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속서 녹으며 칼슘·세포 등 응집… 40조 규모 시장 창출 기대
국내 연구진이 부러진 뼈를 고정하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몸속에서 저절로 녹아 분해되는 '생체 분해성 금속 나사'의 원리를 밝혀냈다. 이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현재 나온 제품보다 성능을 높인 합금 제품을 개발하면 세계 30조∼40조원 규모의 시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의공학연구소 김유찬 박사(생체재료연구단)팀은 생체 분해성 금속 나사가 몸 안에서 어떻게 분해되고 새로운 뼈가 만들어지는지 관찰해 실제 환자에게 장기간 이식해도 아무 문제가 없음을 과학적으로 증명했다고 13일 밝혔다.
KIST와 서울아산병원, 아주대병원, 국민대, 의료기기 전문회사 유앤아이 등이 공동 개발한 녹는 골접합용 나사 '케이메트(K-MET)'는 인체 구성성분으로 만들어진 세계 첫 제품으로, 지난해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아 현재 의료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 나사는 마그네슘과 칼슘 등 우리 몸을 구성하는 원소로 만들어져 뼈에 이식한 뒤 1∼2년이 지나면 저절로 없어진다. 기존 골접합용 나사와 달리 2차 시술을 통해 뽑아낼 필요가 없을 뿐 아니라, 염증 등 부작용이 적고 녹아 없어지면서 뼈를 구성하는 물질로 변해 뼈를 강화하는 역할도 한다.제품 허가를 받기 위해 아주대병원에서 53건을 이식해 6∼12개월 간 관찰한 결과, 모두 부작용 없이 완치된 것으로 나타나 안전성을 입증한 바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KIST 연구팀은 어떻게 나사가 녹으면서 주변 뼈와 비슷한 조직으로 변해가는지를 확인해 원리를 밝혀냈다.
김유찬 박사는 "마그네슘으로 만들어진 나사가 뼈에 들어가 녹으면서 사람의 뼈를 구성하는 원소인 인과 칼슘을 끌어모으고 여기에 뼈를 생성하는 각종 세포들이 함께 모여 새로운 뼈로 바뀌는 모습을 관찰했다"며 "앞으로 의사들에게 보다 정확한 원리를 설명할 수 있게 돼 신뢰하고 제품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뼈를 더 잘 생성할 수 있도록 물질을 추가하거나 새로운 합금설계로 강도를 높이는 연구를 할 계획이다. 김 박사는 "현재 허가받은 제품은 재료물성의 한계로 손가락과 발가락 등 비교적 응력을 덜 받는 부위에만 사용하고 있어 앞으로 강도와 연신율을 높인 마그네슘 합금 개발이 필요하다"며 "무릎이나 어깨 등 뼈 부위 전반에 사용할 수 있는 합금을 개발하면 기존 티타늄 제품을 대체해 연간 30조∼40조원 규모 시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 연구는 KIST 의공학연구소 플래그십 연구사업과 서울시 RNBD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연구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남도영기자 namdo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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