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구책을 마련하고는 있으나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최근 만난 금융지주사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하소연이다. 그동안 대내외적인 경기 불안에도 불구 승승장구 해 온 금융지주사들이 대체 왜 이런 고민을 하는 것일까.
사연은 이렇다. 저금리 기조로 주력 계열사인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하면서 실적이 `반토막' 났다. 지속되는 경기 침체로 향후 실적 개선도 장담할 수 없다. 설상가상으로 새 정부의 금융지주 재편 논의와 경제민주화 바람까지 겹치면서 경영 환경 전반이 살얼음판이다. 그런데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일면 이해가 간다. 사실 1분기 금융지주사들의 실적 감소폭은 예사롭지 않은 수준이다. 하나금융의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78.2%나 줄었고, 우리금융도 같은 기간 67.8%가 하락했다. 신한금융과 KB금융도 전년대비 30% 이상 마이너스 성장했다. 특히 핵심 수익인 NIM이 하락하며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하나금융의 NIM이 1.99%로 1%대로 추락했고, 우리금융도 전년 동기대비 0.36%포인트 하락한 2.18%를 기록하며 1%대를 코앞에 두고 있다. 신한금융과 KB금융도 각각 전년보다 0.24%포인트씩 감소한 2.33%와 2.73%에 그쳤다.
실적 개선의 모멘텀이 없다는 말도 맞다. 현재의 경기 여건을 감안할 때 NIM 하락의 주요인인 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5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하라도 할 경우 상황은 더 나빠질 것이다.
금융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금융지주 새 판 짜기도 분명 변수다. 금융위원회가 현재 운영 중인금융지주 재편 태스크포스(TF)의 결과에 따라 금융지주사들은 각종 현안을 다시 점검하고 추진해야 할지도 모른다.
직접적인 표현은 하지 않고 있지만 새 정부의 서민금융 확대, 중소기업 금융지원, 정년 연장 등 경제민주화 법안 시행과 정책들도 부담일 것이다. 당장 대출금리 인하 압박 여론이 커지고 있으며, 정년 연장은 비용 확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모든 상황을 감안한다 해도 금융지주사들의 현재 고민은 분명 문제가 있다. 그동안의 10년 가까운 호황에 안주해 신성장동력을 찾는데 게을리 했다는 방증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가 글로벌 경쟁력이다. 13년 전 스탠다드차타드(SC) 은행은 KB국민은행 등 국내 금융기관과 자산규모 등에서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SC은행이 13년 동안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며 세계적인 금융기관으로 성장한 반면, 우리 은행들은 제자리걸음을 반복하며 `우물 안 개구리'에 만족했다.
이제라도 금융지주사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신성장동력을 찾아 경쟁력을 키우길 바란다. 해법은 멀리 있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어윤대 KB금융 회장이 연임 포기 기자간담회에서 한 발언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어 회장은 "한국 금융의 90% 이상이 인터넷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KB국민은행이 1200개 이상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지만 지점을 방문하는 고객은 전체의 10%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이 이미 디지털, 스마트로 변모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벌써 금융권의 스마트 열풍이 한풀 꺾인 것 같아 우려스럽다. 일례로 지난해 은행들이 잇따라 설립을 추진했던 무인 지향점포인 `스마트 브랜치'가 올 들어 외환은행을 제외하고 시중은행에서는 지난 3월 신한은행이 홍익대학교에 `S20 홍익대 스마트존'을 오픈한 게 전부다. 스마트 혁명에서 늦춰지면 우리 금융산업은 또다시 10년을 잃어버릴 수 있다. 거센 파도가 몰려 올 때 최선의 방법은 그 파도를 정면으로 타는 것이다.
한민옥 정경금융부 차장
사연은 이렇다. 저금리 기조로 주력 계열사인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하면서 실적이 `반토막' 났다. 지속되는 경기 침체로 향후 실적 개선도 장담할 수 없다. 설상가상으로 새 정부의 금융지주 재편 논의와 경제민주화 바람까지 겹치면서 경영 환경 전반이 살얼음판이다. 그런데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일면 이해가 간다. 사실 1분기 금융지주사들의 실적 감소폭은 예사롭지 않은 수준이다. 하나금융의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78.2%나 줄었고, 우리금융도 같은 기간 67.8%가 하락했다. 신한금융과 KB금융도 전년대비 30% 이상 마이너스 성장했다. 특히 핵심 수익인 NIM이 하락하며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하나금융의 NIM이 1.99%로 1%대로 추락했고, 우리금융도 전년 동기대비 0.36%포인트 하락한 2.18%를 기록하며 1%대를 코앞에 두고 있다. 신한금융과 KB금융도 각각 전년보다 0.24%포인트씩 감소한 2.33%와 2.73%에 그쳤다.
실적 개선의 모멘텀이 없다는 말도 맞다. 현재의 경기 여건을 감안할 때 NIM 하락의 주요인인 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5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하라도 할 경우 상황은 더 나빠질 것이다.
금융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금융지주 새 판 짜기도 분명 변수다. 금융위원회가 현재 운영 중인금융지주 재편 태스크포스(TF)의 결과에 따라 금융지주사들은 각종 현안을 다시 점검하고 추진해야 할지도 모른다.
직접적인 표현은 하지 않고 있지만 새 정부의 서민금융 확대, 중소기업 금융지원, 정년 연장 등 경제민주화 법안 시행과 정책들도 부담일 것이다. 당장 대출금리 인하 압박 여론이 커지고 있으며, 정년 연장은 비용 확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모든 상황을 감안한다 해도 금융지주사들의 현재 고민은 분명 문제가 있다. 그동안의 10년 가까운 호황에 안주해 신성장동력을 찾는데 게을리 했다는 방증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가 글로벌 경쟁력이다. 13년 전 스탠다드차타드(SC) 은행은 KB국민은행 등 국내 금융기관과 자산규모 등에서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SC은행이 13년 동안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며 세계적인 금융기관으로 성장한 반면, 우리 은행들은 제자리걸음을 반복하며 `우물 안 개구리'에 만족했다.
이제라도 금융지주사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신성장동력을 찾아 경쟁력을 키우길 바란다. 해법은 멀리 있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어윤대 KB금융 회장이 연임 포기 기자간담회에서 한 발언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어 회장은 "한국 금융의 90% 이상이 인터넷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KB국민은행이 1200개 이상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지만 지점을 방문하는 고객은 전체의 10%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이 이미 디지털, 스마트로 변모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벌써 금융권의 스마트 열풍이 한풀 꺾인 것 같아 우려스럽다. 일례로 지난해 은행들이 잇따라 설립을 추진했던 무인 지향점포인 `스마트 브랜치'가 올 들어 외환은행을 제외하고 시중은행에서는 지난 3월 신한은행이 홍익대학교에 `S20 홍익대 스마트존'을 오픈한 게 전부다. 스마트 혁명에서 늦춰지면 우리 금융산업은 또다시 10년을 잃어버릴 수 있다. 거센 파도가 몰려 올 때 최선의 방법은 그 파도를 정면으로 타는 것이다.
한민옥 정경금융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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