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2년 유예기간 외 대책 없어소상공인 포함 업체 철수 불가피
롯데 수천명 대량해고 사태 우려
롯데 수천명 대량해고 사태 우려
민간사업자 3곳 계약만료 통보
지난 18일 국토교통부가 구 서울역사, 영등포역사, 동인천역사 등 민자 역사 3곳에 대해 국가 귀속을 결정, 30년 만에 사실상 문을 닫게 되면서 후폭풍이 일 전망이다.
지난 1991년 문을 연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은 영등포역사가 국가귀속 결정이 확정되면 폐점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한화역사가 민간사업자로서 롯데그룹에 재임대한 구 서울역사 롯데마트 역시 문을 닫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인천백화점이 들어섰던 동인천역사는 원상회복 결정을 통보받아 시설물을 철거해야 한다.
운영사 3곳은 막상 4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국토부가 국가 귀속 결정을 확정해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구체적인 대책이 없어 대규모 인력이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놓였다는 걱정을 쏟아냈다. 정부가 당장 폐업으로 인한 입점 업체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1∼2년의 점용 유예기간만 유지한다고 했을 뿐 구체적인 운영 대책을 내놓지 않아 입점 업체의 생계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국토부가 새 정부의 핵심 정책인 일자리 창출 정책을 역행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추석 연휴를 열흘 앞둔 19일 오전 방문한 구 서울역사 내 롯데마트는 추석 연휴 맞이로 분주했다. 이날 만난 마트 내 직원들은 하루 전날 발표된 국토부의 민자역사 국가 귀속 결정에 대해 담담하면서도 걱정 섞인 목소리를 내놨다. 1층 식품 코너에 근무하는 L씨는 "전날 언론을 통해 서울역사가 연말 국가에 귀속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1∼2년의 점용 유예 기간이 있어서 당장 폐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고 알고 있다. 여기 근무하는 직원 수가 적지 않기 때문에 일자리 대책을 한화 역사나 롯데마트 측에서 준비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앞으로 1년 내지는 2년 안에 문을 닫는다고 하니 다른 직장을 구해야 하나 하는 걱정은 든다"면서도 "아직 그룹 차원에서 어떤 대책이 나오진 않았지만 1∼2년의 유예 기간이 있으니 당연히 대책을 내놓지 않겠나"고 덧붙였다.
구 서울역사는 한화역사가 30년째 운영을 맡고 있고 롯데마트와 롯데 몰이 임대해 사용 중이다. 롯데마트는 2024년 6월 1일, 롯데아울렛은 2033년 1월 17일까지 한화와 임대 계약을 맺었다. 이 역사에는 롯데마트와 롯데 몰을 포함해 9개 업체가 입점해 있다. 지난 18일 정부가 서울역사에 대한 국가귀속 원칙을 고수하기로 해 롯데마트(또는 한화)와 계약을 맺고 입점한 소상공인의 계약관계가 지난 30년간의 관행대로 지속될 수 없게 된다. 이렇게 되면 롯데마트의 경우 750 명이 근무하고 있는데 새 사업자가 선정돼 이들 직원 중 일부를 다시 채용한다 해도 대량 해고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은 협력업체 직원 2800여 명을 포함해 3000여 명의 직원이 상시 근무 중이며 물류와 제조 등 관련 사업 고용 규모는 6000여 명을 웃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운영사와 국토부가 잘 얘기해 연장 영업을 할 줄 알았는데 계약 기간이 남았는데도 입점 업체들이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국토부가 연말을 얼마 남기지 않고 갑작스럽게 국가 귀속을 확정해 당황스럽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향후 재입찰을 하게 되더라도 사업할 수 있는 기간이 10년 밖에 안되는데 어느 유통업체가 10년의 사업 기간만 보고 투자 리스크 등을 감수하며 재입찰할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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