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보행교’로 새단장 추진… 청계천 상권과 시너지 기대
서울 도심 속 흉물로 철거 위기에 내몰렸던 세운상가가 도심문화·관광·산업 거점으로 다시 태어난다. 청계천 복원 때 사라진 세운상가 가동과 청계상가를 잇는 공중보행교를 다시 설치하고 보행데크와 엘리베이터 등을 조성해 종묘와 남산을 남북으로 연결하는 도심 속 랜드마크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3월 존치 결정한 세운상가를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기존 산업생태계를 유지하고 활성화하는 내용을 담은 '세운상가 활성화(재생) 종합계획'을 24일 발표했다.
◇국내 첫 주상복합건물…IT벤처 요람=지난 1968년 건립된 세운상가는 8∼17층 높이의 8개 건축물로 구성된 국내 첫 주상복합 건축물이다. 서울 종로에서 남쪽으로 청계천·을지로·퇴계로를 잇는 1㎞ 구간에 늘어선 현대상가(현 세운초록띠공원)∼세운상가∼청계상가∼대림상가∼삼풍상가∼풍전호텔∼신성상가∼진양상가로 구성됐다. 1980년대 컬러TV, 비디오플레이어, PC 보급이 늘면서 세운상가는 전자상가로 도약했고 IT 1세대 주역인 삼보컴퓨터 한글과컴퓨터 등도 이곳에서 창업했다.
하지만 세운상가는 80년대 말 조성된 용산전자상가가 90년대 들어서 전성기를 누리며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업자들과 소비자들이 용산으로 옮기며 낡은 세운상가는 도심 속 흉물로 자리 잡았다. 이에 서울시는 1995년 공원화 계획을 세웠고 2006년 오세훈 전 시장이 취임하면서 공원화 사업이 추진됐다. 2008년 현대상가가 헐리고 세운초록띠공원이 조성되며 공원화 사업이 본격 추진되는 듯했지만 2011년 박원순 시장이 취임하며 공원화 사업은 전면 백지화됐다.
◇2단계로 나눠 재생사업 진행=그동안 세운상가 개발을 놓고 고민한 서울시는 7개 건물 총 1㎞를 2단계로 구분해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1단계로 종로∼세운상가∼청계상가∼대림상가 구간은 국제현상 설계공모를 통해 6월까지 설계작품을 선정해 11월부터 착공에 들어가 내년 12월까지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나머지 2단계 구간인 삼풍상가∼진양상가는 소유자와 주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추진하기로 했다.
1단계 재생사업의 핵심은 단절된 세운상가를 다시 연결하는 것이다. 2005년 청계천 복원 때 철거된 세운상가 가동과 청계상가를 잇는 공중보행교를 다시 만들어 침체된 상권을 회복하기로 했다. 보행교 디자인은 청계천 경관을 고려해 미적 수려함과 기능이 담보될 수 있도록 공모를 거쳐 결정한다. 종로구간은 20ｍ 폭의 종묘 어도를 고려해 광폭의 건널목을 신설하고, 세운초록띠공원은 복합문화공간으로 개편한다. 세운·청계·대림상가의 낡은 보행데크는 보수·보강하고 지저분한 데크 하부도 정비해 보행환경을 개선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청계천 방문객이 보행교를 통해 자유롭게 종묘와 남산으로 갈 수 있도록 엘리베이터 등 다양한 접근로를 설치해 도보로 이동이 가능한 도심 내 새로운 관광 명소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또 새로 생긴 공간은 시민·관광객이 즐길 수 있는 문화예술공간으로 활용하고, 빛초롱축제 등 기존 프로그램을 연계한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만들고, 원하는 물건을 장인이 만들어주는 주문제작소도 설치한다. 아울러 기존 산업생태계를 21세기형으로 고도화하고 고부가가치 창조산업 붐을 일으킬 수 있도록 창업지원 거점 공간도 마련하기로 했다.
이제원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세운상가는 서울의 도시·건축적 유산일 뿐 아니라 역사·문화·산업의 복합체로 새로운 문화적 가치와 의미를 지닌 곳"이라며 "재생을 통해 주변 지역 상권을 활성화하고 남북으로 연결하는 수평적 랜드마크로 재탄생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허우영기자 yenny@dt.co.kr
서울시는 지난해 3월 존치 결정한 세운상가를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기존 산업생태계를 유지하고 활성화하는 내용을 담은 '세운상가 활성화(재생) 종합계획'을 24일 발표했다.
◇국내 첫 주상복합건물…IT벤처 요람=지난 1968년 건립된 세운상가는 8∼17층 높이의 8개 건축물로 구성된 국내 첫 주상복합 건축물이다. 서울 종로에서 남쪽으로 청계천·을지로·퇴계로를 잇는 1㎞ 구간에 늘어선 현대상가(현 세운초록띠공원)∼세운상가∼청계상가∼대림상가∼삼풍상가∼풍전호텔∼신성상가∼진양상가로 구성됐다. 1980년대 컬러TV, 비디오플레이어, PC 보급이 늘면서 세운상가는 전자상가로 도약했고 IT 1세대 주역인 삼보컴퓨터 한글과컴퓨터 등도 이곳에서 창업했다.
하지만 세운상가는 80년대 말 조성된 용산전자상가가 90년대 들어서 전성기를 누리며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업자들과 소비자들이 용산으로 옮기며 낡은 세운상가는 도심 속 흉물로 자리 잡았다. 이에 서울시는 1995년 공원화 계획을 세웠고 2006년 오세훈 전 시장이 취임하면서 공원화 사업이 추진됐다. 2008년 현대상가가 헐리고 세운초록띠공원이 조성되며 공원화 사업이 본격 추진되는 듯했지만 2011년 박원순 시장이 취임하며 공원화 사업은 전면 백지화됐다.
◇2단계로 나눠 재생사업 진행=그동안 세운상가 개발을 놓고 고민한 서울시는 7개 건물 총 1㎞를 2단계로 구분해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1단계로 종로∼세운상가∼청계상가∼대림상가 구간은 국제현상 설계공모를 통해 6월까지 설계작품을 선정해 11월부터 착공에 들어가 내년 12월까지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나머지 2단계 구간인 삼풍상가∼진양상가는 소유자와 주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추진하기로 했다.
1단계 재생사업의 핵심은 단절된 세운상가를 다시 연결하는 것이다. 2005년 청계천 복원 때 철거된 세운상가 가동과 청계상가를 잇는 공중보행교를 다시 만들어 침체된 상권을 회복하기로 했다. 보행교 디자인은 청계천 경관을 고려해 미적 수려함과 기능이 담보될 수 있도록 공모를 거쳐 결정한다. 종로구간은 20ｍ 폭의 종묘 어도를 고려해 광폭의 건널목을 신설하고, 세운초록띠공원은 복합문화공간으로 개편한다. 세운·청계·대림상가의 낡은 보행데크는 보수·보강하고 지저분한 데크 하부도 정비해 보행환경을 개선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청계천 방문객이 보행교를 통해 자유롭게 종묘와 남산으로 갈 수 있도록 엘리베이터 등 다양한 접근로를 설치해 도보로 이동이 가능한 도심 내 새로운 관광 명소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또 새로 생긴 공간은 시민·관광객이 즐길 수 있는 문화예술공간으로 활용하고, 빛초롱축제 등 기존 프로그램을 연계한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만들고, 원하는 물건을 장인이 만들어주는 주문제작소도 설치한다. 아울러 기존 산업생태계를 21세기형으로 고도화하고 고부가가치 창조산업 붐을 일으킬 수 있도록 창업지원 거점 공간도 마련하기로 했다.
이제원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세운상가는 서울의 도시·건축적 유산일 뿐 아니라 역사·문화·산업의 복합체로 새로운 문화적 가치와 의미를 지닌 곳"이라며 "재생을 통해 주변 지역 상권을 활성화하고 남북으로 연결하는 수평적 랜드마크로 재탄생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허우영기자 yenn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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