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이슬·진로24 등 현지화 전략
태국서 5년만에 매출 354%↑
태국서 5년만에 매출 354%↑
태국 방콕 삼센 로드에 위치한 한 창고형 할인매장. 매장에서 만난 현지인 푸이(27)씨는 "한국 드라마와 가요 못지 않게 한국 소주도 무척 좋아한다"며 "장을 보러 오면 소주를 빼먹지 않고 구입한다"고 말했다.
방콕에 사는 샷나하(30)씨는 한국의 홍대 격인 로얄시티 에비뉴에 들르면 소주를 칵테일로 즐겨 마신다. 빠콘(32)씨는 최근 데뷔한 걸그룹 JRGG의 동영상을 접하면서 한국 소주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엇(45)씨는 한류를 접하기 위해 한국 식당을 자주 찾는데 그때마다 소주를 주문한다.
한국 드라마와 K팝에 이어 소주가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에서 '주류 한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바람의 주역은 '참이슬' '진로24' '자몽에이슬' 등 하이트진로의 제품들.
동남아 지역에 한국 소주가 소개된 것은 1968년 하이트진로가 베트남에 첫 수출을 하면서부터다. 이어 필리핀, 인도네시아로 시장을 확대했고 2007년 태국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 시장은 매년 두자릿수 이상 성장하며 일본과 중국에 이은 아시아 3대 수출지역으로 부상했다. 특히 올해 말 AEC(아세안경제공동체)가 출범하면 GDP 규모로 세계 7위, 인구 6억명의 거대 경제권을 형성하게 된다.
하이트진로는 국가별로 철저하게 차별화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태국에서는 현지 기업과의 제휴 방식을 선택했다. 2011년 태국 최대 주류기업인 '분럿(Boonrawd)그룹'과 제휴를 맺고 소주를 수출, 2010년 대비 올해 매출이 354% 늘어났다. 특히 현지화 주력 제품인 '진로24'는 올해 매출이 2010년보다 793% 늘고, 현지인 구매 비율도 25%나 상승했다.
국내에서 인기인 과일 리큐르 '자몽에이슬'도 지난달부터 태국에 수출하기 시작했다.
분럿그룹 관계자는 "자몽의 상큼함이 소주와 조화를 이뤄 태국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아 추가 주문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본격적인 마케팅을 위해 분럿그룹과 하이트진로는 걸그룹 JRGG(JinRo Girl Group)를 결성,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젊은 층을 공략할 계획이다.
필리핀에서는 편의점 기업과 제휴를 맺고 200여 개 점포에 참이슬을 입점, 마닐라 시내 점포의 참이슬 취급률이 90%에 달한다.
베트남에서는 하노이에 내년초 영업소를 개설해 현지시장을 직접 공략한다. 베트남 영업소는 향후 동남아 본부로 삼을 예정이다.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캄보디아 등에서도 현지 시장에 맞는 맞춤형 전략으로 소주는 물론 '하이트' 등 맥주 판매 채널을 확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17년 동남아 시장에서 올해의 2배 수준인 2000만달러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김인규 대표는 "동남아 시장에서 한국 소주의 우수성을 알리고 세계 소비자들이 소주를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도록 국가별·세대별 선호 트렌드를 선제적으로 찾아낼 것"이라며 "한국 주류 대표기업으로서 주류 한류를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방콕(태국)=박미영기자 my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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