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보건복지부는 일반의약품 13종을 안전상비의약품으로 지정해 편의점을 통한 판매를 허용했다. 의약품의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의 제도가 부작용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편의점 안전상비약 판매자는 대한약사회의 사이버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원래는 집합 교육으로 진행됐던 것이 15년 사이버교육으로 바뀌었고, 이마저도 편의점 점주만 이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편의점 판매의 대부분을 책임지는 아르바이트생들은 1회 1일분만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결국 국민들이 약품 부작용과 오남용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것을 부추기는 꼴이다.
국민들도 뜻을 같이했다. 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가 서울 및 수도권 만 19세 이상 59세 이하의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안전상비의약품 편의점 판매에 대한 인식 및 구입 조사' 결과에서 응답자의 66.9%가 현재 편의점 판매 상비약품 수는 '적정하다'고 답했다.
심야 공공약국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88%가 '필요하다'고 응답했고 야간/공휴일 공공약국 운영 제도화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92%가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심야 환자 발생 시 해결해야 할 문제로는 74.4%가 '야간/휴일 이용 가능한 의원이 연계된 심야 공공약국 도입'을 꼽았다.
이는 12월에 있을 복지부의 안전상비의약품 지정심의위원회에 대한 우려로도 해석할 수 있다. 지난 회의에서 제산제, 지사제, 항히스타민제, 화상연고 등에 대한 검토가 진행된 바 있어 다가올 회의에서는 이에 대한 논의를 마무리하고 해당 약품에 대한 추가 지정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국민들이 손쉽게 접하고 구입할 수 있는 약인만큼 의약품의 부작용에 대한 인식이 더욱 확대되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편의점이 아닌 약국을 통해 약사의 철저한 복약지도 아래 구입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심야공공약국은 경기도, 대구시, 제주시 등에 소수의 점포가 운영되고 있다. 그마저도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국민 건강을 위해 손해를 감수하고 운영을 강행 중이다. 부작용과 오남용을 초래할 수 있는 편의점 판매 약품 추가지정보다는 누구나 전문적인 복약지도를 동반한 약품 구입이 가능하도록 심야공공약국의 제도화가 시급하다.
심야공공약국 위치와 이용에 대한 보다 자세한 정보는 약준모(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에서 운영 중인 심야약국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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