년 정산해야 하다 보니 연구자들이 연구비 소진을 위해 학술대회에 참가하는 경우가 있는 만큼 정산기간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것. 연구재단은 연구자정보시스템(KRI)을 통해 연구자들의 부실 학술활동으로 의심되는 리스트를 확보한 상황이다. 반복성이나 고의성이 의심되는 연구자에 대해서는 소명을 요구할 계획이다. 연구재단에 따르면 연구자들은 대부분 한 번만 간 것으로 조사됐지만, 무려 22회나 참석한 연구자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노 이사장은 "문제가 발견되는 연구자는 연구비 집행에 대한 내용도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정혜 이사장은 생명과학 분야 국내 권위자로, 서울대 미생물학과 졸업 후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1986년부터 서울대 교수로 재직해 왔다. 황우석 사태 당시 연구처장으로 진상조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기초연구학회연합 회장,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위원회 위원, 한국연구재단 정책자문위원 등을 지냈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