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부진·불활실성 확대속
기업 투자여건 개선 '초점'
무려 총 52개 과제 쏟아내
상당수 과거 정책 '되풀이'
'개선'·'지원' 등 희망단어만
재원 등 구체적 방안 없어
기업 투자여건 개선 '초점'
무려 총 52개 과제 쏟아내
상당수 과거 정책 '되풀이'
'개선'·'지원' 등 희망단어만
재원 등 구체적 방안 없어
반복되는 '무역투자진흥' 대책
제11차 무역투자진흥회의
정부가 27일 고령사회 유망산업 육성 등을 골자로 한 11번째 투자활성화 대책안을 내놨지만 '백화점식 정책 나열' 수준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부는 이날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연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현장대기 프로젝트 5개, 지역경제 활성화 62개, 생활밀착형 산업 투자여건 26개, 고령사회 유망산업 육성 59개 등 총 무려 152개 과제를 쏟아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회의 후 합동 브리핑에서 "신보호무역주의 정국불안 등으로 우리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소비와 투자 등 내수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며 "어느 때보다도 엄중한 경제 상황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은 새로운 성장산업에 과감하게 투자해 4차 산업혁명과 글로벌 경쟁에 대응해 달라"며 "국회와 정부는 기업들이 투자와 고용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기업환경 개선과 불확실성 완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무역투자진흥 회의에서 나온 대책들은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새 행정부 출범 등으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기업들의 투자 증가 폭이 주춤하자 이를 개선하기 위한 투자여건 개선책에 정부가 방점을 찍은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상당수가 과거 정책을 되풀이했다거나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이번 대책에 포함된 수소차 충전 인프라 강화방안은 지난 10차 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프랑스와 독일의 상황을 이야기하며 직접 주문했던 내용과 겹친다.
정부는 역시 10차 회의에서 강원도 대관령 일대에 '한국판 융프라우 산악열차' 사업을 추진하겠다며 국유림법·초지법 등의 규제 완화를 약속했다. 이번에 나온 케이블카 규제 완화는 이 정책과 그 취지와 방향 측면에서 차별화된 지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환경 파괴나 안전 문제 관련된 전문가들의 지적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동향분석팀장은 "케이블카 설치로 자연이 훼손될 수 있고 안전 부실로 한순간에 이룩한 것을 다 까먹을 수 있다"며 "안전만은 강하게 규제하겠다는 생각으로 벌금·과태료를 상상외로 세게 부과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고령화에 대비해 민간 노인복지주택을 활성화하기 위해 제도를 정비하고 수급여건을 개선하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재원 등 그 방법은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 않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요양에 대한 의료의 공공성과 한계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요양 관련 잠재수요가 클 텐데 서비스 활성화만 가지고는 잠재수요를 만족하기에 다소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이번에 제시된 주요 정책에는 '개선', '지원', '마련', '제정' 등 희망 섞인 단어만 나열돼 있을 뿐 어떻게 실현하겠다는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 팀장은 "투자확대를 지원하기 위해 규제 시스템 개혁 입법 노력을 강화한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고 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기존에 발표되거나 추진한 사안을 정리하는 수준"이라며 "새롭게 추가된 사업도 큰 정책 효과가 있을 것 같지 않다"고 평가했다.
문혜원기자 hmoon3@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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