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국제적으로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 이달 초에는 화성 탐사선 큐리오시티호가 보내온 중대한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예고를 했었다. 그러나 생명의 존재를 확인했을 것이라는 기대는 공연한 것이었다. 비소를 이용해서 살아가는 박테리아를 발견했다고 호들갑을 떨었던 2010년의 엉터리 발표를 기억나게 만드는 일이었다.
태양계에 외계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손꼽히던 행성이 바로 화성이었다. 다른 행성과는 다른 움직임과 유난히 붉은 색을 가진 행성은 오래 전부터 기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별난 행성이었다. 망원경이 등장한 후에는 북극과 남극에 엄청난 양의 얼음이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생명 존재의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 것처럼 보였다.
실제로 화성의 궤도는 태양계에서 생명이 존재할 수 있는 경계면을 지난다. 화성보다 더 멀리 있는 행성에서는 태양빛이 너무 약해서 생명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그러나 화성에서 우리처럼 높은 지능을 가진 외계인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화성의 대기가 너무 희박하다는 것이 생물의 진화에 심각한 문제가 된다. 결국 화성에 생명이 존재할 수는 있겠지만, 화성의 생명은 고작 박테리아처럼 단순한 수준의 단세포 형태일 수밖에 없다.
지난 8월에 화성에 도착한 큐리오시티호의 중요한 임무 중 하나가 바로 그런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이었다. 결국 박테리아의 존재를 직접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화학적 방법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큐리오시티호에 탑재된 화학광물 분석기(CheMin)와 화성시료분석기(SAM)가 바로 그런 분석 장비들이다.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하는지를 확인하고, 탄소로 만들어진 유기물의 흔적을 찾아내는 것이 목표다.
화성에 상당한 양의 물이 존재한다는 것은 이미 여러 차례 확인된 사실이다. 화성에 존재하는 물은 대부분 거대한 빙하로 존재한다. 남극에 있는 빙하가 모두 녹아서 액체가 된다면 화성의 표면은 10미터 이상의 깊이를 가진 거대한 바다가 될 정도라고 한다. 그러나 화성의 대기압이 너무 낮기 때문에 액체 상태의 물은 모두 기체로 증발해버릴 수밖에 없다.
화성에 존재하는 액체의 물은 표면을 덮고 있는 토양 밑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큐리오시티호의 분석에 따르면 화성의 토양에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물이 액체로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토양 속 깊은 곳에도 얼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런 얼음이 녹아서 생기는 수분을 이용해서 살아가는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지구상의 사막에서도 지하에서 올라오는 수분을 이용하는 생물이 존재한다.
화성의 표면에 쌓인 먼지와 비결정질의 모래를 큐리오시티호의 SAM에 설치된 소형 오븐에 넣어 가열하는 과정에서 방출된 기체 성분을 분석한 결과도 공개됐다. 놀랍게도 황과 염소의 화합물이 확인되었고, 특히 탄소 원자에 수소와 염소가 결합된 염화메탄의 존재도 확인되었다. 유기물이 메탄의 유도체가 발견되었다는 것은 놀라운 결과일 수도 있다.
그런데 이번에 검출된 염화메탄의 탄소가 본래부터 화성에 존재하는 것이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큐리오시티호의 탄소 성분에서 만들어진 것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NASA의 옹색한 변명이다. 결국 이번에 공개된 큐리오시티호의 탐사 결과에서는 화성에 생명이 존재한다는 확실한 증거를 찾아내지는 못한 셈이다.
드넓은 우주 공간에 지구만이 생명이 존재하는 유일한 행성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우주 공간에 인간처럼 높은 지능을 가진 생명체가 존재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우주 공간에서 지적 생명체의 존재를 찾아내기 위한 전 지구적 규모의 실험도 진행되고 있다.
이덕환(서강대 교수, 대한화학회 회장)
태양계에 외계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손꼽히던 행성이 바로 화성이었다. 다른 행성과는 다른 움직임과 유난히 붉은 색을 가진 행성은 오래 전부터 기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별난 행성이었다. 망원경이 등장한 후에는 북극과 남극에 엄청난 양의 얼음이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생명 존재의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 것처럼 보였다.
실제로 화성의 궤도는 태양계에서 생명이 존재할 수 있는 경계면을 지난다. 화성보다 더 멀리 있는 행성에서는 태양빛이 너무 약해서 생명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그러나 화성에서 우리처럼 높은 지능을 가진 외계인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화성의 대기가 너무 희박하다는 것이 생물의 진화에 심각한 문제가 된다. 결국 화성에 생명이 존재할 수는 있겠지만, 화성의 생명은 고작 박테리아처럼 단순한 수준의 단세포 형태일 수밖에 없다.
지난 8월에 화성에 도착한 큐리오시티호의 중요한 임무 중 하나가 바로 그런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이었다. 결국 박테리아의 존재를 직접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화학적 방법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큐리오시티호에 탑재된 화학광물 분석기(CheMin)와 화성시료분석기(SAM)가 바로 그런 분석 장비들이다.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하는지를 확인하고, 탄소로 만들어진 유기물의 흔적을 찾아내는 것이 목표다.
화성에 상당한 양의 물이 존재한다는 것은 이미 여러 차례 확인된 사실이다. 화성에 존재하는 물은 대부분 거대한 빙하로 존재한다. 남극에 있는 빙하가 모두 녹아서 액체가 된다면 화성의 표면은 10미터 이상의 깊이를 가진 거대한 바다가 될 정도라고 한다. 그러나 화성의 대기압이 너무 낮기 때문에 액체 상태의 물은 모두 기체로 증발해버릴 수밖에 없다.
화성에 존재하는 액체의 물은 표면을 덮고 있는 토양 밑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큐리오시티호의 분석에 따르면 화성의 토양에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물이 액체로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토양 속 깊은 곳에도 얼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런 얼음이 녹아서 생기는 수분을 이용해서 살아가는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지구상의 사막에서도 지하에서 올라오는 수분을 이용하는 생물이 존재한다.
화성의 표면에 쌓인 먼지와 비결정질의 모래를 큐리오시티호의 SAM에 설치된 소형 오븐에 넣어 가열하는 과정에서 방출된 기체 성분을 분석한 결과도 공개됐다. 놀랍게도 황과 염소의 화합물이 확인되었고, 특히 탄소 원자에 수소와 염소가 결합된 염화메탄의 존재도 확인되었다. 유기물이 메탄의 유도체가 발견되었다는 것은 놀라운 결과일 수도 있다.
그런데 이번에 검출된 염화메탄의 탄소가 본래부터 화성에 존재하는 것이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큐리오시티호의 탄소 성분에서 만들어진 것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NASA의 옹색한 변명이다. 결국 이번에 공개된 큐리오시티호의 탐사 결과에서는 화성에 생명이 존재한다는 확실한 증거를 찾아내지는 못한 셈이다.
드넓은 우주 공간에 지구만이 생명이 존재하는 유일한 행성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우주 공간에 인간처럼 높은 지능을 가진 생명체가 존재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우주 공간에서 지적 생명체의 존재를 찾아내기 위한 전 지구적 규모의 실험도 진행되고 있다.
이덕환(서강대 교수, 대한화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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