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희 법률사무소 제이씨앤파트너스 변호사
![[DT광장] 젊은층이 투표장 찾아야 하는 이유](http://contents.dt.co.kr/images/201704/2017042702102351036001[1].jpg "[DT광장] 젊은층이 투표장 찾아야 하는 이유")
지난 17일, 거리에는 대선 후보 등록을 마친 후보자들과 지지자들이 색을 맞춰 옷을 입고 시민들과 인사하기 시작했고 귀에 익은 대중가요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바야흐로 선거 운동 기간이 시작된 것이다. 이번 대선은 어느 때보다 면밀하게 후보 검증을 해 신중한 한 표를 행사해야 한다. '소중한 한 표'를 통해 앞으로의 5년 아니 몇십 년, 몇백 년 후 우리 후손들이 살아갈 대한민국의 역사가 결정될 것이다.
공직선거법 제15조에는 '19세 이상의 국민은 대통령선거권이 있다'고 규정돼 있고 공직선거법 제17조에는 19세의 나이 기준을 선거일로 잡고 있다. 이에 따라 선거일 기준으로 만 19세 이상 국민이면 누구나 투표할 수 있다. 평등하게 한 표씩 행사할 수 있는 투표권은 헌법이 보장하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이자 국민으로서 해야 할 책무다.
지난 2012년 4월 19대 총선과 2012년 12월 18대 대선 때 연령별 투표율은 20대와 30대가 가장 저조한 투표율을 기록했다. 고령층인 60대가 19대 총선 68.6%, 18대 대선 78.8%를 기록한 데 반해 20대는 19대 총선 41.5%, 18대 대선 65.2%의 투표율을 보였고 30대는 19대 총선 45.5%, 18대 대선 72.5%를 기록했다. 19대 총선 연령별 투표율 출처는 선관위 자료, 18대 대선 연령별 투표율 출처는 방송 3사 출구조사 자료를 참고했다.
젊은 층의 투표율이 저조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지난해 이화여자대학교 학생들의 촛불시위를 시작으로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가 세상에 알려지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까지 이룬 저력으로 봤을 때 젊은이들의 정치적 무관심은 더 이상 이유가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왜 젊은 층의 투표율은 저조한 것일까. 첫째 젊은 연령대일수록 최선의 후보에게 한 표를 행사하고 싶은 경향이 강하다. 기존 후보 중에 최선이나 차선의 후보가 없으면 차라리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최악의 후보를 피해서 차악의 후보에 한 표를 던지는 방식으로 한 표를 행사하는 경향이 강하다. 둘째 젊은 연령대일수록 당파나 이념이 아직 유동적이기 때문에 지지하는 후보에 대한 충성도가 기성세대보다 약하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 2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규정돼 있다. 즉 국민이 대한민국의 주인이고 소중한 투표권 행사를 통해 대표자에게 권력을 부여해주는 것이다. 우리의 투표권 행사는 대한민국의 대표자를 우리가 직접 결정하겠다는 의지다. 그러나 헌법으로 보장하는 국민의 투표권 행사도 관심이 없는 자들에게는 아무 소용이 없다. 아돌프 히틀러는 "사람들이 생각하기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들을 관리하는 정부에게는 얼마나 행운인가"라는 말을 했다. 국민이 주인으로서 투표를 행사하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얼마나 위험한 결과가 도출되는지 굳이 히틀러의 말을 인용하지 않아도 우리는 직접 겪어봤다.
젊은이들은 후보의 공약과 실현 가능성을 꼼꼼히 보고 합리적인 선택을 하고자 한다. 그러나 선거 운동 기간 후보들 간 네거티브 공방과 검증을 통해 실망을 느끼면 최선의 후보가 없다고 생각해 투표권 행사를 포기해버리기도 한다. 투표하지 않는다면 투표 참가자들에 의한 독재 시대가 열릴 것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국민 모두의 손에 달렸지만 가장 낮은 투표율을 보이는 20대 30대들의 투표가 절실한 시점이다. 그래야 전 연령층을 대변한 대표자가 당선될 수 있다.
대한민국의 청년들은 먹고사는 게 힘들다. 아무리 스펙을 쌓아도 취직하기 힘들고, 아무리 돈을 벌어도 내 집 마련은 그림의 떡이다. 청년 실업자들이 넘쳐나고,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3포 세대를 넘어 이제는 N포 세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청년의 '먹고 사는 문제'는 정치와 별개가 아니다. 이 땅의 젊은이들의 분노와 설움을 이제는 자신의 한 표를 행사함으로써 보여줘야 한다.
정치권과 정부는 국민의 투표로 만들어진다. 정확히 말하자면 국민의 투표로 당선되는 대표자들은 표를 주는 국민을 위해서 발로 뛴다. 그래서 청년들이 투표를 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야 하는 것이다. 어떤 후보자가 자신을 위한 공약을 내세우고 있고 실현 가능한 공약인지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청년들이여 지금은 영어책을 보는 것보다 10장이 안 되는 선거공보를 보는 것이 당신들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주는 직접적인 수단이 될지 모른다. 아무도 권리 위에 잠자는 자를 보호해주지 않는다.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