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청 '나라장터'서 입찰 진행
투명성 강화에 비리 근절 기대
입찰공고· 설명회 등 절차 복잡
시간·비용 부담 시장 위축 우려
투명성 강화에 비리 근절 기대
입찰공고· 설명회 등 절차 복잡
시간·비용 부담 시장 위축 우려
지난 9일 개정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시정비법)'에 따라 재개발·재건축 사업 용역업체 선정 시 일반 경쟁입찰 원칙이 도입된다. 보동산 업계에서는 조합사업 추진과정에서의 비리가 근절될 것이란 기대와 사업지연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1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9일부터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 계약 시 일반 경쟁 원칙을 도입한다. 그동안 재건축·재개발 사업비용을 온전히 감당할 수 없었던 조합은 금융권으로부터 대출을 끌어오기 위해 대형건설사와 주로 지명 또는 수의 계약을 해왔고, 건설사들은 사업성이 좋은 대규모 단지의 조합으로부터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금품 또는 향응을 제공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일반 경쟁 입찰 원칙이 도입되면 사업의 투명성이 한층 강화된다. 시공사와 정비업체는 물론이고 감정평가사 등을 선정하는 모든 과정에 입찰 경쟁을 도입해 공정하게 진행해야 하고 입찰 절차도 조달청에서 운영하는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나라장터)에서 진행한다.
건설업계에서는 정부가 기대하는 만큼 비리가 근절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 경쟁에 참여하는 업체를 선정하는 기준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입찰 업체를 선정하는 기준에서 기술이나 재개발·재건축 실적만 강조하다 보면 기존의 제한 경쟁이나 지명 경쟁으로 되돌아가게 되고, 낙찰을 받고 보자는 식의 저가 수주 경쟁으로 사업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반경쟁입찰로 모든 용역을 발주할 경우 단순히 총회를 거치는 것이 아니라 입찰공고, 현장설명회, 선정 과정, 총회 결의 등 여러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나 비용 측면에서 조합의 손해가 커져 사업이 중단되는 등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때문에 연초부터 조합들은 사업 지연에 따른 피해를 막고자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서울 내 조합 설립을 마친 46곳 중에서 14곳이 조합 총회 일정을 당겨 예산 편성, 감정평가업 선정, 협력업체 선정 추인 등의 안건을 빠르게 승인 중이다.
전문가들은 경쟁 입찰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선 조합원이 사업 추진 과정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부가 도시정비사업에서 5∼6년 전부터 회계 투명성 제고 등을 위해 시·군·구청이 참여하는 공공관리자제도를 시행되고 있지만 되려 현장에 와서 갑질한다는 비판만 제기되고 있다"며 "경쟁 입찰제도도 마찬가지로 단편적인 제도 개선으로 비리 근절이 이뤄질 수 있지만 근본적으론 조합원이 사업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법이 최선의 대안"이라고 말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
1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9일부터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 계약 시 일반 경쟁 원칙을 도입한다. 그동안 재건축·재개발 사업비용을 온전히 감당할 수 없었던 조합은 금융권으로부터 대출을 끌어오기 위해 대형건설사와 주로 지명 또는 수의 계약을 해왔고, 건설사들은 사업성이 좋은 대규모 단지의 조합으로부터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금품 또는 향응을 제공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일반 경쟁 입찰 원칙이 도입되면 사업의 투명성이 한층 강화된다. 시공사와 정비업체는 물론이고 감정평가사 등을 선정하는 모든 과정에 입찰 경쟁을 도입해 공정하게 진행해야 하고 입찰 절차도 조달청에서 운영하는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나라장터)에서 진행한다.
건설업계에서는 정부가 기대하는 만큼 비리가 근절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 경쟁에 참여하는 업체를 선정하는 기준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입찰 업체를 선정하는 기준에서 기술이나 재개발·재건축 실적만 강조하다 보면 기존의 제한 경쟁이나 지명 경쟁으로 되돌아가게 되고, 낙찰을 받고 보자는 식의 저가 수주 경쟁으로 사업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반경쟁입찰로 모든 용역을 발주할 경우 단순히 총회를 거치는 것이 아니라 입찰공고, 현장설명회, 선정 과정, 총회 결의 등 여러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나 비용 측면에서 조합의 손해가 커져 사업이 중단되는 등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때문에 연초부터 조합들은 사업 지연에 따른 피해를 막고자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서울 내 조합 설립을 마친 46곳 중에서 14곳이 조합 총회 일정을 당겨 예산 편성, 감정평가업 선정, 협력업체 선정 추인 등의 안건을 빠르게 승인 중이다.
전문가들은 경쟁 입찰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선 조합원이 사업 추진 과정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부가 도시정비사업에서 5∼6년 전부터 회계 투명성 제고 등을 위해 시·군·구청이 참여하는 공공관리자제도를 시행되고 있지만 되려 현장에 와서 갑질한다는 비판만 제기되고 있다"며 "경쟁 입찰제도도 마찬가지로 단편적인 제도 개선으로 비리 근절이 이뤄질 수 있지만 근본적으론 조합원이 사업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법이 최선의 대안"이라고 말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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