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요초대석 - 조홍래 바이널 대표
인터랙티브 극장시스템 최초로 도입 `호평`
사용자경험 기반 마케팅은 `시대의 트렌드`
중국ㆍ태국서 제품 문의 쇄도 `즐거운 나날`
2000년 웹 제작에서 출발한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그룹 바이널은 급변하는 IT 생태계와 기술진화를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적극 수용해 진화를 거듭해 왔다. 최근에는 사업부를 3개로 분리하고 오프라인 전시관 뿐 아니라 투명 디스플레이 디바이스 등 다양한 광고플랫폼 제품을 직접 제작해 판매하는 등 사용자경험(UX)에 근간을 두고 공격적인 경영을 통해 사업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작년 한해 매출 250억을 달성하며 웹에만 머물러있던 업계에서 성공적인 일탈을 감행한 바이널은 올해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새로운 `롯데시네마 인터렉티브 극장 시스템' 등 뉴미디어 광고플랫폼 제품을 대거 발표하며 시장을 뜨겁게 달굴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올해 선보일 제품들은 이미 태국, 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도 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바이널 조홍래 대표는 이같은 뉴미디어 광고와 IT를 접목한 공헌이 인정돼 지식경제부 주최의 제 3회 IT융합기업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바이널 초대 사장이자 현재 3개 사업부 중 인터랙티브 사업부인 `바이널아이'를 맡고 있는 조홍래 대표를 만나 그가 생각하는 디지털 에이전시의 미래와 바이널아이의 미래 비전을 들어봤다
-3~4명의 인원으로 출발한 회사가 10년 만에 연매출 250억원에 직원 수만 200명을 넘는 중견기업의 문턱까지 왔다. 경쟁사를 찾을 수 없을 만큼 독창적인 사업영역을 구축하고 있는데.
"처음 시작은 미디어아트에 대한 개인적인 관심을 브랜드에 접목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과거 디자인하우스라는 잡지에서 `페이퍼테인 뮤지엄'이라는 전시회를 제안했고 여기에서 한솔제지와 함께 작업하면서 처음으로 기업 홍보, 전시 공간에 뉴미디어 아트를 결합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가능성을 보고 무리다 싶을 정도로 관련 R&D 투자에 역점을 뒀고 부설 뉴미디어 연구소를 세우는 등 기술고도화 노력을 해 왔다. 그 결과 다양한 건설과 IT의 융합기술을 적용한 다양한 뉴미디어 시스템을 선보이게 된 것이다.
대표적인 작품은 롯데시네마인터랙티브 극장 시스템과 KT 올레스퀘어 기업전시관, 시티은행 스마트뱅킹 영업점 등이며 많은 호평을 받고 있다. 이들 시스템은 사용자 경험 개선 효과는 물론 새로운 별도의 광고플랫폼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해낼 가능성을 선보였으며 종이 절약을 통한 친환경정책에도 부합하는 측면이 있다."
-최근 사용자 경험 기반 참여형 마케팅이 늘고 있다. 스마트폰, 3D 열풍에 따른 일시적 유행인지 앞으로 더 시장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는가.
"최근 늘고 있는 사용자경험 기반 마케팅 기법은 하나의 유행이 아니라 거대한 디지털의 큰 흐름이기도 하다. 과거에는 일방적인 정보전달로도 충분했지만 이제는 모든 산업 분야가 디지털화하면서 정보의 홍수 속에 살아가면서 정보 자체보다는 정보를 어떻게 잘 찾고 가공해야 하는지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제는 단순히 만들어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정보의 바다 속에서 정보를 어떻게 조합하고 융합하느냐가 화두로 등장했다. 사용자 경험을 전제로 한 참여와 공유, 확산을 이끌어 낼 플랫폼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이유다.
사용자의 참여를 데이터화하고 그 로그를 통해 새로운 데이터를 의미 있게 가공하는 시장이 도래할 것이다. 디지털의 속성에는 참여와 공유, 확산이 담겨있고 이를 마케팅에 접목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지금까지는 정보를 봤다면 앞으로는 직접 체험해 받아들이도록 진화할 것인데 이 과정 속에서는 참여와 공유라는 것이 필요하다."
-스마트 디바이스를 활용한 사용자 경험 기반 마케팅 영역은 어디까지 확장될 것으로 보는가.
"MIT 미디어랩 교수인 존 마에다라는 미디어 분야 대가로 평가받는 분부로 꼽히시는 분이 있다. 그 분은 올해 초 한 책에서 `지금까지 디지털은 과도한 컴퓨팅의 시대였다면 앞으로의 10년은 휴머니티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딱 보면 디지털이라는 것이 보였다면 앞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 인비저블 컴퓨팅으로 진화할 것이다. 클라우드 컴퓨팅도 서비스도 대표적인 사례다. 책상도 스마트해지고 평범한 의자도 앉기만 하면 체감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해 주는 것이다. 그게 가장 상위에 속하는 기술인데 이를 지향하는 쪽으로 가게 될 것이다."
-디지털 커뮤니케이션과 관련해 해외 시장에서는 비약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국내 시장의 전망은 어떤가.
"상호 작용하는(interaction) 미디어 마케팅에 있어 국내 시장의 전망은 밝다. 우리나라가 워낙 흡수력이 빠르다 보니 산업 전반에 빠르게 번지고 있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이를 구현하는 원천기술은 거의 해외 쪽에 의존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응용기술이 발전해야 한다. 이를 위한 핵심기술 개발, R&D 등이 해외보다 환경적으로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우리는 무엇보다 R&D에 집중할 만한 재원이 나오기 어렵고 대부분이 대기업 위주로 편중되다 보니 강소기업이 나오기 어렵다 것도 문제다."
-해외 진출 계획은 있는가.
"10여 년 간 전 산업 군에서 고객사를 만났다. 이동통신사 뿐 아니라 제조사, 코스메틱, 자동차 등 안 다뤄본 곳이 거의 없다. 이들 고객사의 디지털 작업과 마케팅 브랜딩 작업을 수행해 왔기 때문에 각 산업분야에서 필요한 디지털 마케팅 포인트들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이를 기술과 창조적인 측면에서 자체적으로 융합하는 능력이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이를 바탕으로 이제는 기업의 디지털화 작업을 컨설팅 해 주는 단계까지 왔다. 최근에는 클라이언트와 사업을 진행하다 방향성 자체를 바꿔준 적도 있다. 경험치가 있다 보니 그만큼 신뢰를 받고 있으며 브랜드 마케팅에 뉴미디어를 어떻게 녹이는 지를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경쟁력의 원천이다.
개인적으로는 우리와 같은 기획, 크리에이티브, 융합을 잘 하는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고 본다. 정부나 공공기관이 우리와 같은 경쟁력 있는 기업을 발굴해 전략적 투자나 글로벌 에이전트와의 연결을 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바이널이 가진 기술력을 살펴보면 스마트 주택을 만들 때 활용해도 좋을 만한 제품들이 있는데, 소비자에게 직접 다가갈 수 있는 사업영역을 개척할 생각은 없는가.
"B2C는 참 매력적이다. 클라이언트에 얽매이지 않고 시장에 직접 내놓을 수 있고 반응을 엿볼 수 있다는 게 그렇다.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제품도 준비중이며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아직 수많은 기업고객이 남아 있다. B2B 시장도 좋은 시장이다. 단 해외진출에 있어서는 문화를 이해해야 하고 유통경로도 확보하는 등의 어려움이 있으니 해외 B2C는 아직 어렵긴 하다."
-가능성 있는 벤처 회사들이 곳곳에 숨어있는데 구글이나 페이스북처럼 크게 성장하는 경우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에서도 실리콘밸리와 같은 산업구조를 만들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보는가.
"실제로 저희 같은 중소기업이 R&D 재투자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긴 어렵다. 비전을 보여주고 전략적 투자를 받을 수 있는 개념이 필요하고 투자와 개발사를 이어주는 에이전트가 필요하다. 미국의 경우 실리콘밸리가 잘 된 것이 원천기술을 개발해내면 이를 마케팅 적으로 구매해 줄 수 있는 에이전트가 붙는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에이전트가 없다.
영화 소셜네트워크를 보면 마크 주커버그가 처음에는 미국 대학생만을 대상으로 사업을 펼쳤지만 이후 유명한 냅스터의 창시자 숀 파크라는 에이전트를 만나면서 회사가 글로벌 기업을 성장할 동력을 갖게 됐다.
이게 생태계다. 하지만 우리는 생태계의 완성도가 없다. 만들어도 확산할 수 없는 생태계다 보니 대기업에 파는 게 벤처 사업자의 가장 큰 비전이 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악순환이 된다. 하지만 우리는 이를 극복하고 자체적으로 생태계를 마련하는 것이 장기적인 비전이다."
-회사에 들어오면 마치 구글 본사처럼 자유로운 분위기가 느껴진다. 인재경영 철학이 있다면.
"일단 우리는 무형에서 가치를 만들어야 하는 회사다 보니 기술 기반만으로는 안 된다. 융합이라는 관점에서 기술을 접목할 수 있는 시각이 너무 중요하다. 기술을 이해한 크리에이터가 필요하단 뜻이다. 기술을 다 습득할 필요는 없다. 단 어떻게 쓸 수 있는지 미디어의 본질을 이해해야 한다. 그런 사람을 선호한다. 사실 손님들이 찾아오면 외국계보다 더 자유롭다고들 말한다. 이런 분위기는 우리가 가진 가장 소중한 자산이다.
출퇴근 시간은 다른 회사와 마찬가지로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다. 하지만 직원들의 근퇴를 체크하거나 인사에 반영할 생각은 없다. 스스로도 그다지 지키진 않거니와 직원들 분위기도 그런 틀에 얽메이기 보단 스스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기 때문에 알아서 열심히 하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회사를 3개 사업 부문으로 나눴는데 규모를 생각했을 때 독특한 경영 시스템이다. 배경은 무엇인가.
"2008년까지 단독대표제로 운영해왔으나 디지털이라는 대 분류만 같은 뿐 너무나 많은 디지털의 영역, 게다가 너무나도 변화가 빠른 디지털 영역에서 기민하게 대처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래서 바이널아이, 바이널엑스, 바이널씨 등의 세 개 사업부로 사업 영역을 나누었으며, 현재 CIC(Company In Company)를 도입해 각자 대표제를 시행 중에 있다.
당시로서도 획기적이었으며, 물론 시행착오도 겪었지만 덕분에 체계적이고 전문성 있는 모습의 독창적인 조직운영 전략을 갖게 됐으며 매해 가파른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고공행진을 하게 해준 탁월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순수 벤처로 시작해 이렇게까지 회사를 지속적으로 성장시켰다는 점에서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 사업가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것 같다. 조언을 해준다면.
"사업을 시작할 2000년 당시만 해도 IT 창업열풍이 불어 젊은이들이 많이 도전했다. 지금처럼 대기업에 의존하는 느낌이 아니었다. 지금 대학생들을 보면 도전의식이 없다. 시장이 어려워서이기도 하지만 일이라는 게 보면 열심히 만으론 부족한 것 같고, 전략적인 접근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하다.
하나의 서비스를 만들더라도 전략적으로만 접근해 가면 경직된 결과물이 나온다. 사용자 경험의 본질이 사용자를 위한 배려라고 말했는데 결국 내가 써보고 내가 즐거우면 좋은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접근하는 사람이 없다.
일상에서 즐거움을 보는 혜안을 찾아야 한다. 다만 그것만으로는 어렵기 때문에 전략적 사고의 접근이 필요하다. 하지만 중요한 건 사람들을 즐겁게 해줄 것이 뭔가를 우선 봐야한다. 사고는 자유롭게 하되 표현방식이나 방법은 전략적으로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향후 계획은.
"해외에서 바이널아이 제품에 대한 구입 문의가 많았다. 올해 이러한 수요를 바탕으로 다양한 광고플랫폼 제품 제작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웹에서 디지털커뮤니케이션디자인 전반으로 이미 사업영역 확장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앞으로 B2C까지 확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다."
박정일기자 comja77@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사용자경험 기반 마케팅은 `시대의 트렌드`
중국ㆍ태국서 제품 문의 쇄도 `즐거운 나날`
2000년 웹 제작에서 출발한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그룹 바이널은 급변하는 IT 생태계와 기술진화를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적극 수용해 진화를 거듭해 왔다. 최근에는 사업부를 3개로 분리하고 오프라인 전시관 뿐 아니라 투명 디스플레이 디바이스 등 다양한 광고플랫폼 제품을 직접 제작해 판매하는 등 사용자경험(UX)에 근간을 두고 공격적인 경영을 통해 사업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작년 한해 매출 250억을 달성하며 웹에만 머물러있던 업계에서 성공적인 일탈을 감행한 바이널은 올해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새로운 `롯데시네마 인터렉티브 극장 시스템' 등 뉴미디어 광고플랫폼 제품을 대거 발표하며 시장을 뜨겁게 달굴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올해 선보일 제품들은 이미 태국, 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도 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바이널 조홍래 대표는 이같은 뉴미디어 광고와 IT를 접목한 공헌이 인정돼 지식경제부 주최의 제 3회 IT융합기업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바이널 초대 사장이자 현재 3개 사업부 중 인터랙티브 사업부인 `바이널아이'를 맡고 있는 조홍래 대표를 만나 그가 생각하는 디지털 에이전시의 미래와 바이널아이의 미래 비전을 들어봤다
-3~4명의 인원으로 출발한 회사가 10년 만에 연매출 250억원에 직원 수만 200명을 넘는 중견기업의 문턱까지 왔다. 경쟁사를 찾을 수 없을 만큼 독창적인 사업영역을 구축하고 있는데.
"처음 시작은 미디어아트에 대한 개인적인 관심을 브랜드에 접목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과거 디자인하우스라는 잡지에서 `페이퍼테인 뮤지엄'이라는 전시회를 제안했고 여기에서 한솔제지와 함께 작업하면서 처음으로 기업 홍보, 전시 공간에 뉴미디어 아트를 결합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가능성을 보고 무리다 싶을 정도로 관련 R&D 투자에 역점을 뒀고 부설 뉴미디어 연구소를 세우는 등 기술고도화 노력을 해 왔다. 그 결과 다양한 건설과 IT의 융합기술을 적용한 다양한 뉴미디어 시스템을 선보이게 된 것이다.
대표적인 작품은 롯데시네마인터랙티브 극장 시스템과 KT 올레스퀘어 기업전시관, 시티은행 스마트뱅킹 영업점 등이며 많은 호평을 받고 있다. 이들 시스템은 사용자 경험 개선 효과는 물론 새로운 별도의 광고플랫폼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해낼 가능성을 선보였으며 종이 절약을 통한 친환경정책에도 부합하는 측면이 있다."
-최근 사용자 경험 기반 참여형 마케팅이 늘고 있다. 스마트폰, 3D 열풍에 따른 일시적 유행인지 앞으로 더 시장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는가.
"최근 늘고 있는 사용자경험 기반 마케팅 기법은 하나의 유행이 아니라 거대한 디지털의 큰 흐름이기도 하다. 과거에는 일방적인 정보전달로도 충분했지만 이제는 모든 산업 분야가 디지털화하면서 정보의 홍수 속에 살아가면서 정보 자체보다는 정보를 어떻게 잘 찾고 가공해야 하는지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제는 단순히 만들어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정보의 바다 속에서 정보를 어떻게 조합하고 융합하느냐가 화두로 등장했다. 사용자 경험을 전제로 한 참여와 공유, 확산을 이끌어 낼 플랫폼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이유다.
사용자의 참여를 데이터화하고 그 로그를 통해 새로운 데이터를 의미 있게 가공하는 시장이 도래할 것이다. 디지털의 속성에는 참여와 공유, 확산이 담겨있고 이를 마케팅에 접목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지금까지는 정보를 봤다면 앞으로는 직접 체험해 받아들이도록 진화할 것인데 이 과정 속에서는 참여와 공유라는 것이 필요하다."
-스마트 디바이스를 활용한 사용자 경험 기반 마케팅 영역은 어디까지 확장될 것으로 보는가.
"MIT 미디어랩 교수인 존 마에다라는 미디어 분야 대가로 평가받는 분부로 꼽히시는 분이 있다. 그 분은 올해 초 한 책에서 `지금까지 디지털은 과도한 컴퓨팅의 시대였다면 앞으로의 10년은 휴머니티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딱 보면 디지털이라는 것이 보였다면 앞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 인비저블 컴퓨팅으로 진화할 것이다. 클라우드 컴퓨팅도 서비스도 대표적인 사례다. 책상도 스마트해지고 평범한 의자도 앉기만 하면 체감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해 주는 것이다. 그게 가장 상위에 속하는 기술인데 이를 지향하는 쪽으로 가게 될 것이다."
-디지털 커뮤니케이션과 관련해 해외 시장에서는 비약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국내 시장의 전망은 어떤가.
"상호 작용하는(interaction) 미디어 마케팅에 있어 국내 시장의 전망은 밝다. 우리나라가 워낙 흡수력이 빠르다 보니 산업 전반에 빠르게 번지고 있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이를 구현하는 원천기술은 거의 해외 쪽에 의존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응용기술이 발전해야 한다. 이를 위한 핵심기술 개발, R&D 등이 해외보다 환경적으로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우리는 무엇보다 R&D에 집중할 만한 재원이 나오기 어렵고 대부분이 대기업 위주로 편중되다 보니 강소기업이 나오기 어렵다 것도 문제다."
-해외 진출 계획은 있는가.
"10여 년 간 전 산업 군에서 고객사를 만났다. 이동통신사 뿐 아니라 제조사, 코스메틱, 자동차 등 안 다뤄본 곳이 거의 없다. 이들 고객사의 디지털 작업과 마케팅 브랜딩 작업을 수행해 왔기 때문에 각 산업분야에서 필요한 디지털 마케팅 포인트들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이를 기술과 창조적인 측면에서 자체적으로 융합하는 능력이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이를 바탕으로 이제는 기업의 디지털화 작업을 컨설팅 해 주는 단계까지 왔다. 최근에는 클라이언트와 사업을 진행하다 방향성 자체를 바꿔준 적도 있다. 경험치가 있다 보니 그만큼 신뢰를 받고 있으며 브랜드 마케팅에 뉴미디어를 어떻게 녹이는 지를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경쟁력의 원천이다.
개인적으로는 우리와 같은 기획, 크리에이티브, 융합을 잘 하는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고 본다. 정부나 공공기관이 우리와 같은 경쟁력 있는 기업을 발굴해 전략적 투자나 글로벌 에이전트와의 연결을 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바이널이 가진 기술력을 살펴보면 스마트 주택을 만들 때 활용해도 좋을 만한 제품들이 있는데, 소비자에게 직접 다가갈 수 있는 사업영역을 개척할 생각은 없는가.
"B2C는 참 매력적이다. 클라이언트에 얽매이지 않고 시장에 직접 내놓을 수 있고 반응을 엿볼 수 있다는 게 그렇다.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제품도 준비중이며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아직 수많은 기업고객이 남아 있다. B2B 시장도 좋은 시장이다. 단 해외진출에 있어서는 문화를 이해해야 하고 유통경로도 확보하는 등의 어려움이 있으니 해외 B2C는 아직 어렵긴 하다."
-가능성 있는 벤처 회사들이 곳곳에 숨어있는데 구글이나 페이스북처럼 크게 성장하는 경우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에서도 실리콘밸리와 같은 산업구조를 만들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보는가.
"실제로 저희 같은 중소기업이 R&D 재투자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긴 어렵다. 비전을 보여주고 전략적 투자를 받을 수 있는 개념이 필요하고 투자와 개발사를 이어주는 에이전트가 필요하다. 미국의 경우 실리콘밸리가 잘 된 것이 원천기술을 개발해내면 이를 마케팅 적으로 구매해 줄 수 있는 에이전트가 붙는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에이전트가 없다.
영화 소셜네트워크를 보면 마크 주커버그가 처음에는 미국 대학생만을 대상으로 사업을 펼쳤지만 이후 유명한 냅스터의 창시자 숀 파크라는 에이전트를 만나면서 회사가 글로벌 기업을 성장할 동력을 갖게 됐다.
이게 생태계다. 하지만 우리는 생태계의 완성도가 없다. 만들어도 확산할 수 없는 생태계다 보니 대기업에 파는 게 벤처 사업자의 가장 큰 비전이 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악순환이 된다. 하지만 우리는 이를 극복하고 자체적으로 생태계를 마련하는 것이 장기적인 비전이다."
-회사에 들어오면 마치 구글 본사처럼 자유로운 분위기가 느껴진다. 인재경영 철학이 있다면.
"일단 우리는 무형에서 가치를 만들어야 하는 회사다 보니 기술 기반만으로는 안 된다. 융합이라는 관점에서 기술을 접목할 수 있는 시각이 너무 중요하다. 기술을 이해한 크리에이터가 필요하단 뜻이다. 기술을 다 습득할 필요는 없다. 단 어떻게 쓸 수 있는지 미디어의 본질을 이해해야 한다. 그런 사람을 선호한다. 사실 손님들이 찾아오면 외국계보다 더 자유롭다고들 말한다. 이런 분위기는 우리가 가진 가장 소중한 자산이다.
출퇴근 시간은 다른 회사와 마찬가지로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다. 하지만 직원들의 근퇴를 체크하거나 인사에 반영할 생각은 없다. 스스로도 그다지 지키진 않거니와 직원들 분위기도 그런 틀에 얽메이기 보단 스스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기 때문에 알아서 열심히 하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회사를 3개 사업 부문으로 나눴는데 규모를 생각했을 때 독특한 경영 시스템이다. 배경은 무엇인가.
"2008년까지 단독대표제로 운영해왔으나 디지털이라는 대 분류만 같은 뿐 너무나 많은 디지털의 영역, 게다가 너무나도 변화가 빠른 디지털 영역에서 기민하게 대처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래서 바이널아이, 바이널엑스, 바이널씨 등의 세 개 사업부로 사업 영역을 나누었으며, 현재 CIC(Company In Company)를 도입해 각자 대표제를 시행 중에 있다.
당시로서도 획기적이었으며, 물론 시행착오도 겪었지만 덕분에 체계적이고 전문성 있는 모습의 독창적인 조직운영 전략을 갖게 됐으며 매해 가파른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고공행진을 하게 해준 탁월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순수 벤처로 시작해 이렇게까지 회사를 지속적으로 성장시켰다는 점에서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 사업가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것 같다. 조언을 해준다면.
"사업을 시작할 2000년 당시만 해도 IT 창업열풍이 불어 젊은이들이 많이 도전했다. 지금처럼 대기업에 의존하는 느낌이 아니었다. 지금 대학생들을 보면 도전의식이 없다. 시장이 어려워서이기도 하지만 일이라는 게 보면 열심히 만으론 부족한 것 같고, 전략적인 접근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하다.
하나의 서비스를 만들더라도 전략적으로만 접근해 가면 경직된 결과물이 나온다. 사용자 경험의 본질이 사용자를 위한 배려라고 말했는데 결국 내가 써보고 내가 즐거우면 좋은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접근하는 사람이 없다.
일상에서 즐거움을 보는 혜안을 찾아야 한다. 다만 그것만으로는 어렵기 때문에 전략적 사고의 접근이 필요하다. 하지만 중요한 건 사람들을 즐겁게 해줄 것이 뭔가를 우선 봐야한다. 사고는 자유롭게 하되 표현방식이나 방법은 전략적으로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향후 계획은.
"해외에서 바이널아이 제품에 대한 구입 문의가 많았다. 올해 이러한 수요를 바탕으로 다양한 광고플랫폼 제품 제작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웹에서 디지털커뮤니케이션디자인 전반으로 이미 사업영역 확장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앞으로 B2C까지 확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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