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에 한번 해외출장 강행군
하반기 신사업 발굴 총력전
AI·전장사업 업체 만남 주력
하반기 신사업 발굴 총력전
AI·전장사업 업체 만남 주력
특히 스마트폰과 반도체에 이은 다음 성장동력으로 자동차 전장에 주목하고 있는 만큼,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조만간 큰 그림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CE(소비자가전) 부문을 끝으로 상반기 글로벌 전략회의가 마무리됨에 따라 조만간 해외 현장 경영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이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지만 이 전략회의의 논의 내용을 바탕으로 다음 신사업 발굴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수행원 없이 혼자 움직이기 때문에 정확한 파악은 어렵지만 전략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아직 출국 얘기도 들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조만간 외국 출장 일정을 시작해 신성장 사업을 발굴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 행보는 실리콘밸리가 있는 미국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 부회장은 경영복귀 이후 3월 22일~4월 7일 유럽·캐나다, 5월 2일~9일 중국·일본, 5월 31일~6월 10일 홍콩·일본 등 총 3번의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
출장에서 이 부회장은 특히 AI와 자동차 전장사업 관련 업체들을 만나는 데 주력했다.
특히 가장 최근 있었던 일본 출장에서는 일본 반도체 장비업체인 우시오 전기와 자동차 부품업체 야자키 등 현지 업체 고위 관계자들과 만나 자동차 전장 사업을 비롯한 신사업 분야 협력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재계 관계자는 "현재 이 부회장이 맡은 일은 사실상 해외 네트워크 구축과 신성장 사업 발굴"이라며 "특히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을 대신에 삼성의 수장을 맡은 뒤 가장 큰 업적이 하만 인수였던 만큼 관련 사업 확대에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로 자동차 전장 사업은 스마트폰만큼 미래 유망 시장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차량용 반도체 분야는 2017년 약 380억 달러에서 2023년 약 585억 달러 규모로 연평균 7%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했다. 자동차 시장의 흐름이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으로 넘어가면서, 차량 한 대에 들어가는 반도체의 양이 현재 평균 약 200~300개에서 2000개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세계 자동차 판매량은 약 9000만 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연 판매량이 약 15억대 수준인 스마트폰과 비교해도 비슷하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IT 부품뿐 아니라 통신 시스템과 소프트웨어까지 합치면 이 시장의 성장세는 예측하기 힘들 만큼 밝다. 여기에 자동차 공유와 같은 서비스 시장까지 확장할 수도 있다.
다만 안전이 가장 중요한 자동차 업계의 특성상 기술도입의 속도가 더딘 것이 문제인데, 이를 이 부회장이 직접 보증하면 완성차 업체들의 삼성 전장부품 도입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스마트폰 등으로 축적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빅스비 등 AI 소프트웨어, 통신기술까지 모두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과거 자동차 사업에서 한번 실패해 본 경험이 있고, 하만을 인수하면서 다양한 거래처를 확보한 것 역시 삼성의 자동차 전장사업 확대에 유리한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가 하만 인수 이후에도 피아트크라이슬러(FCA) 계열 자동차 부품 기업인 '마그네티 마렐리'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대법원 판결이 아직 나오지 않았고, 지배구조 개선 문제와 최근 여러 사건 등으로 공개적인 경영 행보를 할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실력으로 경영 능력을 검증받겠다는 이 부회장이 의지가 강한 만큼 준비가 되는 대로 행동으로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