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임명신 교수 등 국제 연구팀, 39억 광년 은하 중심부서 발생 관측 성공
강한 광선다발 발사되는 사실 밝혀내
태양계보다도 큰 거대한 블랙홀 가까이 별이 다가가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과학자들은 블랙홀의 힘에 끌린 별이 산산히 부서지면서 블랙홀 주변을 원반 모양으로 돌다가 서서히 블랙홀 안으로 잔해가 빨려 들어갈 것으로 예측해 왔지만 지금까지 눈으로 확인하는 데는 실패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진을 포함한 국제공동 연구팀이 지구에서 39억광년 떨어진 한 은하의 중심부에 위치한 거대 블랙홀이 별을 삼키는 모습을 실제로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서울대 임명신 교수(사진)가 이끄는 초기우주천체연구단과 한국천문연구원 전영범ㆍ성현일 박사는 미 항공우주국(NASA)을 비롯, 영국ㆍ일본ㆍ이탈리아ㆍ대만 등 6개국 58명이 참여한 국제공동 연구를 통해 한 은하 중심부에 위치한 태양보다 1000만배 무겁고 태양계보다 크기가 큰 거대 블랙홀이 별을 삼키는 순간을 포착했다고 24일 밝혔다.
거대질량 블랙홀은 태양보다 100만∼10억배 더 무거운 블랙홀로, 우리은하의 중심부는 물론, 대부분 은하의 중심부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의 시작은 미 나사 연구팀이 지난 3월28일 우주 감마선 폭발을 감지하는 스위프트 위성을 통해 39억광년 떨어진 한 평범한 은하의 중심부가 갑자기 밝아지는 현상을 발견한 것이었다. 연구팀은 이 천체를 `스위프트 J1644+57'로 명명했다.
대개 감마선 폭발은 짧게 끝나지만 이 폭발은 오래 지속되는 것을 확인한 연구진은 국제공동으로 현상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세계적인 연구팀이 지구 곳곳에 설치된 망원경과 국제우주정거장, 허블우주망원경 등을 총동원해 천체의 밝기가 시시각각 변하는 모양을 분석한 결과, 은하 중심부에 위치한 거대질량 블랙홀의 강한 중력에 끌려 산산 조각난 별의 잔해가 블랙홀로 떨어질 때, 블랙홀에서 강한 광선다발이 특정방향으로 뿜어져 나오는 것임을 밝혀냈다.
별의 잔해는 블랙홀 주변에서 원반을 이뤄 돌다가 서서히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데, 이때 원자핵과 전자가 분리된 고온 플라즈마 상태의 일부 물질이 광속의 90% 가까운 속도로 강하게 밖으로 분출되면서 강한 광선이 함께 나오는 것이다.
임명신 교수는 "이 현상은 이론적으로 예측됐지만 실제로 관측한 것은 이번이 최초"라며 "특히 이 과정에서 강한 광선다발이 발사된다는 사실은 예측하지 못했으나 이번 관측으로 새롭게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39억광년 떨어진 먼 우주에서 일어난 사건을 분석하기 위해 가시광선, 근적외선, X선, 감마선, 전파 등 관측 가능한 모든 소스를 활용했다. 이 과정에서 가시광선과 근적외선 자료의 대부분을 국내 연구진이 분석해 연구에 기여했다.
우리 연구진은 △천문연의 보현산천문대 1.8m 망원경 △미 애리조나주 레몬산천문대 1m 망원경 △미 하와이 유커트(UKIRT) 4m 적외선망원경 △우즈베키스탄 마이다낙 천문대 1.5m 망원경 등을 동원했다. 국내 연구기관이 설치한 망원경이 인류 최초의 관측에 기여했다는 데 특히 의미가 있다.
이 연구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네이처지 25일자에 게재됐다.
안경애기자 naturean@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태양계보다도 큰 거대한 블랙홀 가까이 별이 다가가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과학자들은 블랙홀의 힘에 끌린 별이 산산히 부서지면서 블랙홀 주변을 원반 모양으로 돌다가 서서히 블랙홀 안으로 잔해가 빨려 들어갈 것으로 예측해 왔지만 지금까지 눈으로 확인하는 데는 실패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진을 포함한 국제공동 연구팀이 지구에서 39억광년 떨어진 한 은하의 중심부에 위치한 거대 블랙홀이 별을 삼키는 모습을 실제로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서울대 임명신 교수(사진)가 이끄는 초기우주천체연구단과 한국천문연구원 전영범ㆍ성현일 박사는 미 항공우주국(NASA)을 비롯, 영국ㆍ일본ㆍ이탈리아ㆍ대만 등 6개국 58명이 참여한 국제공동 연구를 통해 한 은하 중심부에 위치한 태양보다 1000만배 무겁고 태양계보다 크기가 큰 거대 블랙홀이 별을 삼키는 순간을 포착했다고 24일 밝혔다.
거대질량 블랙홀은 태양보다 100만∼10억배 더 무거운 블랙홀로, 우리은하의 중심부는 물론, 대부분 은하의 중심부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의 시작은 미 나사 연구팀이 지난 3월28일 우주 감마선 폭발을 감지하는 스위프트 위성을 통해 39억광년 떨어진 한 평범한 은하의 중심부가 갑자기 밝아지는 현상을 발견한 것이었다. 연구팀은 이 천체를 `스위프트 J1644+57'로 명명했다.
대개 감마선 폭발은 짧게 끝나지만 이 폭발은 오래 지속되는 것을 확인한 연구진은 국제공동으로 현상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세계적인 연구팀이 지구 곳곳에 설치된 망원경과 국제우주정거장, 허블우주망원경 등을 총동원해 천체의 밝기가 시시각각 변하는 모양을 분석한 결과, 은하 중심부에 위치한 거대질량 블랙홀의 강한 중력에 끌려 산산 조각난 별의 잔해가 블랙홀로 떨어질 때, 블랙홀에서 강한 광선다발이 특정방향으로 뿜어져 나오는 것임을 밝혀냈다.
별의 잔해는 블랙홀 주변에서 원반을 이뤄 돌다가 서서히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데, 이때 원자핵과 전자가 분리된 고온 플라즈마 상태의 일부 물질이 광속의 90% 가까운 속도로 강하게 밖으로 분출되면서 강한 광선이 함께 나오는 것이다.
임명신 교수는 "이 현상은 이론적으로 예측됐지만 실제로 관측한 것은 이번이 최초"라며 "특히 이 과정에서 강한 광선다발이 발사된다는 사실은 예측하지 못했으나 이번 관측으로 새롭게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39억광년 떨어진 먼 우주에서 일어난 사건을 분석하기 위해 가시광선, 근적외선, X선, 감마선, 전파 등 관측 가능한 모든 소스를 활용했다. 이 과정에서 가시광선과 근적외선 자료의 대부분을 국내 연구진이 분석해 연구에 기여했다.
우리 연구진은 △천문연의 보현산천문대 1.8m 망원경 △미 애리조나주 레몬산천문대 1m 망원경 △미 하와이 유커트(UKIRT) 4m 적외선망원경 △우즈베키스탄 마이다낙 천문대 1.5m 망원경 등을 동원했다. 국내 연구기관이 설치한 망원경이 인류 최초의 관측에 기여했다는 데 특히 의미가 있다.
이 연구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네이처지 25일자에 게재됐다.
안경애기자 natu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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