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와 금융 분야 난제를 '수학'으로 잇따라 해결
컴퓨터와 수학 분야에서 40만여개 일자리 창출
수학 이용하는 소양 길러 4차 산업혁명 이끌어야
컴퓨터와 수학 분야에서 40만여개 일자리 창출
수학 이용하는 소양 길러 4차 산업혁명 이끌어야
![[시론] 4차 산업혁명, `수학`이 이끈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602/2016022202102351607001[1].jpg "[시론] 4차 산업혁명, `수학`이 이끈다")
경제학을 전공한 민간경제연구원 임원 K씨는 저녁시간 대부분을 수학공부에 바친다고 한다. 뒤늦게 핵심기술혁신이 수학과 통하는 것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수학자 제임스 사이몬스가 세운 헤지펀드 운용사 '르네상스 테크놀로지'는 지난 20년 동안 년 평균 30% 이상의 경이적인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수학적 분석기법을 활용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수학자에서 성공한 펀드매니저로 변신한 사이몬스 박사는 그의 부를 만들어 준 수학의 발전을 위해 거금을 기부하고 있다.
스탠포드대학교 수학과 교수였던 구나 칼손 (Gunnar Carlsson) 박사는 2008년 제자들과 함께 세운 데이터분석 소프트웨어 회사 아야스디(AYASDI)를 통해 '순수수학의 기적'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 회사는 모양이나 형태를 연구하는 위상수학을 이용한 데이터분석기법을 창안해 기존에 숫자 위주의 데이터분석법으로는 해결할 수 없었던 의료와 금융 분야의 난제들을 해결해냈다. 위상수학 데이터분석기법은 유전자가위 등 첨단산업의 난제들을 해결하는데 활용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이런 기업가치 때문에 아야스디는 지금까지 1150억 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고 차세대 구글이란 평가도 받고 있다.
글로벌 IT기업인 EMC와 IDC에 따르면 2013년에 전 세계에서 생산된 총 데이터양은 4.4조 기가바이트이고 2020년까지는 약 44조 기가바이트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 방대한 데이터는 대부분 공적영역에서 생산되어 클라우드에 저장되어있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다. 이 방대한 데이터는 비정형형태로 2013년 현재 5%만이 분석활용됐다고 한다. 2020년에는 전체 데이터의 35%까지 분석 활용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의미 있는 분석을 해내면 바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다. 제2, 제3의 아야스디 같은 기업가치를 지닌 수학 산업이 속속 등장할 수 있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이해 수학이 만들어낼 새로운 가치에 대한 기대는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2016년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WEF)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WEF는 '미래의 직업'이란 보고서에서 2020년까지 선진국 등 15개국에서 710만개 이상 일자리가 사라지는 반면에 새로 생기는 일자리는 200만개에 불과할 거라고 경고했다. 그런데 새로 생기는 200만개 일자리 중 빅데이터 분석 등으로 컴퓨터와 수학분야에서 40만5000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재정운영 및 경영분야에서 창출될 90만개의 일자리도 다수 수학의 필요성이 입증된 것을 감안하면 수학은 가히 4차 산업혁명의 총아라 할 수 있다. 단순 사무행정, 제조 생산, 건설 채굴 등 직업군에서 700만개의 일자리를 빼앗아갈 인공지능로봇도 사람처럼 생각하고 움직이게 발전시키려면 수학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수학은 멋진 날개를 달고 끝없는 비상을 준비 중이다.
이제 수학은 더 이상 문제풀이나 하는 것이 아니며 또 아름다운 학문을 하는 수학자들만의 전유물도 아니다. 모든 산업이 수학으로 통하는 지금, 새로운 수학비지니스 모델을 만들어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 갈 사람을 키우는 것이 급선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수학이 고통이라고 한다. 부모는 고가의 학원비 때문에, 학생들은 반복적인 문제풀이에 흥미를 잃고 입시를 위한 공부를 하니 동기유발이 안되어 고통이다. 대학 수학교육도 산업계의 요구를 만족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교육현장의 수학교육이 대폭 바뀌어야 하는 이유다.
르네상스 테크놀로지나 아야스디가 주목받는 이유는 회사 구성원들의 지식수준이 높고 단순히 프로그램 능력이 좋아서가 아니다.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훈련이 되어있고 창의적으로 문제를 보고 해결할 수 있는 수학적 탁월성을 지녔기 때문이다. 선다형 수학문제 풀이로는 이런 창의적 능력이 생길리가 만무하다.초 중등 수학 교육과정에 이러한 시대적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먼저 교사가 변해야 한다. 교사들이 창의적 수학교육을 실시하기 위해서 교육 콘텐츠와 교육방법을 개발할 수 있도록 교사연수나 연구학기제 등을 도입하여 지원하는 것이 시급하다. 평가체계도 창의적 논리능력을 평가할 수 있게 바꿔야할 것이다.
대학에서도 수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산업현장의 문제들을 접하고 이해하여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게 타 전공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산업체 인턴제도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아야스디의 성공사례가 증명하듯이 산업수학의 시대라고 순수수학을 경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전공에 상관없이, 폭넓게 수학을 이용할 수 있는 소양을 길러 수학 전공자와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갖는 것도 4차 산업혁명시대에 이끌 인재의 덕목이 될 것이다.
이혜숙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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