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성 충북대 보안경제연구소장
![[디지털산책] IT기관 `선택과 집중` 체질개선 필요하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804/2018040502102351607001[1].jpg "[디지털산책] IT기관 `선택과 집중` 체질개선 필요하다")
IITP, KISA, NIA, NIPA…. 무슨 용어들일까? 국제기구의 약어나 신종 컴퓨터바이러스의 이름이 아니다. 혹시 이렇게 풀어써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한국인터넷진흥원, 한국정보화진흥원,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이 정도면 많은 분들이 IT 관련 정부출연 진흥기관의 명칭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겠지만, IT 쪽 업무를 해온 분들도 각 기관에서 수행하는 업무의 특성을 구분하거나 정확하게 어떤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지를 알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5년 단위로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IT 업무를 담당할 부처가 바뀌면서 산하기관도 사업부문을 이전하거나 기존 기관을 통합하거나 새로운 기관을 설립하는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IT 분야가 개발자 중심에서 서비스이용자 중심으로 사회 광범위하게 확산되면서 오히려 IT 고유업무가 축소돼 가는 것도 IT 관련 정부출연 진흥기관의 역할이 모호해지는데 큰 역할을 한 측면이 있다.
최근 지방이전으로 출장이 잦아지고 이직희망자가 많아지면서 조직 업무 수행의 안정성이 낮아진 측면도 있다. 각종 행사는 주로 수도권에서 개최되는데 정작 근무하고 있는 곳은 멀리 떨어져 있으니 관련 부처와 협의하면서 행사 기획하랴 운영하랴 한가지 일에 오래 공을 들이기 어려워졌다. 전문성이 있는 경력자가 이직하거나 조직내 보직을 맡게 되어 실무자의 전문성이 낮아진 탓도 있다. 세계최고수준의 IT서비스를 개발하고 이용기반을 구축해온 눈부신 성과에도 불구하고 현재 IT 진흥기관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은 기대반 걱정반이다. 어떻게 하면 한국의 IT 진흥기관들이 달성한 초기의 성과들을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도 지속하면서 국가 발전을 견인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첫째, 경쟁력이 있는 부문을 선택해 집중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단기적으로 각 기관별로 수행하는 업무 중에서 가장 경쟁력이 있는 부문을 중심으로 대외 경쟁력 또는 신뢰성을 확보하고, 정부의 요구에 의해서 업무를 수행하는 방식에서(진흥기관의 성격) 정부에 주요 정책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방식(정책기관의 성격)으로 체질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
둘째, 조직의 업무 전문성을 제고하는 것이 필요하다. 본인의 지원과 관련자의 평가에 의해 특정 직무를 일정 기간 이상 수행할 인력을 내부 및 외부에서 선발할 것을 추천한다. 유망한 인력을 대상으로 장기적으로 조직에 체류기간을 연장하면서 전문가로 성장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대학 등 외부기관과의 파견 또는 초청 등 인적교류를 활성화해 다양한 외부의 전문성을 내부 역량 제고에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셋째, 새로운 기회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특정 부처의 요청에 의해 업무를 수행하는 방식에서 해당 기관의 전문성에 기반해 다양한 부처와 새로운 업무를 기획하고 제안하는 방식으로 변화해야 한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자동차, 드론 등 신규 IT 서비스는 전통적인 IT 영역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정부부처와 관련이 있다. 자율주행자동차, 드론 등과 관련된 정보보호나 빅데이터 활용 사업은 건설교통부에 제안해볼 수 있고, 신규 IT 서비스와 관련된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서 금융위원회에 사이버보험의 개발 및 관련 인프라 구축 사업을 제안할 수 있을 것이다.
앞서 언급한 기관들과 오랜 기간 협력해온 동지의 입장에서 짧은 생각을 정리해보았다. IT가 보편화되는 시대에 IT 진흥기관의 새로운 도약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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