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특성 무시한 획일적인 중기 지원방안 문제
기업은 경쟁력 강화 위해 상용화 후속개발 절실
상호 네트워크 구축으로 개방형 혁신체제 갖춰야
기업은 경쟁력 강화 위해 상용화 후속개발 절실
상호 네트워크 구축으로 개방형 혁신체제 갖춰야
■ 출연연 3.0시대 열자
(하) 고유 기업협력 모델 필요
지난달 정부는 출연연의 중소기업 지원 기능을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이른바 `출연연의 중소ㆍ중견기업 R&D 전진기지화' 전략을 통해서다. 중소기업의 단순 애로사항 해결에서 벗어나 기업 수요에 맞는 원천기술 개발부터 기술이전, 상용화까지 R&D 기반 성장을 전주기에 걸쳐 지원하는 것으로 출연연 역할을 확대했다. 사실상 모든 출연연이 중소기업 지원 전면에 나서도록 한 것이다.
출연연이 중소기업 지원을 통해 신산업을 만들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출연연이 연구성과 확산과 이전을 통해 세계적인 기술혁신 경쟁력을 갖춘 강소기업을 얼마나 많이 만들어 내는가에 따라 창조경제의 성패가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의 강력한 중소기업 지원정책에 대한 출연연 연구현장은 반응은 냉랭하다. 각 출연연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획일적이고 일방적인 중소기업 지원 정책을 밀어붙여서는 효과도, 장기적인 추진동력도 얻기 힘들다는 이유 때문이다.
출연연 한 관계자는 "출연연마다 역할과 성격이 서로 다른데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동일한 목표를 제시하고 추진하라는 것은 단기 성과창출에 치중한 결정으로 볼 수밖에 없다"면서 "기초연구를 수행하는 출연연의 경우 중소기업 지원에 한계가 있고, 성과도 산업ㆍ응용연구를 주로 하는 출연연에 비해 상당히 취약하다는 점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중소기업 지원에 필요한 예산확보 방안을 제시하지 않은 점도 실효성을 거두기 어려운 요인이다.
정부는 출연금 주요 사업비 중 중소기업 지원 사업비 비중을 지난해 7.7%에서 2015년까지 15%까지 확대하도록 했다. 가뜩이나 출연금 비중이 낮은 출연연들에 별도 재원을 지원하지 않고 자체 예산으로 중소기업 지원에 나서도록 한 것이다. 이 때문에 중소기업 지원이 생색내기에 그친 채 출연연의 정체성을 흔드는 또다른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에선 출연연들이 정책에 끌려가기보다 기관 성격에 맞는 기업협력 모델을 주도적으로 만들고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출연연과의 협력 현황 및 문제점' 설문조사 결과는 여러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기업들은 `출연연과의 공동연구'를 가장 선호하고 있음에도 응답자의 63.8%가 `기술사업화를 위한 후속 연구개발'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사업화에 대한 출연연의 관심과 지원, 사업화 전문인력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출연연이 보유한 기술을 사업화하기에 완성도가 떨어져 상용화를 위해서는 추가 기술 개발이 필요한데 막상 관련 준비와 지원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중소기업들은 출연연에서 이전받은 기술이 당장 사업화하기 어렵고 1∼3년 이상의 후속연구를 통해 완성도를 높여야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상용화 수준으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실용화 R&D(후속개발)'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출연연 기술이 산업현장에 폭넓게 쓰이려면 과제기획 시 기업 수요 반영, 기술사업화를 위한 추가 기술개발 강화, 출연연 연구자의 사업화 지원 확대 등이 요구된다.
출연연과 기업간 소통부재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중소기업 응답자 중 44.9%가 `출연연 연구자와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고, 교류ㆍ협력 네트워크도 `충분하지 않다'고 47.3%가 답했다.
이밖에 중소기업 지원에 참여하는 연구자를 위한 인센티브와 별도 평가규정도 마련돼야 한다.
고영주 한국화학연구원 미래전략본부장은 "독일 프라운호퍼연구소는 통일 이후 동독 기업의 기술혁신을 적극 지원해 글로벌 히든 챔피언으로 자리잡는 데 크게 기여했다"면서 "우리 출연연도 단순 애로기술 지원과 기술이전에서 벗어나 중소기업과의 원천기술 개발 등을 통해 기업 기술혁신 역량을 향상시켜 글로벌 히든 챔피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개방형 혁신체제를 갖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
(하) 고유 기업협력 모델 필요
지난달 정부는 출연연의 중소기업 지원 기능을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이른바 `출연연의 중소ㆍ중견기업 R&D 전진기지화' 전략을 통해서다. 중소기업의 단순 애로사항 해결에서 벗어나 기업 수요에 맞는 원천기술 개발부터 기술이전, 상용화까지 R&D 기반 성장을 전주기에 걸쳐 지원하는 것으로 출연연 역할을 확대했다. 사실상 모든 출연연이 중소기업 지원 전면에 나서도록 한 것이다.
출연연이 중소기업 지원을 통해 신산업을 만들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출연연이 연구성과 확산과 이전을 통해 세계적인 기술혁신 경쟁력을 갖춘 강소기업을 얼마나 많이 만들어 내는가에 따라 창조경제의 성패가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의 강력한 중소기업 지원정책에 대한 출연연 연구현장은 반응은 냉랭하다. 각 출연연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획일적이고 일방적인 중소기업 지원 정책을 밀어붙여서는 효과도, 장기적인 추진동력도 얻기 힘들다는 이유 때문이다.
출연연 한 관계자는 "출연연마다 역할과 성격이 서로 다른데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동일한 목표를 제시하고 추진하라는 것은 단기 성과창출에 치중한 결정으로 볼 수밖에 없다"면서 "기초연구를 수행하는 출연연의 경우 중소기업 지원에 한계가 있고, 성과도 산업ㆍ응용연구를 주로 하는 출연연에 비해 상당히 취약하다는 점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중소기업 지원에 필요한 예산확보 방안을 제시하지 않은 점도 실효성을 거두기 어려운 요인이다.
정부는 출연금 주요 사업비 중 중소기업 지원 사업비 비중을 지난해 7.7%에서 2015년까지 15%까지 확대하도록 했다. 가뜩이나 출연금 비중이 낮은 출연연들에 별도 재원을 지원하지 않고 자체 예산으로 중소기업 지원에 나서도록 한 것이다. 이 때문에 중소기업 지원이 생색내기에 그친 채 출연연의 정체성을 흔드는 또다른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에선 출연연들이 정책에 끌려가기보다 기관 성격에 맞는 기업협력 모델을 주도적으로 만들고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출연연과의 협력 현황 및 문제점' 설문조사 결과는 여러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기업들은 `출연연과의 공동연구'를 가장 선호하고 있음에도 응답자의 63.8%가 `기술사업화를 위한 후속 연구개발'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사업화에 대한 출연연의 관심과 지원, 사업화 전문인력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출연연이 보유한 기술을 사업화하기에 완성도가 떨어져 상용화를 위해서는 추가 기술 개발이 필요한데 막상 관련 준비와 지원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중소기업들은 출연연에서 이전받은 기술이 당장 사업화하기 어렵고 1∼3년 이상의 후속연구를 통해 완성도를 높여야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상용화 수준으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실용화 R&D(후속개발)'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출연연 기술이 산업현장에 폭넓게 쓰이려면 과제기획 시 기업 수요 반영, 기술사업화를 위한 추가 기술개발 강화, 출연연 연구자의 사업화 지원 확대 등이 요구된다.
출연연과 기업간 소통부재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중소기업 응답자 중 44.9%가 `출연연 연구자와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고, 교류ㆍ협력 네트워크도 `충분하지 않다'고 47.3%가 답했다.
이밖에 중소기업 지원에 참여하는 연구자를 위한 인센티브와 별도 평가규정도 마련돼야 한다.
고영주 한국화학연구원 미래전략본부장은 "독일 프라운호퍼연구소는 통일 이후 동독 기업의 기술혁신을 적극 지원해 글로벌 히든 챔피언으로 자리잡는 데 크게 기여했다"면서 "우리 출연연도 단순 애로기술 지원과 기술이전에서 벗어나 중소기업과의 원천기술 개발 등을 통해 기업 기술혁신 역량을 향상시켜 글로벌 히든 챔피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개방형 혁신체제를 갖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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