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조작 없다던 중국, 8일만에 위안화 절상

트럼프 "달러 강세 불공평" 성토
중국, 환율 전쟁 위기감 느낀듯
중간가격 전일보다 0.11% 낮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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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조작 없다던 중국, 8일만에 위안화 절상

[디지털타임스 윤선영 기자]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가치를 8거래일 만에 절상 고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미국에 압박에 굴복한 모양새다. 미·중 무역 전쟁이 환율 전쟁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인민은행은 23일 위안화의 달러당 기준환율(중간가격)을 전거래일보다 0.0078위안(0.11%) 내린 6.7593위안에 고시했다. 이는 8거래일만의 위안화 가치 절상이다.

그간 위안화 가치는 위안화 환율이 한 달 새 4.6%, 3개월 만에 7.5% 상승하면서 1년 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미국 달러지수는 19일 장중 한때 1년 만에 가장 높은 95.652까지 치솟았다.

이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달러화 강세와 위안화 약세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중국과 유럽연합(EU) 등이 그들의 통화가치를 조작하고 이자율을 낮추고 있는 반면 미국은 이자율을 올리면서 달러화가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기조를 비판하는 동시에 중국의 위안화 약세 조치가 불공평하다고 성토한 것이다.

이에 중국 관영 매체와 관변 학자들은 환율 조작은 없다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23일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관영 학자들을 동원해 중국은 환율을 조작하고 있지 않으며 위안화 평가 절하는 순전히 시장 논리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신문은 "위안화 절하를 유발해온 것은 중국 정부가 아닌 미국"이라며 "무역 갈등은 중국의 국제무역 균형을 악화시켜 결과적으로 자본 유출과 위안화 절하 압력에 놓이게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위안화 절하가 무역전쟁 압박을 받는 중국 기업들의 수출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중국이 이를 용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미국이 환율 조작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하자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될 것을 우려한 중국이 살며시 꼬리를 내린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부 장관은 지난 20일 최근 지속되고 있는 중국 위안화 약세를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그들이 통화를 조작해왔는지에 대해 매우 신중하게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세계 1, 2위 경제 대국의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위안화 약세가 아시아 통화의 흐름을 바꿔놓을 '게임체인저'라면서 투자자들에게는 금융시장 전반과 경제가 압박을 받을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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