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은 기자] 한국이 올 1분기 대만을 제치고 전 세계 반도체 장비 출하액 1위에 올랐다. 그간 이 시장은 위탁생산(파운드리), 테스트 등 다양한 반도체 업체가 자리 잡고 있는 대만이 최근 5년 연속 1위를 하는 등 수위를 지켜왔다.
4일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반도체 장비 출하액은 132억500만달러(약 14조9300억원)로 지난해 동기보다 59.6%(82억7600만달러) 상승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특히 한국은 SEMI에서 통계를 작성한 2011년 이후 줄 곳 1위를 달리던 대만을 제치고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한국은 1분기에 36억300만달러(약 4조700억원)어치의 반도체 장비를 출하해 35억5400만달러(4조100억원)에 그친 대만을 근소한 차로 제치고 첫 선두를 차지했다. 국가별 반도체장비 출하액을 보면 한국이 지난해 동기에 비해 114.3% 성장한 반면, 대만이 88.3% 늘어나는데 그쳤다. 또 상대적으로 낮은 24.1%의 성장률을 보인 중국이 19억9000만달러로 3위를 차지했다.
업계는 올 2분기에도 한국이 대만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메모리 반도체 호황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공격적으로 설비투자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낸드플래시 메모리에서 독보적인 기술로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에만 반도체에 5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집행했다. 또 오는 6월 평택 18라인 가동과 함께 화성 17라인에 3조원 규모의 D램 증설 투자도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연간으로 7조원 정도가 예정된 상태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실제 지난해 전 세계 반도체 장비 시장은 약 3400억달러 수준이었으나 올해 7% 성장하며 약 3600억달러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낸드, D램, 파운드리 등의 메모리 반도체 성장에 힘입어 공장 중축과 신규 공장 설립, 파운드리 투자가 적극 이뤄지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실제 전 세계 반도체 장비 시장의 척도라고 할 수 있는 북미 반도체 시장의 경우 2001년 이후 16년 만에 지난해 3월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투자 사이클의 혜택 덕에 반도체 장비 시장 성장세는 지속할 것"이라며 "특히 올해 하반기부터는 D램 투자가 늘어날 것이며 차세대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의 양산 라인 투입도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