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산하기관간 예산권 둘러싼 먹이사슬… 룸살롱ㆍ성접대 빈번
대대적 공직감찰 필요
정부부처와 산하기관의 상납과 접대 고리가 좀처럼 끊어지지 않고 있다. 뇌물공여와 향응접대가 비단 산업계에서만 빈번히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관가에도 뿌리깊게 이어져오고 있다. 국민 혈세가 줄줄이 새고 있는 것이다.
특히 관가의 상납 고리는 예산권을 둘러싸고 기획재정부를 정점으로 일반 다른 부처, 각 부처별 소속 산하기관 또는 정부예산에 관심이 높은 기업들로 수직 연결돼 있어, 이같은 오랜 상납비리 고리를 시급히 끊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올해 들어 공직기강이 무너졌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또다시 지식경제부 공무원들이 산하기관들로부터 유흥주점에서 성접대까지 받았다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또 지경부 모 산하기관은 불법 조성한 자금으로 매년 명절때마다 일명 `떡값`을 상납했다가 감사원 감사를 받고 있기도 하다.
지경부는 산하기관이 60개로 중앙정부부처 가운데 가장 많은 기관을 두고 있어 집중 성토 대상이 되고 있다. 하지만 산하기관의 편법 자금조성과 상납 문화는 비단 지경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일반 부처와 각 산하기관에도 만연해 있다는 게 문제라는 지적이다.
3일 총리실과 지경부에 따르면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실은 과장급을 포함한 지경부 직원 12명이 산하 한국기계연구원 직원 10명과 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 직원 9명으로부터 유흥주점 등에서 수차례 접대를 받아온 사실을 적발하고, 지난달 중순 지경부에 이들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총리실은 또 두 산하기관 직원 모두 성상납이 있었다고 진술함에 따라 성접대 의혹에 대해서도 지경부 감사관실에 통보했고, 연루된 두 산하기관 직원 19명에 대해서도 징계를 요청했다.
지경부 공무원들은 "업무 보고하라"고 산하기관 직원들을 과천 청사로 부른 뒤 저녁식사 후 속칭 룸살롱 등 유흥주점에 갔으며, 산하기관이 모두 비용을 부담한 것으로 파악됐다.
기계연구원은 본부장 주도로 지난 2009년부터 2년간 정부 과제에 참여하지 않은 직원을 참여한 것처럼 속이거나, 허위 출장보고서를 작성해 출장비를 받아내는 등의 수법으로 1억원 가량의 `비자금`을 조성, 직원들끼리 나눠 가졌으며 이중 일부는 접대비로 쓴 것으로 파악됐다.
방폐공단도 이와 비슷한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했고, 식당과 룸살롱을 같이 운영하는 업자와 짜고 룸살롱을 이용한 뒤, 이를 식당에서 사용한 것처럼 카드를 결제하는 수법을 이용했다고 총리실측은 설명했다.
지경부는 이날 오후 소속 비리 관련자 12명 전원을 보직 해임하고, 중앙징계위원회에 중징계 등 엄중 문책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지경부는 또 직원행동강령을 강화해 직무 관련자와 검소한 식사는 허용하되, 유흥주점 출입은 엄금하고, 위반시 엄중 문책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또 이번 사건에 연루된 산하기관 직원 중 간부 2명은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최근 지경부 산하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은 허위 출장서 작성 등의 수법을 통해 추석 선물비용 등 일명 `떡값`을 편법 조성해 상납했다는 의혹제기에 따라 감사원 감사를 받고 있다. 평가원 K실장 등은 2009년 9월 중순부터 이듬해 설 직전까지 추석 선물비 등의 명목으로 1000만원을 불법 조성한 의혹을 받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먹이사슬이 지경부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각 부처에 만연돼 있는 관습에 가깝다는 사실이다.
한편 모 정부 산하기관 관계자는 "매년 산하기관들은 사업비 예산이 빠듯한 상황이고, 새로운 정부과제를 따내지 못하면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된다"며 "이런 입장에선 예산편성권과 인사 등에서 막강한 입김을 내는 상급 중앙부처 공무원에 대한 상납과 접대 관례를 없애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잇따른 정부 중앙부처 공무원들의 비리 적발에 따라 앞으로 대대적인 부처와 산하기관에 대한 공직감찰이 시행될 것이란 전망이다.
김승룡기자 s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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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부처와 산하기관의 상납과 접대 고리가 좀처럼 끊어지지 않고 있다. 뇌물공여와 향응접대가 비단 산업계에서만 빈번히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관가에도 뿌리깊게 이어져오고 있다. 국민 혈세가 줄줄이 새고 있는 것이다.
특히 관가의 상납 고리는 예산권을 둘러싸고 기획재정부를 정점으로 일반 다른 부처, 각 부처별 소속 산하기관 또는 정부예산에 관심이 높은 기업들로 수직 연결돼 있어, 이같은 오랜 상납비리 고리를 시급히 끊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올해 들어 공직기강이 무너졌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또다시 지식경제부 공무원들이 산하기관들로부터 유흥주점에서 성접대까지 받았다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또 지경부 모 산하기관은 불법 조성한 자금으로 매년 명절때마다 일명 `떡값`을 상납했다가 감사원 감사를 받고 있기도 하다.
지경부는 산하기관이 60개로 중앙정부부처 가운데 가장 많은 기관을 두고 있어 집중 성토 대상이 되고 있다. 하지만 산하기관의 편법 자금조성과 상납 문화는 비단 지경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일반 부처와 각 산하기관에도 만연해 있다는 게 문제라는 지적이다.
3일 총리실과 지경부에 따르면 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실은 과장급을 포함한 지경부 직원 12명이 산하 한국기계연구원 직원 10명과 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 직원 9명으로부터 유흥주점 등에서 수차례 접대를 받아온 사실을 적발하고, 지난달 중순 지경부에 이들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총리실은 또 두 산하기관 직원 모두 성상납이 있었다고 진술함에 따라 성접대 의혹에 대해서도 지경부 감사관실에 통보했고, 연루된 두 산하기관 직원 19명에 대해서도 징계를 요청했다.
지경부 공무원들은 "업무 보고하라"고 산하기관 직원들을 과천 청사로 부른 뒤 저녁식사 후 속칭 룸살롱 등 유흥주점에 갔으며, 산하기관이 모두 비용을 부담한 것으로 파악됐다.
기계연구원은 본부장 주도로 지난 2009년부터 2년간 정부 과제에 참여하지 않은 직원을 참여한 것처럼 속이거나, 허위 출장보고서를 작성해 출장비를 받아내는 등의 수법으로 1억원 가량의 `비자금`을 조성, 직원들끼리 나눠 가졌으며 이중 일부는 접대비로 쓴 것으로 파악됐다.
방폐공단도 이와 비슷한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했고, 식당과 룸살롱을 같이 운영하는 업자와 짜고 룸살롱을 이용한 뒤, 이를 식당에서 사용한 것처럼 카드를 결제하는 수법을 이용했다고 총리실측은 설명했다.
지경부는 이날 오후 소속 비리 관련자 12명 전원을 보직 해임하고, 중앙징계위원회에 중징계 등 엄중 문책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지경부는 또 직원행동강령을 강화해 직무 관련자와 검소한 식사는 허용하되, 유흥주점 출입은 엄금하고, 위반시 엄중 문책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또 이번 사건에 연루된 산하기관 직원 중 간부 2명은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최근 지경부 산하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은 허위 출장서 작성 등의 수법을 통해 추석 선물비용 등 일명 `떡값`을 편법 조성해 상납했다는 의혹제기에 따라 감사원 감사를 받고 있다. 평가원 K실장 등은 2009년 9월 중순부터 이듬해 설 직전까지 추석 선물비 등의 명목으로 1000만원을 불법 조성한 의혹을 받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먹이사슬이 지경부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각 부처에 만연돼 있는 관습에 가깝다는 사실이다.
한편 모 정부 산하기관 관계자는 "매년 산하기관들은 사업비 예산이 빠듯한 상황이고, 새로운 정부과제를 따내지 못하면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된다"며 "이런 입장에선 예산편성권과 인사 등에서 막강한 입김을 내는 상급 중앙부처 공무원에 대한 상납과 접대 관례를 없애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잇따른 정부 중앙부처 공무원들의 비리 적발에 따라 앞으로 대대적인 부처와 산하기관에 대한 공직감찰이 시행될 것이란 전망이다.
김승룡기자 s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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