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논란 '불똥' 우려… 공정성 문제 엮일 소지
제도화시 수백억대 안정적 수익 전망에도 '난색'
제도화시 수백억대 안정적 수익 전망에도 '난색'
050 안심번호를 활용한 모바일 국민공천제를 둘러싸고 정치권이 격한 논쟁을 벌이는 가운데, 통신업계도 논의의 향방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선거법이 개정될 경우 수 백억원 규모의 신규 서비스 시장이 열리는 건 이동통신사 입장에선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이통사는 정치 논란의 불똥이 튈까 오히려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여야 정치권이 내년 4월 20대 총선을 앞두고 '050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도입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는데 대해 이통3사와 정부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050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는 일회용 임시번호를 써서 후보자 경선 과정에서 조직 동원의 부작용을 막아보겠다는 취지다. 중앙선관위는 통신사로부터 성별과 연령, 지역 등이 골고루 분포된 유권자 표본을 개인정보를 알 수 없도록 원래 번호가 아닌 050으로 시작하는 임시 번호가 부여된 형태로 제공 받아 정당에 넘긴다. 정당은 이렇게 받은 유권자 표본을 여론조사 회사에 제공해 경선을 진행한다. 이렇게 되면 정당은 후보 경선에 쓰일 여론조사 표본이 누구인지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에 선거 때 마다 반복되는 조직동원 시비를 없앨 수 있다는 게 제도를 도입하자는 측의 주장이다.
이통업계는 이 제도가 도입될 경우 수 십 억원대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동안 050 안심번호는 홈쇼핑, 대리운전, 카카오 택시와 같은 서비스가 주요 시장이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 공직선거법을 개정해 선거 때마다 050 안심번호 공천제를 활용하도록 제도화할 경우 추가로 안정적인 수익이 기대된다. 현재 통신사들은 월 1000원~2000원에 안심번호 서비스를 제공한다. 역대 선거에 비춰볼 때 여야가 200만명의 선거인단을 구성할 경우 수 십억원 수익은 물론 시스템 구축 비용을 따질 경우 수백억원의 수익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이통사들의 표정은 달갑지 않다. 민감한 정치 논란에 끼어들어 공정성 논란이 발생하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모습이다. 당장 이통사가 선관위가 요청하는 표본을 구성하기 위해선 가입자의 주소가 정확해야 한다. 하지만 이통사에겐 가입자가 요금을 낼 결제정보가 중요하지만 반드시 가입자 본인 주소와 일치하진 않았다. 따라서 지역별 표본을 제공할 때 큰 오차가 발생할 수 있고, 이는 또다른 불공정 논란을 낳을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어느 정도 수익이 발생할지 현재 논의 과정으로 알기 어렵지만 큰 규모는 아닐 것"이라며 "새로운 시스템 구축 비용은 물론 정치적으로 민감한 논쟁 사안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가 더 크다"고 말했다. 안심번호 공천제 비용을 선관위가 부담할지 정당이 부담할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는데, 이통사가 수익을 챙기는 것으로 비춰지는 것도 부담이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도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는 선거법 개정 전까지는 어떤 검토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제도가 도입될 경우 미래부는 국민경선용으로 쓸 050 번호자원을 마련해 이통사에 분배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 방통위는 경선 과정에서 개인정보 침해소지가 없는지 살피는 역할 등 새로운 역할이 발생하게 될 전망이다.
박지성기자 j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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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업계에 따르면 여야 정치권이 내년 4월 20대 총선을 앞두고 '050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도입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는데 대해 이통3사와 정부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050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는 일회용 임시번호를 써서 후보자 경선 과정에서 조직 동원의 부작용을 막아보겠다는 취지다. 중앙선관위는 통신사로부터 성별과 연령, 지역 등이 골고루 분포된 유권자 표본을 개인정보를 알 수 없도록 원래 번호가 아닌 050으로 시작하는 임시 번호가 부여된 형태로 제공 받아 정당에 넘긴다. 정당은 이렇게 받은 유권자 표본을 여론조사 회사에 제공해 경선을 진행한다. 이렇게 되면 정당은 후보 경선에 쓰일 여론조사 표본이 누구인지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에 선거 때 마다 반복되는 조직동원 시비를 없앨 수 있다는 게 제도를 도입하자는 측의 주장이다.
이통업계는 이 제도가 도입될 경우 수 십 억원대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동안 050 안심번호는 홈쇼핑, 대리운전, 카카오 택시와 같은 서비스가 주요 시장이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 공직선거법을 개정해 선거 때마다 050 안심번호 공천제를 활용하도록 제도화할 경우 추가로 안정적인 수익이 기대된다. 현재 통신사들은 월 1000원~2000원에 안심번호 서비스를 제공한다. 역대 선거에 비춰볼 때 여야가 200만명의 선거인단을 구성할 경우 수 십억원 수익은 물론 시스템 구축 비용을 따질 경우 수백억원의 수익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이통사들의 표정은 달갑지 않다. 민감한 정치 논란에 끼어들어 공정성 논란이 발생하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모습이다. 당장 이통사가 선관위가 요청하는 표본을 구성하기 위해선 가입자의 주소가 정확해야 한다. 하지만 이통사에겐 가입자가 요금을 낼 결제정보가 중요하지만 반드시 가입자 본인 주소와 일치하진 않았다. 따라서 지역별 표본을 제공할 때 큰 오차가 발생할 수 있고, 이는 또다른 불공정 논란을 낳을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어느 정도 수익이 발생할지 현재 논의 과정으로 알기 어렵지만 큰 규모는 아닐 것"이라며 "새로운 시스템 구축 비용은 물론 정치적으로 민감한 논쟁 사안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가 더 크다"고 말했다. 안심번호 공천제 비용을 선관위가 부담할지 정당이 부담할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는데, 이통사가 수익을 챙기는 것으로 비춰지는 것도 부담이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도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는 선거법 개정 전까지는 어떤 검토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제도가 도입될 경우 미래부는 국민경선용으로 쓸 050 번호자원을 마련해 이통사에 분배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 방통위는 경선 과정에서 개인정보 침해소지가 없는지 살피는 역할 등 새로운 역할이 발생하게 될 전망이다.
박지성기자 j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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