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토지주택연구원, 목질바이오칩 활용한 음식물 발효기술 개발
■ 스마트건설 미래를 연다
건설에 IT와 신공정, 친환경 기술이 입혀지면서 기술과 산업 진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건설이 전통적 굴뚝산업에서 하이테크 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선 혁신기술을 바탕으로 한 `스마트 건설'로의 변신이 필수적인 시대가 됐다. 이와 관련해 관련 트렌드를 짚어보고 미래를 조망하는 시리즈를 싣는다.
앞으로 공동주택에서 음식물쓰레기를 놓고 벌이는 이웃간 신경전이 사라질 전망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토지주택연구원은 아파트 단지 내에서 음식물쓰레기를 발효해 소멸시키는 `음식물쓰레기 제로하우스 기술' 개발을 끝내고 상용화 작업에 들어갔다.
음식물쓰레기 처리 전 과정은 친환경적으로 이뤄진다. 음식물쓰레기와 발효를 돕는 목질바이오칩을 기계장치에 투입하면 미생물에 의해 음식물쓰레기의 무게가 90% 이상 가벼워지는 방식이다.
전체 과정은 24시간 내에 끝나고, 발효를 통해 얻은 최종 부산물은 퇴비나 바이오 연료로 활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아파트 단지 내에서 나오는 음식물쓰레기를 텃밭이나 화단 등에 사용할 퇴비로 재활용함으로써 음식물과 부산물을 단지 밖으로 배출하지 않게 돼 제로화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기술의 핵심은 음식물쓰레기를 발효ㆍ소멸시키는 목질바이오칩. 나무를 잘게 쪼갠 이 칩(목질세편)은 음식물쓰레기를 습도 30∼70%, 온도 30∼35℃ 조건에서 발효ㆍ소멸시키며, 글루코시다아제, 프로테아제, 리파아제 등 복합효소가 발효과정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미생물 서식의 최적 환경 속에서 음식물쓰레기를 퇴비 성분으로 변화시키는 것. LH는 이 제조방법에 대해 특허를 획득했다.
전체 반응이 이뤄지는 바이오 기계장치는 음식물쓰레기와 목질바이오칩을 투입하는 투입저장부, 음식물과 칩을 교반하는 혼합반응부, 최종 부산물을 바이오연료 또는 퇴비로 만드는 숙성조로 설계돼 있으며 역시 특허를 받았다.
목질바이오칩과 기계장치는 지난 2011년 LH 토지주택연구원과 한라OMS(기계장치 제작), 에코트로닉스(바이오칩 제작)의 공동 개발로 완성됐다. 이후 220일간 LH 수서국민임대단지(51세대)에서 성능과 내구성 검증을 거쳤다.
실험기간 당시 음식물쓰레기 2465㎏을 기계장치에 투입해 배출된 최종 부산물은 단 145㎏에 그쳤다. 특히 부산물 성분은 비료 공정규격에 적합해 퇴비로 활용할 수 있었고 장치 주변 1∼2m 범위에 풍기는 악취도 기준치를 만족했다. 물론 지금도 수서단지 아파트 입주민들은 이 기계장치를 활용해 음식물쓰레기를 제로화하고 있다. 100㎏ 용량 기계장치는 약 90세대의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다.
이 기계장치를 사용하면 기존 음식물쓰레기 처리방식 대비 초기 건설비는 약 24%, 쓰레기 처리비용 91%, 입주자 관리비 40% 정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개발을 총괄한 오정익 LH 토지주택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민간기업이 개발한 유사한 기술장치는 2400만∼2500만원에 달하는데 우리는 양산을 통해 1000만원 대로 끌어내릴 것"이라며 "전기를 약 10㎾밖에 쓰지 않아 전기료 부담도 적은 게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기술은 대전시 유성구가 추진하는 `음식물쓰레기 제로화 시범사업'에 타사 제품과 함께 참여해 성능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유성구 덕명동의 덕명 하우스토리 아파트에 하루 100㎏을 처리할 수 있는 바이오 기계장치가 설치됐다. 이는 90세대가 발생시키는 음식물쓰레기를 바이오 퇴비로 재생할 수 있는 규모다. RFID시스템을 도입해 세대별로 배출한 쓰레기 양을 계산해 음식물쓰레기 종량제를 원활하게 운영할 수 있게 했고 기계장치의 디자인도 업그레이드했다.
유성구청 관계자는 "매달 20만원의 장치운영비(보조금)를 지급하고 있다"며 ""8월말까지 시범운영을 한 후 보완ㆍ개선하는 작업을 거쳐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LH는 이번 시범운영을 성공적으로 할 경우 전국 LH 아파트 단지에 보급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를 통해 음식물쓰레기를 배출하지 않는 고품격 공동주택을 건설해 입주민들에게 쾌적한 주거환경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단지 내 악취를 풍기고 미관에 좋지 않은 음식물쓰레기 수거통을 없애고 싶어하는 것은 민간 건설사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오정익 수석연구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시범운영 성적을 통해 향후 LH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설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설치비용은 분양주택의 경우 분양가에 포함되겠지만 임대주택은 LH의 부담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 차원에서 음식물쓰레기 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각 지자체를 통해 운영비를 보조금 형태로 지원하므로 향후 청소행정, 공동주택 주거환경 개선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허우영기자 yenny@
건설에 IT와 신공정, 친환경 기술이 입혀지면서 기술과 산업 진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건설이 전통적 굴뚝산업에서 하이테크 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선 혁신기술을 바탕으로 한 `스마트 건설'로의 변신이 필수적인 시대가 됐다. 이와 관련해 관련 트렌드를 짚어보고 미래를 조망하는 시리즈를 싣는다.
앞으로 공동주택에서 음식물쓰레기를 놓고 벌이는 이웃간 신경전이 사라질 전망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토지주택연구원은 아파트 단지 내에서 음식물쓰레기를 발효해 소멸시키는 `음식물쓰레기 제로하우스 기술' 개발을 끝내고 상용화 작업에 들어갔다.
음식물쓰레기 처리 전 과정은 친환경적으로 이뤄진다. 음식물쓰레기와 발효를 돕는 목질바이오칩을 기계장치에 투입하면 미생물에 의해 음식물쓰레기의 무게가 90% 이상 가벼워지는 방식이다.
전체 과정은 24시간 내에 끝나고, 발효를 통해 얻은 최종 부산물은 퇴비나 바이오 연료로 활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아파트 단지 내에서 나오는 음식물쓰레기를 텃밭이나 화단 등에 사용할 퇴비로 재활용함으로써 음식물과 부산물을 단지 밖으로 배출하지 않게 돼 제로화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기술의 핵심은 음식물쓰레기를 발효ㆍ소멸시키는 목질바이오칩. 나무를 잘게 쪼갠 이 칩(목질세편)은 음식물쓰레기를 습도 30∼70%, 온도 30∼35℃ 조건에서 발효ㆍ소멸시키며, 글루코시다아제, 프로테아제, 리파아제 등 복합효소가 발효과정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미생물 서식의 최적 환경 속에서 음식물쓰레기를 퇴비 성분으로 변화시키는 것. LH는 이 제조방법에 대해 특허를 획득했다.
전체 반응이 이뤄지는 바이오 기계장치는 음식물쓰레기와 목질바이오칩을 투입하는 투입저장부, 음식물과 칩을 교반하는 혼합반응부, 최종 부산물을 바이오연료 또는 퇴비로 만드는 숙성조로 설계돼 있으며 역시 특허를 받았다.
목질바이오칩과 기계장치는 지난 2011년 LH 토지주택연구원과 한라OMS(기계장치 제작), 에코트로닉스(바이오칩 제작)의 공동 개발로 완성됐다. 이후 220일간 LH 수서국민임대단지(51세대)에서 성능과 내구성 검증을 거쳤다.
실험기간 당시 음식물쓰레기 2465㎏을 기계장치에 투입해 배출된 최종 부산물은 단 145㎏에 그쳤다. 특히 부산물 성분은 비료 공정규격에 적합해 퇴비로 활용할 수 있었고 장치 주변 1∼2m 범위에 풍기는 악취도 기준치를 만족했다. 물론 지금도 수서단지 아파트 입주민들은 이 기계장치를 활용해 음식물쓰레기를 제로화하고 있다. 100㎏ 용량 기계장치는 약 90세대의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다.
이 기계장치를 사용하면 기존 음식물쓰레기 처리방식 대비 초기 건설비는 약 24%, 쓰레기 처리비용 91%, 입주자 관리비 40% 정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개발을 총괄한 오정익 LH 토지주택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민간기업이 개발한 유사한 기술장치는 2400만∼2500만원에 달하는데 우리는 양산을 통해 1000만원 대로 끌어내릴 것"이라며 "전기를 약 10㎾밖에 쓰지 않아 전기료 부담도 적은 게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기술은 대전시 유성구가 추진하는 `음식물쓰레기 제로화 시범사업'에 타사 제품과 함께 참여해 성능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유성구 덕명동의 덕명 하우스토리 아파트에 하루 100㎏을 처리할 수 있는 바이오 기계장치가 설치됐다. 이는 90세대가 발생시키는 음식물쓰레기를 바이오 퇴비로 재생할 수 있는 규모다. RFID시스템을 도입해 세대별로 배출한 쓰레기 양을 계산해 음식물쓰레기 종량제를 원활하게 운영할 수 있게 했고 기계장치의 디자인도 업그레이드했다.
유성구청 관계자는 "매달 20만원의 장치운영비(보조금)를 지급하고 있다"며 ""8월말까지 시범운영을 한 후 보완ㆍ개선하는 작업을 거쳐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LH는 이번 시범운영을 성공적으로 할 경우 전국 LH 아파트 단지에 보급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를 통해 음식물쓰레기를 배출하지 않는 고품격 공동주택을 건설해 입주민들에게 쾌적한 주거환경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단지 내 악취를 풍기고 미관에 좋지 않은 음식물쓰레기 수거통을 없애고 싶어하는 것은 민간 건설사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오정익 수석연구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시범운영 성적을 통해 향후 LH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설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설치비용은 분양주택의 경우 분양가에 포함되겠지만 임대주택은 LH의 부담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 차원에서 음식물쓰레기 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각 지자체를 통해 운영비를 보조금 형태로 지원하므로 향후 청소행정, 공동주택 주거환경 개선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허우영기자 ye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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