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방사선 기술을 이용해 고가의 치과용 소재를 대체할 수 잇는 저렴하고 우수한 신소재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 임윤묵 박사팀은 방사선 기술을 이용해 치과용 소재로 쓰이는 '흡수성 치주조직재생유도재'를 개발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 4등급 임상시험계획서를 승인 받았다고 8일 밝혔다.
치주조직재생유도재는 염증이나 외상, 임플란트 시술 등의 치과 치료 시 잇몸뼈(치주)가 빠진 빈 공간에 새로운 잇몸뼈가 자랄 수 있도록 주변 잇몸 세포들을 막아주는 차폐막 역할을 하는 소재다. 연구팀이 개발한 흡수성 치주조직재생유도재는 천연 고분자 물질인 '미생물셀룰로오스'를 원료로 사용한다. 연구진은 이 원료에 고에너지의 방사선을 조사하고 동결 건조하는 등의 공정을 거쳐 신소재를 개발했다.
미생물셀룰로오스는 본래 체내에서 분해되지 않는 특성을 갖고 있지만, 방사선 조사를 통해 내부 결합력이 약해지면 체내에서도 분해돼 이 원리를 적용한 신소재도 사용 이후 일정기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인체에 흡수 분해된다. 새로 개발한 흡수성 유도재는 티타늄 등의 금속성 소재를 사용하는 비흡수성 치주조직재생유도재와 비교했을 때 자연적으로 인체에 흡수되기 때문에 유도재를 제거하기 위한 2차 수술이 필요 없는 것이 큰 장점이다. 또 기존에 의료용 콜라겐을 원료로 사용하는 흡수성 유도재와 마찬가지로 인체에 무해하면서 제조 비용은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다.
이번 연구에는 부산대학교 치과대학 허중보 교수 연구팀 공동으로 참여했으며, 자담, 쿠보텍 등의 기업이 임상시험과 기술사업화를 위해 함께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1년여 간 부산대 임상시험센터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며, 시험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쿠보텍에 기술을 이전해 사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정병엽 첨단방사선연구소장은 "이 소재가 상용화되면 앞으로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각광 받을 것"이라며 "방사선 기술 융합연구를 통해 고부가가치 바이오·의료 소재 개발에 필요한 원천 기술 개발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