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출고가-과열경쟁 `악순환`
■ 단말기유통법 바로보기 "거품은 빼고, 경쟁활성화 해법 찾아라"
(상) 단말기유통법, 보조금 없애는 법 아니다
한해 2000만대 이상의 휴대폰이 판매되는 국내 휴대폰 단말기 유통망은 이동통신사와 직접 계약을 맺은 대리점, 그리고 대리점과 계약을 맺은 판매점으로 이중삼중으로 촘촘히 연결돼 있다.
대리점(대형마트, 가전양판점 포함)은 시장상황과 무관하게 일정수준을 유지하지만, 판매점은 진입 장벽이 낮고 업종전환도 쉬워 시장상황에 따라 증감을 반복한다. 전국 휴대폰 대리점과 판매점 수는 약 3만2000개로, 편의점(2만5000개)이나 PC방(1만5000개), 주유소(1만3000개)보다 많다.
국내 단말기 유통과 관련해 가장 쟁점이 되고 있는 부분은 보조금이다. 보조금은 유통망(대리점, 판매점 포함)에서 이용자에게 지급하는 단말기 가격 할인액이나 현금 지급액으로, 이동통신사와 제조사가 지원하는 재원을 바탕으로 형성된다. 이통사는 약정보조금 이외에 대리점에 정책장려금, 관리수수료 등을 지급하고, 제조사는 이통사에게 휴대폰을 공급하면서 제조사 장려금 형식으로 할인해 판매하거나 직접 대리점에 장려금을 지급한다.
전문가들은 보조금을 활용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설명한다. 다만, 이통사ㆍ제조사는 물론 각 유통점별로 그 폭이 너무 크다는 데 문제가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동일 단말기라도 시기, 장소, 지역 등에 따라 200∼300%가 넘는 가격 차이가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에는 통상적인 이통사의 보조금 이외에 단말기 출고가와 제조사의 장려금이 단말기 유통시장의 큰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볼 때 현격이 높은 스마트폰 출고가를 현실화하는 방안이 큰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2013년 3월)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되는 프리미엄폰(643.3달러)과 베이직폰(182.8달러)의 평균 공급가 모두 세계 48개국 중 2위로 매우 높다. 또 스트래티지애널리스틱스(2013년 7월)에 따르면, 국내 휴대폰 평균 공급가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415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시장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상일 새누리당 의원실이 최근 서울시내 128개 휴대폰 대리점의 판매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판매직원의 38.7%가 통신시장이 과열된 가장 큰 이유로 `높은 단말기 가격'을 꼽았다. 통상 시장의 과열을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아온 `보조금 과열경쟁'(25.5%)은 그 뒤를 이었다. 또한 통신시장을 안정시키는데 가장 필요한 것에 대해서는 판매직원의 38.5%가 `단말기 가격인하'라고 답했으며, `시장논리에 맞춘 자율시장경쟁 형성'(22.3%)이 뒤를 이었다.
정부는 이같이 높은 휴대폰 출고가를 낮추기 위해 제조사의 장려금 사용을 투명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제조사 장려금은 통상, 이통사를 통해 쓰이거나 대리점 등에 직접 제공되는데, 불투명한 장려금 사용이 가격변별력을 떨어뜨려 제조사가 높은 출고가를 유지할 수 있는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높은 단말기 출고가가 결국, 이통사ㆍ제조사의 높은 보조금 경쟁으로 이어지고, 이같은 악순환이 오히려 소비자의 선택권을 떨어뜨리고 공정경쟁을 차단한다는 지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강동식기자 dskang@
▶강동식기자의 블로그 바로가기
(상) 단말기유통법, 보조금 없애는 법 아니다
한해 2000만대 이상의 휴대폰이 판매되는 국내 휴대폰 단말기 유통망은 이동통신사와 직접 계약을 맺은 대리점, 그리고 대리점과 계약을 맺은 판매점으로 이중삼중으로 촘촘히 연결돼 있다.
대리점(대형마트, 가전양판점 포함)은 시장상황과 무관하게 일정수준을 유지하지만, 판매점은 진입 장벽이 낮고 업종전환도 쉬워 시장상황에 따라 증감을 반복한다. 전국 휴대폰 대리점과 판매점 수는 약 3만2000개로, 편의점(2만5000개)이나 PC방(1만5000개), 주유소(1만3000개)보다 많다.
국내 단말기 유통과 관련해 가장 쟁점이 되고 있는 부분은 보조금이다. 보조금은 유통망(대리점, 판매점 포함)에서 이용자에게 지급하는 단말기 가격 할인액이나 현금 지급액으로, 이동통신사와 제조사가 지원하는 재원을 바탕으로 형성된다. 이통사는 약정보조금 이외에 대리점에 정책장려금, 관리수수료 등을 지급하고, 제조사는 이통사에게 휴대폰을 공급하면서 제조사 장려금 형식으로 할인해 판매하거나 직접 대리점에 장려금을 지급한다.
전문가들은 보조금을 활용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설명한다. 다만, 이통사ㆍ제조사는 물론 각 유통점별로 그 폭이 너무 크다는 데 문제가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동일 단말기라도 시기, 장소, 지역 등에 따라 200∼300%가 넘는 가격 차이가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에는 통상적인 이통사의 보조금 이외에 단말기 출고가와 제조사의 장려금이 단말기 유통시장의 큰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볼 때 현격이 높은 스마트폰 출고가를 현실화하는 방안이 큰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2013년 3월)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되는 프리미엄폰(643.3달러)과 베이직폰(182.8달러)의 평균 공급가 모두 세계 48개국 중 2위로 매우 높다. 또 스트래티지애널리스틱스(2013년 7월)에 따르면, 국내 휴대폰 평균 공급가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415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시장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상일 새누리당 의원실이 최근 서울시내 128개 휴대폰 대리점의 판매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판매직원의 38.7%가 통신시장이 과열된 가장 큰 이유로 `높은 단말기 가격'을 꼽았다. 통상 시장의 과열을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아온 `보조금 과열경쟁'(25.5%)은 그 뒤를 이었다. 또한 통신시장을 안정시키는데 가장 필요한 것에 대해서는 판매직원의 38.5%가 `단말기 가격인하'라고 답했으며, `시장논리에 맞춘 자율시장경쟁 형성'(22.3%)이 뒤를 이었다.
정부는 이같이 높은 휴대폰 출고가를 낮추기 위해 제조사의 장려금 사용을 투명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제조사 장려금은 통상, 이통사를 통해 쓰이거나 대리점 등에 직접 제공되는데, 불투명한 장려금 사용이 가격변별력을 떨어뜨려 제조사가 높은 출고가를 유지할 수 있는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높은 단말기 출고가가 결국, 이통사ㆍ제조사의 높은 보조금 경쟁으로 이어지고, 이같은 악순환이 오히려 소비자의 선택권을 떨어뜨리고 공정경쟁을 차단한다는 지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강동식기자 ds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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