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 우선 출시국서 늘 제외
애플 스토어도 올해 겨우 완공
"국내 소비자만 '애플' 짝사랑"
애플 스토어도 올해 겨우 완공
"국내 소비자만 '애플' 짝사랑"
[디지털타임스 김지영 기자]애플의 아이폰8(일명 아이폰X) 출시를 앞두고 이 회사가 여전히 한국 시장을 홀대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오는 12일 공개하는 아이폰8이 세계 일정보다 한 달을 훌쩍 넘긴 10월 말에야 국내에 출시될 것으로 보여서다. 애플스토어, 제품 서비스 차별 등 그동안 애플이 한국 시장을 홀대해 온 사례가 적지 않아 불만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아이폰은 2007년 애플이 출시한 이후 지난 10년간 국내에서만 1000만대 이상 팔렸다. 애플이 정확히 국내 시장 판매대수를 밝히진 않지만, 업계에서는 1500만대 넘게 한국시장에서 팔린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2009년 KT가 국내 통신사 중 처음으로 아이폰3GS를 판매한 이후 판매량은 기하급수로 늘어, 2014년 이후에만 통신 3사의 아이폰 누적 판매량만 960만대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이처럼 한국이 애플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지만, 애플이 한국 시장을 대하는 태도는 초기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거의 없다. 한국은 애플의 시각에서는 여전히 3등 국가다. 판매량에서 미국이나 중국보다 턱없이 낮다는 이유다.
실제로 아이폰 신제품의 출시 일정을 보면 이런 차별이 그대로 드러난다. 국내에 출시한 애플의 첫 아이폰인 3GS의 공개일은 2009년 6월 8일인데, 1차 출시국 대상으로 다음날인 9일부터 풀렸다. 반면 한국은 5개월이나 지난 11월 28일에서야 그것도 국내 통신사의 적극적인 구애로 겨우 선보였다.
이후 신작 아이폰이 나올 때마다 한국은 1차 출시국에서 밀리고 대부분 3순위 국가로 전락했다. 아이폰의 1차 출시국은 주로 북미, 유럽과 중화권, 동남아 일부다. 실제로 지난해 아이폰7의 1차 출시국은 미국을 비롯해 중국·영국·호주·일본·홍콩 등 24개국이었다. 2차 출시국은 체코·러시아·사우디아라비아 등 21개국이었는데, 당시 한국은 3차 출시국에서도 제외돼 5차 출시국으로까지 밀려났다. 전작인 아이폰6s와 아이폰SE의 경우 한국은 3차 출시국에 포함돼 기본 출시일보다 1~2개월 늦게 판매됐다.
애플의 사업보고서에도 한국 시장은 없다. 애플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2016회계연도 사업보고서를 보면, 애플은 세계 시장을 북미와 남미, 유럽, 중화권, 일본, 나머지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구분한다. 이 중 중화권은 중국과 홍콩, 대만까지 포함한다. 아태 지역의 핵심은 오스트레일리아이고, 한국은 사업보고서에 언급조차 되지 않고 있다.
애플의 상징인 '애플 스토어'에서도 차별을 받고 있다. 애플스토어는 2001년 미국 버지니아에서 처음 문을 열었지만, 국내 상륙까지는 17년이 걸렸다. 한국 첫 애플 스토어는 2017년 초 서울 신사동 가로숫길에 착공했고, 이르면 올해 말경 완공한다.
반면 중국은 2008년, 홍콩은 2011년에 애플 스토어를 열었고, 일본의 경우 이보다 훨씬 앞선 2003년에 첫 애플 스토어를 개장했다. 최근 인도에서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올해 애플스토어를 내기로 결정한 것에 비하면 비참하다는 표현까지 나온다.
소비자 정책도 문제다. 지난해 12월 애플은 중국 소비자협회에 고위급 임원을 직접 보내 아이폰 꺼짐 현상에 대해 사과하고 후속 대책을 설명했다. 반면 한국에서는 아이폰 배터리 교환 프로그램을 영문으로만 안내했다가 불만이 나오자 나흘 만에 한글 공지문으로 교체했다. 공식 사과는 없었다. 더욱이 지난해 아이폰7 국내 출시 과정에서 다른 국가와 달리 한국에는 인텔 칩을 사용한 제품을 공급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인텔 칩은 다른 칩보다 LTE 환경에서 30% 정도 성능이 떨어진다는 알려져 소비자가 교환 요구를 하기도 했다.
윤문용 녹색소비자연대 정책국장은 "리콜 공지 영문 안내 사례 등만 봐도 애플이 한국 소비자를 중요하게 인식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드러난다"며 "한국은 스마트폰에 관심도 높고 디지털 환경도 잘 구축된 좋은 시장이지만, 애플이 시장규모로만 접근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지영기자 k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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