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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산책] 과기정책 시민참여 필요하다

임현 KISTEP 선임연구위원 

입력: 2017-11-14 18:00
[2017년 11월 15일자 22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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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산책] 과기정책 시민참여 필요하다
임현 KISTEP 선임연구위원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의 활동은 우리 사회에 많은 의미를 남겼다. 누군가에게는 공론화위원회의 결정이 미칠 경제적 파급효과가 중요하겠지만, 오랫동안 정부의 정책결정 과정을 지켜보았던 사람들에게는 그동안 소외됐던 시민이 참여했고 이를 수용한 국민의 성숙한 태도가 더욱 크게 다가왔을 것이다. 어느 사회나 갈등은 존재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사회는 이러한 갈등을 해소할 적절한 방법을 가지고 있지 못한 채 대립과 분노가 표출돼 왔다. 이번 공론화위원회의 성공적인 활동은 사회적 갈등 이슈를 해결할 수 있는 해법으로 제시될 수 있다.

물론, 공론화위원회의 활동에 대해서 비판의 목소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공론화위원회의 활동을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정부의 중요한 결정을 법적 근거도 없는 위원회에 맡기는 것은 대의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것으로 모든 갈등 이슈에 대해서 무분별하게 적용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공론화위원회의 활동을 찬성하는 입장에서도 공론화 과정에서 국회, 전문가 등이 소외되어 이견을 해소하고 사회통합에 기여하는 데는 부족했다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향후 공론화위원회의 목적인 공론형성과 사회통합을 충실히 달성할 수 있도록 절차, 방법 등에 대한 개선 및 보완이 필요하다.

원전은 과학기술이 실생활에서 활용되는 대형기술시스템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대형기술시스템은 전기, 철도, 정보통신망 등의 인프라로 현대사회의 주요 구성요소이다. 현대사회는 대형기술시스템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대규모 정전, 원전 사고, 인터넷 단절 등 대형기술시스템의 안전과 위험은 일반시민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대형기술시스템뿐만 아니라 정부의 차세대 성장동력인 인공지능, 지능형 로봇, 자율형자동차 등의 기술개발도 일반시민의 안전에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미국 스탠포드 대학은 인공지능에 대해 적어도 100년 동안 진행될 장기적인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 연구의 첫 번째 결과물인 '2030년대의 인공지능과 삶'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인공지능이 초래하는 긍정적인 영향뿐만 아니라, 사생활 침해, 사회적 양극화의 확대, 안전에 대한 불확실성의 발생 등의 부작용도 예측하고 있다. 과학기술에 대한 시민사회의 참여가 필요한 이유이다. 원전 정책의 방향을 제시한 공론화위원회 등과 같은 시민참여 방식은 과학기술정책 수립에서도 활용될 필요성이 있다.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그 동안 KISTEP이 수행해 온 기술영향평가를 통해서 다양한 형태의 시민참여 경험과 전문역량이 축적되어 왔다. 기술영향평가는 새로운 과학기술의 발전이 미래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평가해 대응 방안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기술영향평가는 2007년 이래로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위원회와 일반 시민이 참여하는 시민포럼이 동시에 운영돼 상호 보완적으로 실시돼 왔다. 기술영향평가를 통해서 축적된 공론화 경험은 사회적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과학기술 이슈에 대한 정책 수립에 활용될 수 있다. 이러한 정책 수립 과정에서 공론화위원회에서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세웠던 정부의 불간섭 원칙,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 등의 원칙은 향후에도 반드시 지켜져야 할 것이다. 또한 공론화위원회가 하나의 결정을 내리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다는 점도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 정부는 빠른 추진력으로 새로운 정책을 수립했다고 자랑을 하고 싶겠지만, 그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은 향후 정부의 정책 결정에 더욱더 큰 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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