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준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아프리카 속담을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인용하면서 유명해진 명언이다.
정글식 자본주의라는 신자유주의의 폐해가 할퀴고 간 엄청난 상처인 2008년 금융위기의 해결책으로 지구촌 모두가 공동체의 가치를 다시 돌아보게 하는 시대에 가장 적합한 금언이다. 오지여행이나 군대에서 장거리 야간행군을 해 본 사람들은 이 말의 뜻을 피부로 잘 느낄 수 있다.그런데, `함께' 가는 장점이 인간의 악한 속성으로 인해 퇴색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사회적 약자들을 부양하고 함께 가는 것은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고 더불어 잘사는 사회를 만드는 기본이지만, 불성실하고 게으름의 속성 때문에 공짜점심을 바라는 무임 승차족들이 늘어난다면 `함께'라는 정신은 공멸로 가는 길이 될 수도 있다.
사회학의 아버지인 독일의 막스 베버는 그의 명저, `프로테스탄트윤리와 자본주의정신'에서 근면과 성실과 투명성이 근간이 되는 청교도 직업정신이 자본주의를 발전시키지만, 그 목적이 개인적 치부를 넘어 공동체발전에 기여해야 한다고 했다. 근면성실과 공동체발전이라는 두 가지 자본주의의 지속가능발전 요소를 균형적으로 제시한 것이다.
지난해 지방선거 이후 우리 사회에 거세게 불었던 복지논쟁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쓰러져가는 사회적 약자들을 일으켜 세우는 부양복지가 어디까지이고, 무임승차를 초래할 수도 있는 복지병이 어디서부터인지에 대한 치열한 고민과 논쟁이 사실상 더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10ㆍ26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표에만 온 신경이 집중된 여야 정치권 모두 복지에 대해서는 숨죽이고 선발자를 뒤따르는 양태를 보이는데, 만약 맨 앞에 선 자가 앞 못 보는 자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복지는 공동체를 살리기도 하면서, 동시에 공동체를 장기적으로 죽이기도 하는 양면의 칼인 것을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또한 국가세금을 통한 복지가 더 효율적인지, 민간의 자발적 복지인 나눔이나 착한 기업들의 사회공헌이 더 효율적인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지난 40여 년 동안 아프리카에 수 십조 달러가 공여됐지만, 왜 빈곤층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는지에 대해서도 분석해야 한다.
미국 콜럼비아대 글렌 허버드 경영대학원장은 그의 저서 `원조의 덫'에서 정글식 자본주의도 문제지만, 시장원리를 무시한 정부나 자선단체의 비효율적 시혜도 문제가 크다고 강조하고 있다. 빈곤층에게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보다 물고기 잡아주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 더 효율적이지만, 만약 물고기 잡는 시스템에 문제가 있어서 아무리 기다려도 물고기가 나타나지 않는 생태계라면 그 생태계를 바꾸는 것이 급선무임은 자명하다. 따라서 복지문제는 복지의 크기 못지 않게 복지전달체계는 물론 시장과의 연계를 통한 시스템효율성이 매우 중요하다.
최근 10여년 동안 공동체자본주의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는 사회적 기업과 복지와의 연계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사회적 기업들은 수익과 고용을 창출하면서도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창의성을 내재하고 있기 때문에 복지문제에서도 정부나 자선단체보다도 훨씬 더 효율적이라는 것이 검증되었다.
올해 8월 이후 진행 중인 세계경제위기는 2008년 금융위기의 후유증과 연관되지만, 보다 근원적으로는 남유럽국가들의 복지병으로 인한 재정위기임을 부인할 수 없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저출산 고령화의 문제를 안고 가는 우리 경제가 복지병에 빠지지 않으면서 생산적 복지를 실현하기 위해서 정부와 기업과 NGO의 역할이 무엇이고 균형복지의 수준이 얼마이고 그 내용이 무엇인지 복지시스템에 대한 국민적 토론과 사회적 합의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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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속담을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인용하면서 유명해진 명언이다.
정글식 자본주의라는 신자유주의의 폐해가 할퀴고 간 엄청난 상처인 2008년 금융위기의 해결책으로 지구촌 모두가 공동체의 가치를 다시 돌아보게 하는 시대에 가장 적합한 금언이다. 오지여행이나 군대에서 장거리 야간행군을 해 본 사람들은 이 말의 뜻을 피부로 잘 느낄 수 있다.그런데, `함께' 가는 장점이 인간의 악한 속성으로 인해 퇴색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사회적 약자들을 부양하고 함께 가는 것은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고 더불어 잘사는 사회를 만드는 기본이지만, 불성실하고 게으름의 속성 때문에 공짜점심을 바라는 무임 승차족들이 늘어난다면 `함께'라는 정신은 공멸로 가는 길이 될 수도 있다.
사회학의 아버지인 독일의 막스 베버는 그의 명저, `프로테스탄트윤리와 자본주의정신'에서 근면과 성실과 투명성이 근간이 되는 청교도 직업정신이 자본주의를 발전시키지만, 그 목적이 개인적 치부를 넘어 공동체발전에 기여해야 한다고 했다. 근면성실과 공동체발전이라는 두 가지 자본주의의 지속가능발전 요소를 균형적으로 제시한 것이다.
지난해 지방선거 이후 우리 사회에 거세게 불었던 복지논쟁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쓰러져가는 사회적 약자들을 일으켜 세우는 부양복지가 어디까지이고, 무임승차를 초래할 수도 있는 복지병이 어디서부터인지에 대한 치열한 고민과 논쟁이 사실상 더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10ㆍ26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표에만 온 신경이 집중된 여야 정치권 모두 복지에 대해서는 숨죽이고 선발자를 뒤따르는 양태를 보이는데, 만약 맨 앞에 선 자가 앞 못 보는 자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복지는 공동체를 살리기도 하면서, 동시에 공동체를 장기적으로 죽이기도 하는 양면의 칼인 것을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또한 국가세금을 통한 복지가 더 효율적인지, 민간의 자발적 복지인 나눔이나 착한 기업들의 사회공헌이 더 효율적인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지난 40여 년 동안 아프리카에 수 십조 달러가 공여됐지만, 왜 빈곤층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는지에 대해서도 분석해야 한다.
미국 콜럼비아대 글렌 허버드 경영대학원장은 그의 저서 `원조의 덫'에서 정글식 자본주의도 문제지만, 시장원리를 무시한 정부나 자선단체의 비효율적 시혜도 문제가 크다고 강조하고 있다. 빈곤층에게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보다 물고기 잡아주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 더 효율적이지만, 만약 물고기 잡는 시스템에 문제가 있어서 아무리 기다려도 물고기가 나타나지 않는 생태계라면 그 생태계를 바꾸는 것이 급선무임은 자명하다. 따라서 복지문제는 복지의 크기 못지 않게 복지전달체계는 물론 시장과의 연계를 통한 시스템효율성이 매우 중요하다.
최근 10여년 동안 공동체자본주의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는 사회적 기업과 복지와의 연계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사회적 기업들은 수익과 고용을 창출하면서도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창의성을 내재하고 있기 때문에 복지문제에서도 정부나 자선단체보다도 훨씬 더 효율적이라는 것이 검증되었다.
올해 8월 이후 진행 중인 세계경제위기는 2008년 금융위기의 후유증과 연관되지만, 보다 근원적으로는 남유럽국가들의 복지병으로 인한 재정위기임을 부인할 수 없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저출산 고령화의 문제를 안고 가는 우리 경제가 복지병에 빠지지 않으면서 생산적 복지를 실현하기 위해서 정부와 기업과 NGO의 역할이 무엇이고 균형복지의 수준이 얼마이고 그 내용이 무엇인지 복지시스템에 대한 국민적 토론과 사회적 합의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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