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구멍이 거대한 댐을 붕괴시켰다. 전산 용역회사 직원의 USB가 2014년 대한민국의 금융신용 댐을 거의 붕괴시킨 모양이다. 이 사건으로, 세계가 칭송하고 있는 정보화 우등생 국가의 이미지도 타격을 받을 것 같다.
이 사태는 1994년의 성수대교 붕괴사고와 1995년 삼풍 아파트 붕괴사고를 연상시킨다. 이들 붕괴가 산업화 과정에서 전 세계가 부러워했던 고도성장 직후에 발생한 사건이었다면, 2014년 카드회사의 개인정보 유출사건은 정보화 사회에서 최우등생으로 등극한 이후에 발생한 사건이다. 성수대교 붕괴사건 이후, 교량 안전이 정책의 최우선 과제가 되고 철저한 대책이 마련된 이후, 교량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거의 사라졌다.카드 사태도 이번을 계기로, 제대로 된 정책을 세워서 노력한다면, 전화위복의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다. 탄탄한 신용정보 댐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정보관리에서의 `비정상의 정상화'를 이루어야 한다.
신용정보관리에서의 정상화는 개인정보보호법에서 정하고 있는 규정과 원칙을 철저히 지키는 데에서 출발해야 한다.
첫째, 정보수집 목적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최소한의 데이터 항목을 수집해야 한다는 `최소수집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
둘째, `수집 목적 외 사용금지 원칙'을 지켜야 한다. 수집한 기관이 타 기관에 데이터를 이관시킬 때에는 반드시 이유를 명시하여 개인의 동의를 얻어야 하고, 동시에 관련기관의 승인을 얻도록 해야 한다. 지금까지 관행처럼 되어 있는 `포괄적 동의`는 이 원칙에 위배되기 때문에 폐기되어야 한다.
셋째,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기관은 무슨 목적으로 어떤 항목의 데이터를 수집하는지를 개인에게 공개해야 하고, 본인의 열람요청이 있는 경우에는 열람을 허용하고, 정정요구가 있으면 받아들여야 한다.
넷째, 개인정보가 유출된 경우, 관리기관은 지체 없이 개인과 관계기관에 그 사실을 알리고, 대책을 신속히 마련하여야 한다.
다섯째, 개인정보를 관리하는 기관에서는 암호화 등 전문성과 보안성을 전담하는 전담인원을 확보하고, 이들 업무의 `외주를 최소화' 해야 한다. 이번 카드 사태도 외주를 받은 업체의 직원에 의하여 발생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여섯째, 개인정보를 부실하게 관리한 기관에 대해서는 책임을 더 엄격히 물어야 한다. 사정당국은 소위 정보 `장물아비'인 브로커를 철저히 단속하여 뿌리를 뽑고, 부정한 정보 이용자에 대해서도 처벌규정을 만들어서,훔친 정보시장의 형성을 근원적으로 막아야 할 것이다.
일곱째, 국제공조체제를 구축하여 국제적 범죄피난처를 없애야 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부도 몇가지 조치를 내 놓고 있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이들 대책이 일과성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지금 관행처럼 되어 있는 이들 비정상적 관행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위에서 지적한 원칙이 반드시 뿌리를 내려야 한다.
전문성과 강제성을 필요로 하는 개인정보보호 행정에서는 현재와 같이 분야별 기능별로 각기 다른 부처가 분산적으로 행정을 담당하면 실효성 있는 정책을 펼 수 없다.
가능하면 종합 컨트롤 타워를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하여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 이것이 불가능하면, 현재 법정 위원회로 되어 있는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기능을 재정비하여 컨트롤 타워 기능을 부여해야 한다. 위기는 기회이기도 하다. 현재의 위기를 제대로 넘기면, 우리나라는 전자정부와 정보화 1등 국가에 걸맞은 신용사회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다.
해결책은 먼 곳에 있지 않다. 개인정보보호법에서 정한 규정과 원칙이 지켜지고, 모든 기관이 제 기능을 할 때에, 개미구멍은 매워지고 새로운 신용사회의 댐이 튼튼히 구축될 것이다.
안문석 국가지식DB포럼의장ㆍ고려대 석좌교수
이 사태는 1994년의 성수대교 붕괴사고와 1995년 삼풍 아파트 붕괴사고를 연상시킨다. 이들 붕괴가 산업화 과정에서 전 세계가 부러워했던 고도성장 직후에 발생한 사건이었다면, 2014년 카드회사의 개인정보 유출사건은 정보화 사회에서 최우등생으로 등극한 이후에 발생한 사건이다. 성수대교 붕괴사건 이후, 교량 안전이 정책의 최우선 과제가 되고 철저한 대책이 마련된 이후, 교량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거의 사라졌다.카드 사태도 이번을 계기로, 제대로 된 정책을 세워서 노력한다면, 전화위복의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다. 탄탄한 신용정보 댐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정보관리에서의 `비정상의 정상화'를 이루어야 한다.
신용정보관리에서의 정상화는 개인정보보호법에서 정하고 있는 규정과 원칙을 철저히 지키는 데에서 출발해야 한다.
첫째, 정보수집 목적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최소한의 데이터 항목을 수집해야 한다는 `최소수집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
둘째, `수집 목적 외 사용금지 원칙'을 지켜야 한다. 수집한 기관이 타 기관에 데이터를 이관시킬 때에는 반드시 이유를 명시하여 개인의 동의를 얻어야 하고, 동시에 관련기관의 승인을 얻도록 해야 한다. 지금까지 관행처럼 되어 있는 `포괄적 동의`는 이 원칙에 위배되기 때문에 폐기되어야 한다.
셋째,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기관은 무슨 목적으로 어떤 항목의 데이터를 수집하는지를 개인에게 공개해야 하고, 본인의 열람요청이 있는 경우에는 열람을 허용하고, 정정요구가 있으면 받아들여야 한다.
넷째, 개인정보가 유출된 경우, 관리기관은 지체 없이 개인과 관계기관에 그 사실을 알리고, 대책을 신속히 마련하여야 한다.
다섯째, 개인정보를 관리하는 기관에서는 암호화 등 전문성과 보안성을 전담하는 전담인원을 확보하고, 이들 업무의 `외주를 최소화' 해야 한다. 이번 카드 사태도 외주를 받은 업체의 직원에 의하여 발생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여섯째, 개인정보를 부실하게 관리한 기관에 대해서는 책임을 더 엄격히 물어야 한다. 사정당국은 소위 정보 `장물아비'인 브로커를 철저히 단속하여 뿌리를 뽑고, 부정한 정보 이용자에 대해서도 처벌규정을 만들어서,훔친 정보시장의 형성을 근원적으로 막아야 할 것이다.
일곱째, 국제공조체제를 구축하여 국제적 범죄피난처를 없애야 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부도 몇가지 조치를 내 놓고 있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이들 대책이 일과성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지금 관행처럼 되어 있는 이들 비정상적 관행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위에서 지적한 원칙이 반드시 뿌리를 내려야 한다.
전문성과 강제성을 필요로 하는 개인정보보호 행정에서는 현재와 같이 분야별 기능별로 각기 다른 부처가 분산적으로 행정을 담당하면 실효성 있는 정책을 펼 수 없다.
가능하면 종합 컨트롤 타워를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하여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 이것이 불가능하면, 현재 법정 위원회로 되어 있는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기능을 재정비하여 컨트롤 타워 기능을 부여해야 한다. 위기는 기회이기도 하다. 현재의 위기를 제대로 넘기면, 우리나라는 전자정부와 정보화 1등 국가에 걸맞은 신용사회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다.
해결책은 먼 곳에 있지 않다. 개인정보보호법에서 정한 규정과 원칙이 지켜지고, 모든 기관이 제 기능을 할 때에, 개미구멍은 매워지고 새로운 신용사회의 댐이 튼튼히 구축될 것이다.
안문석 국가지식DB포럼의장ㆍ고려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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