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ENS 허위 매출채권 사기대출 사건의 수사결과가 발표됐지만, 갖가지 의혹은 여전히 남아있다. 특히 천문학적 금액의 대출이 일어나는 과정에서 사기대출 피의자들과 금감원, 금융사, KT ENS 직원의 추가적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디지털타임스는 주모자 전모씨의 신속한 해외도피와 초기 증거인멸 정황으로 볼 때 금감원 내부 직원의 연루 의혹을 단독 보도(2월 27일자 1면)한 바 있다. 이번 경찰 수사결과 발표로 본지 보도가 사실이었음이 확인됐다.
수사결과 발표를 보면, 이번 사건은 KT ENS 김모 전 부장과 중앙티앤씨 서모 대표, NS쏘울 대표 전모씨가 주도했다. 이들은 2008년 5월부터 올해 1월까지 463차례에 걸쳐 16개 KT ENS 허위 매출채권을 담보로 금융사로부터 1조8335억 원을 부정 대출 받았고 이 중 2894억원을 상환하지 않았다.
그러나 실제 총 대출사기 금액이 3조원이 넘고 경찰수사결과 보다 더 광범위한 금감원 및 금융사 직원이 개입했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8일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린 심리에서 검찰과 피의자들이 당초 알려진 것보다 규모가 큰 대출사기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피의자들은 서모 대표가 1조9000억 원을 부당 대출했으며 또 다른 피의자 조모씨도 9400억 원을 사기 대출했다고 말했다. 나머지 관련자들도 500∼600억 원을 대출 받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여기에 해외도피 중인 전모씨가 추가로 대출한 금액이 드러나면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개연성이 있다.
이 점에서 경찰 발표 외에 KT ENS 매출채권 사기가 더 있거나 또 다른 방식의 사기대출이 있었을 것이란 합리적 추측을 낳는다. 이 부분에 대한 추가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 특히 신용도 추락을 의식한 은행들이 피해규모를 은폐하지 않았는지 면밀히 살펴야 할 것이다.
더 밝혀져야 할 부분은 알려진 사기 대출 협력자 외에 금감원과 금융사, KT ENS 내부 직원의 존재 여부다. 사건 연루 혐의를 받고 있는 금감원 김 팀장은 금감원의 조사와 경찰 수사 정보를 피의자들에게 알려줌으로써 피의자들이 해외 도피하고 증거인멸을 하도록 도운 사실이 드러났다. 하지만 김 팀장 소속이 대출사기를 적발한 저축은행검사국과 은행검사국이 아니라 자본시장조사국이어서 어떻게 다른 검사국의 민감한 조사 상황을 알게 됐는지 의문이다.
팀장 한 명이 수천 억 원의 대출사기를 조언했다는 것도 수긍하기 어렵다. 은행들이 매출채권의 양식과 실제 상품거래를 확인도 않고 쉽게 대출을 해줬다는 점에서 은행권 공모자의 지원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심을 갖게 한다. 또 허위 매출채권 양도승낙서 발행과정에서 김 모 영업부장 외에 다른 KT ENS 직원이나 윗선의 개입 여부도 밝혀야 한다.
해외로 도피한 전씨를 붙잡아 추가 수사를 하기 전에는 이번 사건의 의혹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국제 공조를 통해 전씨를 하루속히 체포해 국내로 데려와야 한다. 장막에 가려진 공모자가 있다면 가려내 합당한 처벌을 해야 할 것이다.
이번 사건은 금융사를 감독해야 할 금감원 직원이 거꾸로 대출사기를 조언하고 도운 희대의 사건이다. 지금까지 금융사 직원과 대출자가 공모한 대출사기는 있었어도 금융당국 내부자가 개입해 사기대출을 받도록 한 사건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신뢰가 땅바닥에 떨어진 금감원이 앞으로 어떻게 금융감독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더불어 은행권의 부실한 대출심사 제도와 대기업의 이완된 내부 통제시스템 등 총체적 부실에 대한 반성과 개혁이 있어야 한다.
수사결과 발표를 보면, 이번 사건은 KT ENS 김모 전 부장과 중앙티앤씨 서모 대표, NS쏘울 대표 전모씨가 주도했다. 이들은 2008년 5월부터 올해 1월까지 463차례에 걸쳐 16개 KT ENS 허위 매출채권을 담보로 금융사로부터 1조8335억 원을 부정 대출 받았고 이 중 2894억원을 상환하지 않았다.
그러나 실제 총 대출사기 금액이 3조원이 넘고 경찰수사결과 보다 더 광범위한 금감원 및 금융사 직원이 개입했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8일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린 심리에서 검찰과 피의자들이 당초 알려진 것보다 규모가 큰 대출사기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피의자들은 서모 대표가 1조9000억 원을 부당 대출했으며 또 다른 피의자 조모씨도 9400억 원을 사기 대출했다고 말했다. 나머지 관련자들도 500∼600억 원을 대출 받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여기에 해외도피 중인 전모씨가 추가로 대출한 금액이 드러나면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개연성이 있다.
이 점에서 경찰 발표 외에 KT ENS 매출채권 사기가 더 있거나 또 다른 방식의 사기대출이 있었을 것이란 합리적 추측을 낳는다. 이 부분에 대한 추가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 특히 신용도 추락을 의식한 은행들이 피해규모를 은폐하지 않았는지 면밀히 살펴야 할 것이다.
더 밝혀져야 할 부분은 알려진 사기 대출 협력자 외에 금감원과 금융사, KT ENS 내부 직원의 존재 여부다. 사건 연루 혐의를 받고 있는 금감원 김 팀장은 금감원의 조사와 경찰 수사 정보를 피의자들에게 알려줌으로써 피의자들이 해외 도피하고 증거인멸을 하도록 도운 사실이 드러났다. 하지만 김 팀장 소속이 대출사기를 적발한 저축은행검사국과 은행검사국이 아니라 자본시장조사국이어서 어떻게 다른 검사국의 민감한 조사 상황을 알게 됐는지 의문이다.
팀장 한 명이 수천 억 원의 대출사기를 조언했다는 것도 수긍하기 어렵다. 은행들이 매출채권의 양식과 실제 상품거래를 확인도 않고 쉽게 대출을 해줬다는 점에서 은행권 공모자의 지원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심을 갖게 한다. 또 허위 매출채권 양도승낙서 발행과정에서 김 모 영업부장 외에 다른 KT ENS 직원이나 윗선의 개입 여부도 밝혀야 한다.
해외로 도피한 전씨를 붙잡아 추가 수사를 하기 전에는 이번 사건의 의혹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국제 공조를 통해 전씨를 하루속히 체포해 국내로 데려와야 한다. 장막에 가려진 공모자가 있다면 가려내 합당한 처벌을 해야 할 것이다.
이번 사건은 금융사를 감독해야 할 금감원 직원이 거꾸로 대출사기를 조언하고 도운 희대의 사건이다. 지금까지 금융사 직원과 대출자가 공모한 대출사기는 있었어도 금융당국 내부자가 개입해 사기대출을 받도록 한 사건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신뢰가 땅바닥에 떨어진 금감원이 앞으로 어떻게 금융감독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더불어 은행권의 부실한 대출심사 제도와 대기업의 이완된 내부 통제시스템 등 총체적 부실에 대한 반성과 개혁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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