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조사방식·장소 등 조율
조사내용은 전면 비공개 요구도
'블랙리스트' 김기춘·조윤선 기소
조사내용은 전면 비공개 요구도
'블랙리스트' 김기춘·조윤선 기소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박근혜 대통령 측과 이달 10일 전후에 대면조사를 하는 방안을 놓고 장소· 방법· 형식 등을 조율하고 있다. 하지만 박 대통령 측이 대면 조사 내용에 대해 전면 비공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특검의 대응이 주목된다.
이규철 특검보는 7일 "2월10일 그 언저리서 조사가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면조사 방식과 장소 등에 대해 청와대와 조율을 하고 있다"며 "큰 틀에서 조사가 이뤄진다는 점에서는 조율된 상태지만 세부적인 부분은 협의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측은 특검 측에 조사 내용은 물론 일정, 장소 등을 모두 비공개로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 측에서는 진술 내용이 외부로 공개되면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이나 최순실씨 등 '국정농단' 주요 피고인들의 법원 재판에서 박 대통령 쪽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압수수색에 대해서도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 특검보는 "지난번 압수수색에서 청와대가 임의제출 이외 어떤 방식도 응할 수 없다는 불승인 사유서를 받았다"며 "특검은 그런 형태의 임의제출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검은 다른 방안은 없는지 최종적으로 검토하고, 영장 기간이 28일까지이니 그 전에 어떤 방법으로든 마무리를 지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특검팀은 7일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주도한 혐의를 받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재판에 넘겼다. 박근혜 대통령은 블랙리스트 혐의와 관련 또다시 공모자로 적시됐다. 특검팀은 김 전 비서실장과 조 전 장관을 정부의 문화예술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기관 임직원들이 관련 업무에 부당하게 개입하도록 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강요) 등으로 이날 구속기소 했다.
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의 공소장에는 박 대통령이 블랙리스트의 공모자라고 명시됐다. 특검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에 관한 내용이) 공소장 내용에 피의사실로 일부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청와대의 관제 시위 의혹에 대해서는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 특검보는 김 전 실장 등의 공소장에 관제시위 주도 혐의를 포함하지 않은 이유에 관한 질문에 "관제 데모와 관련한 부분은 앞으로 좀 더 수사를 진행해야 할 사안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답했다.
금융권에 대한 수사는 확대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KEB하나은행 간부의 승진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한 의혹을 받는 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필요 시 소환해 조사한다는 입장이다. 이 특검보는 "(정 전 부위원장을) 현 단계에서는 아직 소환 계획이 없으나 필요 시 소환할 수 있을 것"이라며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이) 수사 상황에 따라 판단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미정기자 lmj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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