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단국대 대학원 데이터지식서비스공학과 교수
![[디지털산책] 사용자 중심 스마트시티 구체화해야](http://contents.dt.co.kr/images/201803/2018032602102351607001[1].jpg "[디지털산책] 사용자 중심 스마트시티 구체화해야")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최대 모바일산업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8'에서는 더나은 미래 'better Future'를 창조한다는 주제 아래 5G에서 블록체인 및 스마트시티까지 세계 최고의 디지털화를 선보였다. 이번 MWC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연결성'과 '연결 수의 증가'였는데, 이에 205개국 10만7000명이 넘는 방문객들이 경험한 것은 모바일을 활용한 제품과 서비스가 '미래를 재정립'하는 방법이었다.
이에 미래 재정립을 위해 앞으로 디지털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언제 어디서나 연결하는 능력'이고, 연결을 넘어 모든 산업의 혁신적인 기능을 결합하는 요소로써 5G는 결국 우리의 생활과 도시, 그리고 주변 생태계를 변화시키는 주요 요소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어떻게 하면 도시화가 진행되는 세계에서 도시민의 삶을 향상시킬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간 중심의 디자인 접근 방식과 디자인 주도의 엔지니어링을 적극 활용했다. 이렇게 올해 MWC는 5G 기술과 연결주체 확대를 통해 생성되는 수억배의 데이터, 그리고 사용자의 요구를 중심으로 하는 스마트 시티의 미래상을 여실히 보여줬다.
여기에서 스마트 시티를 위한 핵심은 필연적으로 '도시인들의 다양한 아이디어와 숨은 원동력을 통해 보다 효율적이고 잘 작동하는 도시'를 달성하는 것이다. 따라서 도시민, 즉 도시의 사용자 요구는 궁극적으로 도시가 다음 단계에 어떠한 혁신을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이 게임의 룰을 바꿔버리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됐다. 이에 전 세계의 모든 주요 도시에서 도시민의 요구를 반영한 차세대 스마트 도시를 위한 계획을 수립했으며, 다양한 도시 여건에 따라 (1)데이터 허브로써의 도시 플랫폼, (2)사용자 주도의 개방적 혁신을 위한 리빙랩(Living Lab), (3)도시 전체를 대표 모델로 하는 국가주도 혹은 민간주도의 시범도시 구축 등 다양한 전략과 콘텐츠를 가진 스마트 시티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영국의 밀턴 케인즈시는 경제성장의 장애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도시 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실시간 데이터와 기술 혁신을 사용해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알려주며, 미국 뉴멕시코시에는 3.5만명 규모의 무인도시인 시테 프로젝트(CITE Project)를 통해 실제 거주자는 전혀 없이 땅속에 농업과 에너지, 물 처리 관련 개발까지 추진함으로써 실생활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 기술 테스트를 실시할 수 있는 거대한 실험장으로 도시를 이용한다. 또한 스페인 산탄데르시도 민·관 협력을 기반으로 시민과 ICT 기업들이 참여하는 리빙랩을 조성하고 도시 전역을 기술·서비스의 실험 공간으로 제공한 바 있다. 이는 도시 내 다양한 기술 인프라 및 도시민 특성에 따른 다양한 콘텐츠를 기반으로 도시민의 경험에 대한 다양한 결과를 제공함으로써 보다 나은 도시의 삶을 추구하는 방법이다.
올해 MWC 기조연설에서 비즈니스 핀란드 ICT&디지털화 디렉터인 마르티넨 디킨스(Marttinen-Deakins)는 "우리의 독창성은 심오한 기술 노하우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기업 및 조직을 발전시키는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와 솔루션을 창안하고 혁신하는 능력에 있습니다. 그것이 우리의 슬로건이 #미래의 핀란드인 이유입니다."라고 말한 것처럼, 이미 디지털화는 단순히 큰 그림이나 모호한 환상에 관한 것만이 아니다. 오히려 사용자인 도시민을 중심으로 주로 실용적인 것들과 그것을 실현하는 구체적인 해결책에 관한 것이다.
결국, 도시가 스마트한 기술을 사용해 도시민의 삶을 개선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가장 중요한 사실은 그 주체가 바로 사용자인 '도시민'이라는 것이며, 따라서 '도시민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만들어진 스마트시티는 도시환경과 그 속에 살고 있는 도시민의 삶의 질을 충족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구유입, 나아가 지속적인 미래성장동력이 될 것이다.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첨단 기술'은 도시가 초연결사회로 진입할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이 되지만, 아무리 기술이 많이 발전하더라도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스마트시티'란 과연 어떠한 모습일까 하고 말이다. 어쩌면 앞으로 생겨나게 될 휘황찬란한 기술 중심의 미래 도시가 아니라 이미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 도시의 모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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