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는 개인의 사생활을 보호하고 개인들의 주체적인 의사결정권을 위해 반드시 보호되어야 한다. 최근 개인정보보호법이 발효되면서 정보시스템 관련 산업에서는 보안이 주요 관심 영역이 되었으며, 이러한 현상은 보건의료분야 역시 다르지 않다. 현행 법률은 개인정보와 건강정보에 대한 구분이 모호하게 정의되어 마치 개인정보 보호와 보건의료연구가 창과 방패와 같이 모순되는 개념으로 이해되고 있어 진료기록을 이용한 보건의료 연구가 개인의 정보를 침해하는 것으로 잘못 해석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정보기술의 발전으로 종이 차트에 기록되던 많은 진료기록이 전자의무기록(EMR, Electronic Medical Record) 시스템에 데이터로 저장되고 필름으로 판독하던 의료용 영상정보들이 PACS(Picture Archiving and Communication System) 시스템을 이용하여 CD로 복사되는 디지털 환경으로 변화하였다. 또한 스마트폰과 보건의료용 센서의 발전으로 개인의 건강과 관련된 다양한 보건의료정보들이 병원의 경계를 넘어 병원외부에도 수집, 저장될 수 있는 환경으로 변화되고 있다. 이러한 보건의료정보의 수집 및 관리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건강정보를 활용한 보건의료연구가 가능하게 되었으며 그 범위도 단일 의료기관을 넘어서 여러 기관의 데이터를 통합하여 분석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최근 빅데이터와 관련된 새로운 기술들이 대두되면서 방대한 데이터를 통합하고 분석하여 보건의료분야에 도움이 되는 임상 가이드라인도 개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이런 기술의 발전과 고려하여야 할 것이 바로 환자들의 개인정보 보안이다. 특히 병원에 저장되어있는 진료 정보에는 개인 신상에 관련된 중요한 정보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으며 특히 외부로 알려질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는 건강정보들이 포함되어 있다. 개인정보보호법 제 1조에 따르면 개인정보의 수집ㆍ유출ㆍ오용ㆍ남용으로부터 사생활의 비밀 등을 보호함으로써 국민의 권리와 이익을 증진하고, 나아가 개인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하기 위하여 개인정보 처리에 관한 사항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하였다. 이때 `개인정보'란 살아 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로서 성명, 주민등록번호 및 영상 등을 통하여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이며 해당 정보만으로는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더라도 다른 정보와 쉽게 결합하여 알아볼 수 있는 것을 포함한다고 하였다. 따라서 개인정보처리자는 개인정보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동의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개인정보보호법과는 별개로 2010년 보건복지가족부는 의료기관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을 제정하였는데 이 가이드라인에서는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에 대해서는 암호화와 익명화 과정을 거친 후 연구에 사용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한편, 보건의료연구는 국민 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는 새로운 수술법, 신약과 의료 기기를 개발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분야이다. 특히 환자들의 과거 진료 기록을 분석하여 수술법이나 의약품의 부작용을 연구는 방법은 매우 보편적인 연구 방법이었다. 그런데 개인정보 보호법에서는 개인정보와 건강정보를 매우 애매하게 정의하고 있어 건강정보를 활용한 보건의료연구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특히, 2012년 9월에 행정안전부와 보건복지가족부가 함께 발간한 의료기관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에는 개인정보의 예시에 키ㆍ몸무게ㆍ건강상태ㆍ진료기록ㆍ신체장애ㆍ장애등급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건강정보는 환자번호와 같은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가 익명화되거나 삭제되어 있다면 개인을 식별할 수 없는 정보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정보를 모두 개인정보로 포괄적으로 정의하고 있어 보건의료 분야의 연구가 위축되지 않을 지 우려된다. 이는 개인정보와 건강정보를 구분하지 않고 포괄적으로 정의하고 있고 건강정보를 의학 연구 분야에 활용하는 것에 대한 규정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여진다. 만약 익명화된 건강정보도 개인정보로 규정할 경우 법령과 가이드라인에 따라 대규모 보건의료 정보를 이용한 보건의료 연구는 불가능하다고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건강정보 중에 어떤 정보가 개인정보이고 어떤 정보가 연구에 사용할 수 있는 건강정보인가? 그리고, 이러한 정보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어떤 절차가 필요한가? 미국의 경우 이러한 민감한 건강정보를 의료정보보안에 관한 가장 대표적인 법률인 HIPAA에서는 민감 건강정보(Protected Health Information)라고 정의하고 있다. 민감건강정보에는 18개 항목이 포함되는데 이름, 사회보장등록번호, 진료기록번호, 피보험자번호, 전화번호, 팩스번호, 전자메일주소, 웹의 URL, 인터넷프로토콜(IP)주소, 계좌번호, 자격/면허증번호,자동차 번호판, 의료기기 고유번호, 지문이나 음성과 같은 생물학적 정보, 얼굴 사진, 기타 고유한 식별정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 외에도 주소는 인구 2만 명 이하의 주소도 민감 건강정보이며, 날짜 정보, 나이도 90세 이상인 경우 90대로 사용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반하여 국내의 경우 개인정보보호법 이외에 보건의료 연구에서의 건강정보 활용에 관한 규정은 아직 개발되어 있지 않다. 관련법에서는 연구를 위한 경우에는 개인식별자를 익명화할 경우 사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개인정보와 건강정보의 구분이 불명확하기 때문에 익명화해야 하는 개인정보의 범위도 불명확하다.국민건강 향상을 위해 보건의료연구와 개인정보보호를 더 이상 창과 방패와 같이 모순되는 개념이 아니라 개인의 정보도 잘 보호하면서 연구도 활성화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최인영 가톨릭대 의료경영대학원 교수
정보기술의 발전으로 종이 차트에 기록되던 많은 진료기록이 전자의무기록(EMR, Electronic Medical Record) 시스템에 데이터로 저장되고 필름으로 판독하던 의료용 영상정보들이 PACS(Picture Archiving and Communication System) 시스템을 이용하여 CD로 복사되는 디지털 환경으로 변화하였다. 또한 스마트폰과 보건의료용 센서의 발전으로 개인의 건강과 관련된 다양한 보건의료정보들이 병원의 경계를 넘어 병원외부에도 수집, 저장될 수 있는 환경으로 변화되고 있다. 이러한 보건의료정보의 수집 및 관리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건강정보를 활용한 보건의료연구가 가능하게 되었으며 그 범위도 단일 의료기관을 넘어서 여러 기관의 데이터를 통합하여 분석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최근 빅데이터와 관련된 새로운 기술들이 대두되면서 방대한 데이터를 통합하고 분석하여 보건의료분야에 도움이 되는 임상 가이드라인도 개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이런 기술의 발전과 고려하여야 할 것이 바로 환자들의 개인정보 보안이다. 특히 병원에 저장되어있는 진료 정보에는 개인 신상에 관련된 중요한 정보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으며 특히 외부로 알려질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는 건강정보들이 포함되어 있다. 개인정보보호법 제 1조에 따르면 개인정보의 수집ㆍ유출ㆍ오용ㆍ남용으로부터 사생활의 비밀 등을 보호함으로써 국민의 권리와 이익을 증진하고, 나아가 개인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하기 위하여 개인정보 처리에 관한 사항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하였다. 이때 `개인정보'란 살아 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로서 성명, 주민등록번호 및 영상 등을 통하여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이며 해당 정보만으로는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더라도 다른 정보와 쉽게 결합하여 알아볼 수 있는 것을 포함한다고 하였다. 따라서 개인정보처리자는 개인정보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동의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개인정보보호법과는 별개로 2010년 보건복지가족부는 의료기관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을 제정하였는데 이 가이드라인에서는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에 대해서는 암호화와 익명화 과정을 거친 후 연구에 사용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한편, 보건의료연구는 국민 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는 새로운 수술법, 신약과 의료 기기를 개발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분야이다. 특히 환자들의 과거 진료 기록을 분석하여 수술법이나 의약품의 부작용을 연구는 방법은 매우 보편적인 연구 방법이었다. 그런데 개인정보 보호법에서는 개인정보와 건강정보를 매우 애매하게 정의하고 있어 건강정보를 활용한 보건의료연구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특히, 2012년 9월에 행정안전부와 보건복지가족부가 함께 발간한 의료기관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에는 개인정보의 예시에 키ㆍ몸무게ㆍ건강상태ㆍ진료기록ㆍ신체장애ㆍ장애등급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건강정보는 환자번호와 같은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가 익명화되거나 삭제되어 있다면 개인을 식별할 수 없는 정보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정보를 모두 개인정보로 포괄적으로 정의하고 있어 보건의료 분야의 연구가 위축되지 않을 지 우려된다. 이는 개인정보와 건강정보를 구분하지 않고 포괄적으로 정의하고 있고 건강정보를 의학 연구 분야에 활용하는 것에 대한 규정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여진다. 만약 익명화된 건강정보도 개인정보로 규정할 경우 법령과 가이드라인에 따라 대규모 보건의료 정보를 이용한 보건의료 연구는 불가능하다고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건강정보 중에 어떤 정보가 개인정보이고 어떤 정보가 연구에 사용할 수 있는 건강정보인가? 그리고, 이러한 정보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어떤 절차가 필요한가? 미국의 경우 이러한 민감한 건강정보를 의료정보보안에 관한 가장 대표적인 법률인 HIPAA에서는 민감 건강정보(Protected Health Information)라고 정의하고 있다. 민감건강정보에는 18개 항목이 포함되는데 이름, 사회보장등록번호, 진료기록번호, 피보험자번호, 전화번호, 팩스번호, 전자메일주소, 웹의 URL, 인터넷프로토콜(IP)주소, 계좌번호, 자격/면허증번호,자동차 번호판, 의료기기 고유번호, 지문이나 음성과 같은 생물학적 정보, 얼굴 사진, 기타 고유한 식별정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 외에도 주소는 인구 2만 명 이하의 주소도 민감 건강정보이며, 날짜 정보, 나이도 90세 이상인 경우 90대로 사용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반하여 국내의 경우 개인정보보호법 이외에 보건의료 연구에서의 건강정보 활용에 관한 규정은 아직 개발되어 있지 않다. 관련법에서는 연구를 위한 경우에는 개인식별자를 익명화할 경우 사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개인정보와 건강정보의 구분이 불명확하기 때문에 익명화해야 하는 개인정보의 범위도 불명확하다.국민건강 향상을 위해 보건의료연구와 개인정보보호를 더 이상 창과 방패와 같이 모순되는 개념이 아니라 개인의 정보도 잘 보호하면서 연구도 활성화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최인영 가톨릭대 의료경영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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