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희섭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뇌과학연구소장 인터뷰
■ 기초과학 부흥의 원년
신희섭(사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장은 세계가 주목하는 뇌과학자다. 국내 정부출연연구기관 중 맏형 격인 KIST를 대표하는 스타과학자일 뿐만 아니라 지난 2006년 과학계의 `국가대표'라 할 수 있는 국가과학자 1호로 선정된 인물이다.
정부출연연 유일한 국가과학자인 그는 능력 있는 연구자들이 출연연을 떠나 대학으로 적을 바꾸는 것과 반대로 연구에 집중하기 위해 포스텍 교수직을 버리고 KIST 책임연구원으로 적을 옮긴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 신 소장이 국내 출연연과 연구환경 변화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당연하다. 그는 "기초과학연구원이 성공적으로 자리잡으면 우리 과학기술 수준이 국제사회에 명함을 내미는 정도에서 완전히 리딩하는 메인 멤버로 자리잡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특히 다른 출연연 업그레이드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강한 기대감을 밝혔다.
오세정 기초연 초대원장이 기초연에 적합한 연구조직 모델로 꼽은 곳이 신 소장이 이끄는 뇌연구그룹. 기초연구 분야에서 여러 연구자가 함께 시너지를 내면서 세계적인 연구그룹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신 소장은 기초연에 연구단 등으로 참여할 의향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아직 본격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지만 기초연과 협조할 여지가 많다"며 "어떤 게 기초연구를 하는 데 가장 적합한 방법일지 여러 방향을 보는 중"이라고 말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내년까지 연 15억원의 국가과학자 연구비를 지원받는다. 여기에다 KIST 고유사업비 등을 합쳐 연구소가 1년에 쓰는 연구비는 100억원이 훌쩍 넘는다. 뇌 연구에는 1만7000마리에 이르는 실험용 쥐가 가장 중요한 자산. 1년에 한번 실험에 쓰인 쥐들을 위해 위령제를 지내기도 한다.
"뇌과학연구소는 이미 뇌를 중심으로 공학, 화학 등을 결합한 융합연구소"라고 말하는 신 소장은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산하 국가연구개발원이 융합연구 활성화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현재는 다른 연구원이 뭘 연구하는지 잘 모른다는 게 문제인데 한 울타리가 되면 이 문제가 개선되고 융합연구도 활발해질 것"이라며 "특정 분야에 강점이 있는 연구자들이 힘을 합치면 문제를 훨씬 쉽게 푸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각 연구기관의 브랜드와 아이덴티티는 지켜가야 한다는 의견이다. 그는 "각 연구소가 수십년간 쌓은 브랜드는 분명한 가치가 있다"며 "예를 들어 삼성전자의 이름이 없어진다고 생각하면 브랜드 밸류가 엄청나다는 걸 알 수 있다"고 말했다. KIST만 해도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지만 알리는 과정이 매우 힘들었다는 것. 합쳐진 기관이 관료적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데 대해서도 경계했다.
출연연 정년연장 논의가 활발하지만 신 소장은 그보다 연구비제도 문제가 더 크다고 지적했다. "50대 후반만 돼도 연구비를 신청하면 평가과정에서 `젊은이들에게 기회를 주도록 양보해야 한다'는 정서적 이유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많다"며 "정말 연구를 잘 하는 사람은 나이를 따지지 않고 경쟁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구비문제가 해결되면 정년문제는 부차적인 것으로 남는다는 게 그의 지론. 그는 "뇌 신호전달체계 연구로 2000년 노벨상을 수상한 미 록펠러대학 폴 그린가드 박사는 86세의 고령에도 다양한 연구비를 지원받아 활발한 연구성과를 내고, 동시에 많은 젊은 연구자의 성장을 돕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연구현장의 존경받는 원로과학자들이 자리잡도록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역시 자신의 실험실에서 세계적인 스타과학자를 길러내는 게 필생의 목표다.
자신의 연구환경의 대해서는 "아쉬움이나 불평할 게 없다"고 말하는 신희섭 소장은 "그렇지만 전체 체계는 바꿔야 할 게 많다"고 분명하게 말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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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섭(사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장은 세계가 주목하는 뇌과학자다. 국내 정부출연연구기관 중 맏형 격인 KIST를 대표하는 스타과학자일 뿐만 아니라 지난 2006년 과학계의 `국가대표'라 할 수 있는 국가과학자 1호로 선정된 인물이다.
정부출연연 유일한 국가과학자인 그는 능력 있는 연구자들이 출연연을 떠나 대학으로 적을 바꾸는 것과 반대로 연구에 집중하기 위해 포스텍 교수직을 버리고 KIST 책임연구원으로 적을 옮긴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 신 소장이 국내 출연연과 연구환경 변화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당연하다. 그는 "기초과학연구원이 성공적으로 자리잡으면 우리 과학기술 수준이 국제사회에 명함을 내미는 정도에서 완전히 리딩하는 메인 멤버로 자리잡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특히 다른 출연연 업그레이드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강한 기대감을 밝혔다.
오세정 기초연 초대원장이 기초연에 적합한 연구조직 모델로 꼽은 곳이 신 소장이 이끄는 뇌연구그룹. 기초연구 분야에서 여러 연구자가 함께 시너지를 내면서 세계적인 연구그룹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신 소장은 기초연에 연구단 등으로 참여할 의향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아직 본격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지만 기초연과 협조할 여지가 많다"며 "어떤 게 기초연구를 하는 데 가장 적합한 방법일지 여러 방향을 보는 중"이라고 말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내년까지 연 15억원의 국가과학자 연구비를 지원받는다. 여기에다 KIST 고유사업비 등을 합쳐 연구소가 1년에 쓰는 연구비는 100억원이 훌쩍 넘는다. 뇌 연구에는 1만7000마리에 이르는 실험용 쥐가 가장 중요한 자산. 1년에 한번 실험에 쓰인 쥐들을 위해 위령제를 지내기도 한다.
"뇌과학연구소는 이미 뇌를 중심으로 공학, 화학 등을 결합한 융합연구소"라고 말하는 신 소장은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산하 국가연구개발원이 융합연구 활성화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현재는 다른 연구원이 뭘 연구하는지 잘 모른다는 게 문제인데 한 울타리가 되면 이 문제가 개선되고 융합연구도 활발해질 것"이라며 "특정 분야에 강점이 있는 연구자들이 힘을 합치면 문제를 훨씬 쉽게 푸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각 연구기관의 브랜드와 아이덴티티는 지켜가야 한다는 의견이다. 그는 "각 연구소가 수십년간 쌓은 브랜드는 분명한 가치가 있다"며 "예를 들어 삼성전자의 이름이 없어진다고 생각하면 브랜드 밸류가 엄청나다는 걸 알 수 있다"고 말했다. KIST만 해도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지만 알리는 과정이 매우 힘들었다는 것. 합쳐진 기관이 관료적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데 대해서도 경계했다.
출연연 정년연장 논의가 활발하지만 신 소장은 그보다 연구비제도 문제가 더 크다고 지적했다. "50대 후반만 돼도 연구비를 신청하면 평가과정에서 `젊은이들에게 기회를 주도록 양보해야 한다'는 정서적 이유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많다"며 "정말 연구를 잘 하는 사람은 나이를 따지지 않고 경쟁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구비문제가 해결되면 정년문제는 부차적인 것으로 남는다는 게 그의 지론. 그는 "뇌 신호전달체계 연구로 2000년 노벨상을 수상한 미 록펠러대학 폴 그린가드 박사는 86세의 고령에도 다양한 연구비를 지원받아 활발한 연구성과를 내고, 동시에 많은 젊은 연구자의 성장을 돕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연구현장의 존경받는 원로과학자들이 자리잡도록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역시 자신의 실험실에서 세계적인 스타과학자를 길러내는 게 필생의 목표다.
자신의 연구환경의 대해서는 "아쉬움이나 불평할 게 없다"고 말하는 신희섭 소장은 "그렇지만 전체 체계는 바꿔야 할 게 많다"고 분명하게 말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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