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연설 도움 설명 부족"
대국민담화 언급 해명 요구도
대국민담화 언급 해명 요구도
■국조 5차 청문회/탄핵소추
탄핵심판 첫 준비절차 기일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 심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22일 헌재 소심판정에서 제1차 준비절차 기일을 열고. 복잡하게 얽혀있는 9가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소추 사유를 5개 유형으로 압축해 정리할 것을 제안했다. 이날 헌재와 국회 소추위원단, 박 대통령 측 대리인은 탄핵 가결 이후 처음으로 '3자 대면'을 했다. 두번째 준비절차 기일은 27일 오후 2시에 열린다.
헌재는 박 대통령이 대국민담화에서 '최순실씨에게 연설문과 관련해 도움을 받았다'고 한 것과 관련, 언제까지 도움을 받았는지 구체적으로 해명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헌재가 심판 절차에 적극적으로 관여해 탄핵 심판에 걸리는 시일을 단축하고 효율적인 심리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기록을 증거로 채택해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기로 했다. 이진성 재판관은 이날 "최순실 사건의 변호인들이 이미 수사기록을 확보했다는 (언론)보도가 있다"며 "수사기록이 사본으로 시중에 나와 있는 상황이라면 검찰에 대해서도 저희가 정중하고도 강력하게 수사기록을 인증등본 형식으로 저희 재판부에 보내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헌재는 또 이날 심리에서 박 대통령의 탄핵소추 사유를 5가지 유형별로 정리할 것을 제안했고, 소추위원측이 동의해 마무리됐다.
사유별로 중복되는 내용이 많아 자칫 심판 진행을 더디게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5개 유형은 △최순실 등 비선조직에 의한 국정농단에 따른 국민주권주의와 법치주의 위반 △대통령의 권한 남용 △언론의 자유 침해 △생명권 보호의무 위반 △뇌물수수 등 형사법 위반 등이다. 생명권 보호의무와 관련해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정을 명확하게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강일원 주심재판관은 유일한 대통령 탄핵심판 관련 선례인 2004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건을 언급하면서 "그 사건에서는 소추 사유를 유형별로 나눠 판단했는데 재판관회의에서 논의한 결과 그 방법이 옳다고 판단했다"며 '유형별 정리'를 제안했다.
또한 강 재판관은 "피청구인이 지난 달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최순실이 연설 홍보 분야에서 보좌 체계가 완비될 때까지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고 했다"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디까지 도움을 받았고, 무엇을 받았는지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청와대 보좌 체계 완비가 도대체 언제인지, 연설문 홍보나 도움이 구체적으로 어떤 분의 어떤 도움을 받았는지 정확히 설명할 것을 추후 답변에서 요구했다. 앞서 박 대통령 측은 헌재에 낸 답변서에서 최순실 씨의 국정개입을 알지 못했고, 최 씨의 국정개입이 전체 국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 미만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헌재가 검찰 수사기록을 송부받는 것이 불법이라는 박 대통령의 이의 신청은 이날 심리 중 기각됐다. 헌재와 별개로 국회 측도 최씨 등의 재판이 진행 중인 서울중앙지법과 검찰 등에 수사기록을 요구(인증등본 송부촉탁) 하기로 했다. 강 재판관은 "송부가 잘 안 될 경우 주심재판관인 제가 직접 (서류가 있는 곳으로) 찾아가 서증조사를 하겠다"고 했다.
또한 소추위원단은 헌재에 증거를 제출하고 증인을 요청했다. '비선실세' 최순실 씨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 '최순실 게이트' 주요 피고인들의 공소장과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 국회 국정조사 조사록, 대통령 대국민 담화문, 신문기사 등 총 49개의 서면증거를 제출했다. '김영한 비망록'도 포함됐다.
공현정기자 kongh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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