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1년, 미국의 트래블러스 보험사에서 엔지니어와 손실통제 전문가로 일하던 허버트 윌리엄 하인리히는 <산업재해 예방: 과학적 접근>이라는 책을 통해 `하인리히법칙'을 발표했다. 이 법칙은 산업재해가 발생하여 중상자가 1명 발생할 경우, 그 전에 같은 원인으로 발생한 경상자가 29명, 그 원인으로 부상을 당할 뻔한 잠재적 부상자가 300명이 있다는 통계적 규칙성을 그 기반으로 하고 있다. `하인리히 법칙'은 오늘날, 산업 현장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의 잠재적 위기 관리에 대한 선제적 대응의 근거로 활용되고 있다.
지난 달 발생한 세월호 침몰의 원인과 이후 부실 대응에 대한 분석에도 하인리히 법칙은 그 근거로 등장하고 있다. 80년 전, 바다 건너 미국의 열악했던 산업 현장의 재해 통계가 OECD 가입국임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의 재난을 이해하는 법칙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하인리히 법칙은 소프트웨어 저작권을 둘러싼 우리 생태계에도 언제든 적용될 수 있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는 SW산업 생존의 핵심인 `SW불법복제 추방'과 `정품 SW 사용'에 대해 무감각해졌다. 40%선에 고착되어 있는 SW불법복제율 수치에도 `그만하면 이제 많이 좋아진 것 아닌가?' 하고 심드렁해 한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의 38개 주(州)에서 채택하고 있는 불공정경쟁법(UCA)의 파고가 임박했다는 소식에도 강 건너 불구경하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만하면 이제 우리도 어느 정도 SW정품 사용 환경을 갖췄다'는 사회 일반의 막연한 인식과 SW저작권사가 SW 사용자를 바라보는 인식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글로벌 SW저작권사들을 중심으로 3~4년 전부터 급증하고 있는 `감사(Audit)' 요청이 그 대표적인 예다. 계약에 의거한 만큼, 적정하게 사용하고 있는지 여부를 가리겠다는 감사 요청은 그 대상이 정품 사용 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중소기업 뿐 아니라, 대기업과 공공 기관과 공기업을 가리지 않는다. 충분히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는 이상, 저작권사의 감사 요구는 더욱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지난해부터 SPC가 앞장 서 위험성을 알리고 있는 UCA에 대한 우리 사회의 반응도 기대보다는 실망이 큰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지난 연말과 올해 초에 걸쳐 우리나라 기업 네 곳이 조사를 받기에 이르렀지만 이에 대한 대비책을 누구 하나 적극적으로 나서서 대응하는 곳이 없다. 하인리히 법칙 대로라면 경상자가 발생한 수준에 도달했음에도, `설마, 중상자가 발생하겠는가?'하는 안이한 수준의 대응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는 큰 사고가 발생한 후에야 비로소 허둥지둥 대응에 나서는 일이 약속된 매뉴얼처럼 반복되고 있다. 사고 원인을 가리는 과정에서 위기의 징후와 경고의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있었다는 분석도 판에 박힌 듯 똑같다. 이제라도 위기의 징후와 경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임은 물론, 당장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하는 자세가 절실하다.
우리 협회는 이달 초부터 SW관리에 가장 취약한, PC 보유 20대 미만의 영세 기업 1000곳을 대상으로 온라인상으로 SW자산관리와 개인정보보호까지 가능한 `스위퍼 클라우드' 솔루션을 1년 무상 제공키로 하고 신청을 받고 있다. 영세한 규모의 SW 사용 기업들이 효율적으로 SW를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 UCA와 같은 위협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신청 기한은 6월말까지로, 미국 수출과 연관된 영세 기업을 우선 선정할 계획이다. 이러한 서비스가 모든 기업과 기관이 안고 있는 SW관리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는 없을 지언정, 우리 산업의 가장 취약한 부분의 리스크를 낮추는 데에는 분명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이 글을 보신 독자들께서 주변에 널리 알려주시기를, 간곡히 부탁 드린다.
김은현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장
지난 달 발생한 세월호 침몰의 원인과 이후 부실 대응에 대한 분석에도 하인리히 법칙은 그 근거로 등장하고 있다. 80년 전, 바다 건너 미국의 열악했던 산업 현장의 재해 통계가 OECD 가입국임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의 재난을 이해하는 법칙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하인리히 법칙은 소프트웨어 저작권을 둘러싼 우리 생태계에도 언제든 적용될 수 있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는 SW산업 생존의 핵심인 `SW불법복제 추방'과 `정품 SW 사용'에 대해 무감각해졌다. 40%선에 고착되어 있는 SW불법복제율 수치에도 `그만하면 이제 많이 좋아진 것 아닌가?' 하고 심드렁해 한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의 38개 주(州)에서 채택하고 있는 불공정경쟁법(UCA)의 파고가 임박했다는 소식에도 강 건너 불구경하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만하면 이제 우리도 어느 정도 SW정품 사용 환경을 갖췄다'는 사회 일반의 막연한 인식과 SW저작권사가 SW 사용자를 바라보는 인식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글로벌 SW저작권사들을 중심으로 3~4년 전부터 급증하고 있는 `감사(Audit)' 요청이 그 대표적인 예다. 계약에 의거한 만큼, 적정하게 사용하고 있는지 여부를 가리겠다는 감사 요청은 그 대상이 정품 사용 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중소기업 뿐 아니라, 대기업과 공공 기관과 공기업을 가리지 않는다. 충분히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는 이상, 저작권사의 감사 요구는 더욱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지난해부터 SPC가 앞장 서 위험성을 알리고 있는 UCA에 대한 우리 사회의 반응도 기대보다는 실망이 큰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지난 연말과 올해 초에 걸쳐 우리나라 기업 네 곳이 조사를 받기에 이르렀지만 이에 대한 대비책을 누구 하나 적극적으로 나서서 대응하는 곳이 없다. 하인리히 법칙 대로라면 경상자가 발생한 수준에 도달했음에도, `설마, 중상자가 발생하겠는가?'하는 안이한 수준의 대응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는 큰 사고가 발생한 후에야 비로소 허둥지둥 대응에 나서는 일이 약속된 매뉴얼처럼 반복되고 있다. 사고 원인을 가리는 과정에서 위기의 징후와 경고의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있었다는 분석도 판에 박힌 듯 똑같다. 이제라도 위기의 징후와 경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임은 물론, 당장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하는 자세가 절실하다.
우리 협회는 이달 초부터 SW관리에 가장 취약한, PC 보유 20대 미만의 영세 기업 1000곳을 대상으로 온라인상으로 SW자산관리와 개인정보보호까지 가능한 `스위퍼 클라우드' 솔루션을 1년 무상 제공키로 하고 신청을 받고 있다. 영세한 규모의 SW 사용 기업들이 효율적으로 SW를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 UCA와 같은 위협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신청 기한은 6월말까지로, 미국 수출과 연관된 영세 기업을 우선 선정할 계획이다. 이러한 서비스가 모든 기업과 기관이 안고 있는 SW관리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는 없을 지언정, 우리 산업의 가장 취약한 부분의 리스크를 낮추는 데에는 분명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이 글을 보신 독자들께서 주변에 널리 알려주시기를, 간곡히 부탁 드린다.
김은현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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