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갑영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글로벌 경제가 여전히 숲속을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특히 유럽과 미국ㆍ일본 등 선진국권의 경제의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그리스에 대한 50%의 부채 탕감으로 안정을 되찾는 듯했던 유로권도 다시 재정위기의 불안에 휩싸이고 있다. 막대한 안정기금의 조성이 만만치 않고, 이탈리아의 부채에 대한 우려도 다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역시 아직은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일본은 이제 `잃어버린 20년'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렇게 보면 세계 경제의 주요 성장 동력인 선진국권이 모두 침체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천만다행으로 중국과 인도를 비롯한 신흥경제권은 괄목할만한 성장을 실현하여 글로벌 경제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언제까지 글로벌 경제의 불안이 지속될 것인가?
최근처럼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경제를 예측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비록 예측이 가능하다 할지라도 상황 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다른 방향으로 갈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여건을 면밀히 관찰하면 몇 가지 흐름은 어렵지 않게 전망할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선진국 경제는 단기에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 미국은 다행히 더블 딥의 재침체로 가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급속한 회복을 기대하기도 힘들다. 유로권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재정위기의 여진이 지속되면서 점차 안정을 되찾을 것이다. EU는 어떤 형태로든 경제력이 강한 독일ㆍ프랑스 등과 그리스 등 남부 유럽을 차별화하는 개편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일부에서는 EU의 와해를 전망하기도 한다. 일본 역시 엔고와 장기 침체에서 탈피하여 경쟁력을 회복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선진국권이 모두 이런 상황인데 어떻게 조기 회복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이렇게 보면 세계 경제의 견인차는 오히려 선진국이 아니라 신흥 경제권이다. 이미 EU도 중국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지 않는가. 그러나 신흥경제권 역시 인플레의 압력에 시달리고 있어 과감한 경기부양정책을 시행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오히려 일부 신흥국은 연착륙을 위한 조정을 시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이 안정정책을 강화한다면, 글로벌 경제의 주름은 더욱 깊어질 것이다. 중국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도 더 중요하게 된 셈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세계 경제의 급속한 회복은 당분간 크게 기대하기 힘들 것 같다. 그렇다고 더블딥의 우려도 크지는 않다. 오히려 느린 속도로 안정을 찾아가는 패턴이 나타날 것이다. 만취한 사람이 길을 가듯 갈 지(之)자로 횡보하면서 점진적으로 회복하게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이 과정에서 그리스 사태와 같은 복병이 앞으로도 수 차례 더 등장하게 될 것이다.
이런 전망은 V자 회복을 기대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실망스러운 것이지만, 실제로 경제는 한 번 큰 위기를 맞으면 그 상흔을 치료하는데 상당기간이 소요된다. 1930년대의 대공황기에는 산출량이 원래 수준으로 회복하는데 무려 25년 가까이 소요되었다. 1980년대의 남미 부채 위기도 7년 여 만에 완전히 회복되었다. 물론 지금은 국제간의 협력이 강화되고, 정책선택의 폭이 훨씬 넓어졌기 때문에 과거와는 달리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복병은 많다. 안전벨트를 단단히 매고 잦은 여진에 단단히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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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역시 아직은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일본은 이제 `잃어버린 20년'으로 접어들고 있다. 이렇게 보면 세계 경제의 주요 성장 동력인 선진국권이 모두 침체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천만다행으로 중국과 인도를 비롯한 신흥경제권은 괄목할만한 성장을 실현하여 글로벌 경제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언제까지 글로벌 경제의 불안이 지속될 것인가?
최근처럼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경제를 예측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비록 예측이 가능하다 할지라도 상황 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다른 방향으로 갈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여건을 면밀히 관찰하면 몇 가지 흐름은 어렵지 않게 전망할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선진국 경제는 단기에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 미국은 다행히 더블 딥의 재침체로 가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급속한 회복을 기대하기도 힘들다. 유로권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재정위기의 여진이 지속되면서 점차 안정을 되찾을 것이다. EU는 어떤 형태로든 경제력이 강한 독일ㆍ프랑스 등과 그리스 등 남부 유럽을 차별화하는 개편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일부에서는 EU의 와해를 전망하기도 한다. 일본 역시 엔고와 장기 침체에서 탈피하여 경쟁력을 회복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선진국권이 모두 이런 상황인데 어떻게 조기 회복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이렇게 보면 세계 경제의 견인차는 오히려 선진국이 아니라 신흥 경제권이다. 이미 EU도 중국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지 않는가. 그러나 신흥경제권 역시 인플레의 압력에 시달리고 있어 과감한 경기부양정책을 시행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오히려 일부 신흥국은 연착륙을 위한 조정을 시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이 안정정책을 강화한다면, 글로벌 경제의 주름은 더욱 깊어질 것이다. 중국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도 더 중요하게 된 셈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세계 경제의 급속한 회복은 당분간 크게 기대하기 힘들 것 같다. 그렇다고 더블딥의 우려도 크지는 않다. 오히려 느린 속도로 안정을 찾아가는 패턴이 나타날 것이다. 만취한 사람이 길을 가듯 갈 지(之)자로 횡보하면서 점진적으로 회복하게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이 과정에서 그리스 사태와 같은 복병이 앞으로도 수 차례 더 등장하게 될 것이다.
이런 전망은 V자 회복을 기대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실망스러운 것이지만, 실제로 경제는 한 번 큰 위기를 맞으면 그 상흔을 치료하는데 상당기간이 소요된다. 1930년대의 대공황기에는 산출량이 원래 수준으로 회복하는데 무려 25년 가까이 소요되었다. 1980년대의 남미 부채 위기도 7년 여 만에 완전히 회복되었다. 물론 지금은 국제간의 협력이 강화되고, 정책선택의 폭이 훨씬 넓어졌기 때문에 과거와는 달리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복병은 많다. 안전벨트를 단단히 매고 잦은 여진에 단단히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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