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W중외메디칼 산부인과용 신형 검진대…
신체 접촉 줄이고 시선 마추치지 않게 설계
신체 접촉 줄이고 시선 마추치지 않게 설계
국산 의료기기 생산현장 JW중외메디칼을 가다
지난 10일 오후 충북 충주 시내에서 자동차로 10분 정도 달려 도착한 JW중외메디칼 생산 공장. 안으로 들어서자 신형 검진대 시제품 제작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었다.
검진대는 산부인과에서 여성들이 앉아 검진을 받는 의료장비다. 기존 제품은 일일이 레버를 돌려 받침대 높이와 방향을 조절해야 했던 것과 달리 신형 제품은 리모컨으로 모든 조절을 할 수 있다. 또 환자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의료진과의 신체 접촉을 최대한 줄이고 시선이 마주치지 않도록 디자인했다. 한 번 검진 받은 환자의 정보는 메모리에 저장돼 다음부터는 별도 조작 없이 바로 검진이 가능하다.
검진대 개발팀 김현창 대리는 "조사해보니 산부인과 검진 시 수치심을 느끼는 여성이 의외로 많았다"며 "환자들의 불편을 덜기 위해 제품 개발 과정에서 동작 속도에 가장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공장 한쪽에서는 아직 조립이 끝나지 않은 검진대가 쉴 새 없이 위 아래로 움직이고 있었다. 사람이 앉았을 때와 같은 압력을 받도록 무게를 맞춘 추를 올리고 정해진 프로그램에 따라 48시간 동안 동작 시험을 거친 후 조립을 마친다.
JW중외메디칼이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한 인큐베이터는 실제 병원 환경과 똑같이 만든 테스트룸에서 3일 동안 시험을 거치고, 디지털 엑스레이도 한 대 당 2주 동안의 시험을 거쳐야 비로소 출고한다.
승용운 의료기기생산부장은 "성격 급한 한국 사람 특성상 주문하면 바로 보내달라는 고객도 많지만 불량률을 줄이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철저히 테스트를 거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공장에서 JW중외메디칼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인큐베이터'를 비롯, 디지털 엑스레이, 무영등, 수술대, 검진대 등 연간 1000대 이상의 국산 의료기기를 생산하고 있다.
의료기기는 최근 대표적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꼽히며 대기업들도 잇따라 진출하고 있지만 무역수지 6억3000만달러 적자(식품의약품안전처 2012년 기준)가 보여주듯 외산 제품 위주로 시장이 형성돼 있다. 국내 업체들은 대부분 영세해 긴 기간과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연구개발에 쉽게 뛰어들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JW중외메디칼은 지속적인 투자로 의료기기 국산화에 도전, 고가 수입 제품과 견줘도 손색없는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대를 무기로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승 부장은 가장 기억에 남는 개발 제품으로 LED 무영등을 꼽았다. 무영등은 수술할 때 그림자가 생기지 않도록 여러 방향에서 빛을 비춰주는 장치다. 제품 개발 결정을 내렸을 당시만 해도 국내에는 할로겐 무영등만 있었고, 해외 업체들이 LED 제품 개발에 나선다는 정보만 있는 상황이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2년간 공들인 끝에 2011년 제품을 내놓자 순식간에 국내 점유율 1위로 올라섰다. 최근 중국산 저가 LED 무영등이 나오기 시작했지만 회사는 지난해 말 최초로 HD카메라를 장착한 신형 LED 무영등을 출시하면서 한 번 더 앞서가고 있다.
생산과 연구개발을 총괄하는 김준형 R&D생산부 상무는 "개발과 생산, 영업 직원들이 각자 역할에 머물지 않고 더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스스럼없이 뭉치는 분위기를 만든 것이 우수한 기술력 확보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영업사원들이 고객들과 환자들에게 피드백을 받아 개발팀에 알려주면, 개선 방법을 생산팀이 함께 고민한다. 이같은 협업이 현장 적응력이 뛰어난 제품 개발의 원동력이 된 것.
김 상무는 "지난해부터 특허 확보 등 글로벌 진출 준비를 본격적으로 하고 있다"며 "올해부터 우선 개도국을 중심으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능은 선진국 제품에 뒤지지 않으면서 가격은 중국산 제품과 비교해도 크게 차이나지 않는 만큼 충분히 성공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다"며 "질 좋고 저렴한 제품을 수출하면 그 나라 의료 수준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의미 있는 산업"이라고 말했다.
공장 사후서비스(AS)실에 가보니 각각 1984년, 1983년에 제조된 검진대 2대가 입고돼 수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20년도 더 된 제품이지만 제품 신뢰성을 위해 AS를 해주고 있다. 이 검진대를 맡긴 서울 유명 여성전문병원은 단골 고객으로 계속 이 회사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김 상무는 "5년 전과 비교해도 상대가 안될 정도로 기술력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며 "앞선 기술력은 물론, 오랫동안 신뢰받는 제품으로 국산 제품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 직원 모두가 자부심을 갖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JW중외메디칼은 1972년 설립된 의료기기 전문 기업으로, 2008년 3월 충주시 제2산업단지 내 총 1만8000㎡ 부지에 충주 공장을 건립했다. 이 공장은 GMP(우수의약품 제조관리 기준), ISO9001(국제품질경영시스템), ISO13485(의료기기 품질경영시스템) 등 인증을 받았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 CE, 중국 CCC 등 국제 기준에 맞는 설비와 시스템을 갖췄다.
남도영기자 namdo0@
지난 10일 오후 충북 충주 시내에서 자동차로 10분 정도 달려 도착한 JW중외메디칼 생산 공장. 안으로 들어서자 신형 검진대 시제품 제작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었다.
검진대는 산부인과에서 여성들이 앉아 검진을 받는 의료장비다. 기존 제품은 일일이 레버를 돌려 받침대 높이와 방향을 조절해야 했던 것과 달리 신형 제품은 리모컨으로 모든 조절을 할 수 있다. 또 환자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의료진과의 신체 접촉을 최대한 줄이고 시선이 마주치지 않도록 디자인했다. 한 번 검진 받은 환자의 정보는 메모리에 저장돼 다음부터는 별도 조작 없이 바로 검진이 가능하다.
검진대 개발팀 김현창 대리는 "조사해보니 산부인과 검진 시 수치심을 느끼는 여성이 의외로 많았다"며 "환자들의 불편을 덜기 위해 제품 개발 과정에서 동작 속도에 가장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공장 한쪽에서는 아직 조립이 끝나지 않은 검진대가 쉴 새 없이 위 아래로 움직이고 있었다. 사람이 앉았을 때와 같은 압력을 받도록 무게를 맞춘 추를 올리고 정해진 프로그램에 따라 48시간 동안 동작 시험을 거친 후 조립을 마친다.
JW중외메디칼이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한 인큐베이터는 실제 병원 환경과 똑같이 만든 테스트룸에서 3일 동안 시험을 거치고, 디지털 엑스레이도 한 대 당 2주 동안의 시험을 거쳐야 비로소 출고한다.
승용운 의료기기생산부장은 "성격 급한 한국 사람 특성상 주문하면 바로 보내달라는 고객도 많지만 불량률을 줄이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철저히 테스트를 거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공장에서 JW중외메디칼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인큐베이터'를 비롯, 디지털 엑스레이, 무영등, 수술대, 검진대 등 연간 1000대 이상의 국산 의료기기를 생산하고 있다.
의료기기는 최근 대표적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꼽히며 대기업들도 잇따라 진출하고 있지만 무역수지 6억3000만달러 적자(식품의약품안전처 2012년 기준)가 보여주듯 외산 제품 위주로 시장이 형성돼 있다. 국내 업체들은 대부분 영세해 긴 기간과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연구개발에 쉽게 뛰어들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JW중외메디칼은 지속적인 투자로 의료기기 국산화에 도전, 고가 수입 제품과 견줘도 손색없는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대를 무기로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승 부장은 가장 기억에 남는 개발 제품으로 LED 무영등을 꼽았다. 무영등은 수술할 때 그림자가 생기지 않도록 여러 방향에서 빛을 비춰주는 장치다. 제품 개발 결정을 내렸을 당시만 해도 국내에는 할로겐 무영등만 있었고, 해외 업체들이 LED 제품 개발에 나선다는 정보만 있는 상황이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2년간 공들인 끝에 2011년 제품을 내놓자 순식간에 국내 점유율 1위로 올라섰다. 최근 중국산 저가 LED 무영등이 나오기 시작했지만 회사는 지난해 말 최초로 HD카메라를 장착한 신형 LED 무영등을 출시하면서 한 번 더 앞서가고 있다.
생산과 연구개발을 총괄하는 김준형 R&D생산부 상무는 "개발과 생산, 영업 직원들이 각자 역할에 머물지 않고 더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스스럼없이 뭉치는 분위기를 만든 것이 우수한 기술력 확보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영업사원들이 고객들과 환자들에게 피드백을 받아 개발팀에 알려주면, 개선 방법을 생산팀이 함께 고민한다. 이같은 협업이 현장 적응력이 뛰어난 제품 개발의 원동력이 된 것.
김 상무는 "지난해부터 특허 확보 등 글로벌 진출 준비를 본격적으로 하고 있다"며 "올해부터 우선 개도국을 중심으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능은 선진국 제품에 뒤지지 않으면서 가격은 중국산 제품과 비교해도 크게 차이나지 않는 만큼 충분히 성공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다"며 "질 좋고 저렴한 제품을 수출하면 그 나라 의료 수준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의미 있는 산업"이라고 말했다.
공장 사후서비스(AS)실에 가보니 각각 1984년, 1983년에 제조된 검진대 2대가 입고돼 수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20년도 더 된 제품이지만 제품 신뢰성을 위해 AS를 해주고 있다. 이 검진대를 맡긴 서울 유명 여성전문병원은 단골 고객으로 계속 이 회사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김 상무는 "5년 전과 비교해도 상대가 안될 정도로 기술력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며 "앞선 기술력은 물론, 오랫동안 신뢰받는 제품으로 국산 제품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 직원 모두가 자부심을 갖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JW중외메디칼은 1972년 설립된 의료기기 전문 기업으로, 2008년 3월 충주시 제2산업단지 내 총 1만8000㎡ 부지에 충주 공장을 건립했다. 이 공장은 GMP(우수의약품 제조관리 기준), ISO9001(국제품질경영시스템), ISO13485(의료기기 품질경영시스템) 등 인증을 받았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 CE, 중국 CCC 등 국제 기준에 맞는 설비와 시스템을 갖췄다.
남도영기자 namdo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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