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기업엔 '제값' 지불… 한정된 예산에 국산만 피해
■ 유지보수대가, 이대론 안된다
(상) 낮은 유지보수대가… 신음하는 SW기업
미국, 일본 등 해외 국가들에 비해 턱없이 낮은 소프트웨어(SW) 유지보수대가가 국내 IT시스템의 성능 향상은 물론, SW업계의 경쟁력 강화를 가로막는 주된 원인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SW기업들의 이어지는 SW 유지보수대가 현실화 요구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관련 정책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오랜 기간 이어진 관행과 갑을관계가 SW 유지보수대가의 개선을 가로막고, 이것이 SW기업들의 수익성 악화와 재투자 재원부족으로 이어져 국산 SW제품의 경쟁력이 제자리걸음을 하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이다. 기획시리즈를 통해 국내 SW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인 낮은 SW 유지보수대가의 현황과 문제점, 원인과 해결책을 모색한다.
"현재의 낮은 유지보수요율로는 유지보수팀을 운영하기도 어렵습니다."(조창제 가온아이 대표, 5월 12일 상용SW 유지보수율 개선 토론회)
"7~8%의 유지보수요율로는 연구개발이 쉽지 않습니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유지보수대가에 대한 지원이 미흡합니다."(이종욱 티맥스소프트 대표, 5월 31일 국산 SW산업 발전간담회)
공공기관의 낮은 SW 유지보수대가에 대한 국내 패키지SW 기업들의 불만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정부 공공기관에 공급되는 국산 패키지SW의 유지보수요율은 6~8% 수준으로, 20~30%인 미국이나 20%인 일본 등 선진국에 훨씬 못 미친다. 또 공공기관에 패키지SW 제품 납품 시 일반적으로 표준가격(List Price)보다 25~40% 할인되는데, 통상 납품가를 기준으로 유지보수요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큰 폭의 가격 할인은 유지보수대가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친다.
발주기관의 무상 유지보수 기간 설정 요구도 SW 기업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SW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발주기관이 제안요청서를 통해 1년의 무상 유지보수기간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고, 심한 경우 3년까지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낮은 유지보수대가와 무상 유지보수기간 요구는 무엇보다 IT시스템의 안정적인 운영과 성능 향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SW 유지보수는 버전 업그레이드, 기능 추가, 기능 개선, 사전 장애예방, 버그제거 등 IT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성능을 향상시키는 모든 서비스 활동을 포함한다.
반면, 일본에서는 SW 제품을 공급받아 검수가 끝나면 유예기간 없이 바로 유지보수비를 지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 SW기업 대표는 "일본의 경우 20% 이상의 요율을 적용한 유지보수비를 제품 공급과 동시에 지불하는데, 이는 발주자들이 유지보수비를 충분히 주고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외국계 SW제품과 국산 SW제품의 유지보수요율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는 것도 문제이다. 오라클 등 글로벌 기업의 SW제품은 본사 정책에 따라 한국에서도 대체로 20% 내외의 유지보수요율을 적용하고 있다. 이처럼 이중적으로 적용되는 유지보수요율은 국산과 외산 SW제품의 격차를 더 벌어지게 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 과제로 김우제 서울과학기술대 교수가 수행한 상용 SW 유지보수율 대가기준 개선 연구결과에 따르면, 매출액에서 유지보수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국내 SW기업이 평균 17.6%인데 비해 해외 SW기업은 40~56%로 3배 가량 높았다.
전체 유지보수사업의 70% 가량인 유지보수 통합발주도 패키지SW 기업의 수익성 악화를 가중시키는데 일조하고 있다. 상용 SW 유지보수율 대가기준 개선 연구결과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간의 사례를 조사한 결과, 발주기관과 직접 계약하는 경우에 비해 SI업체를 통해 계약하는 경우 패키지SW 기업의 마진율이 5.7~7.8%p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찬기 포시에스 대표는 "통합발주의 경우 유지보수율을 15%로 책정해도 (SI 기업 밑에 있는) SW기업은 이보다 낮은 요율을 적용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SW업계는 유지보수대가가 합리적으로 개선되면 SW기업 스스로 많은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장 경험이 충분한 기업들이 그만큼 여력을 확보해 자생적으로 투자를 늘리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사업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철흠 야인소프트 대표는 "지식강국, SW강국, SW산업육성을 위해 대규모 정책을 새로 만드는 것도 좋지만, 유지보수대가 개선과 같이 SW기업이 투자여력을 갖고 자생적 구조를 확보할 수 있는 일을 먼저 하는 게 SW산업 발전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강동식기자 dskang@
◆사진설명 : 낮은 SW 유지보수대가는 국내 SW업계가 끊임없이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문제이다. 지난 5월 31일 열린 '국산 SW산업 발전간담회'에서 국산 SW기업 대표들과 정부 공공부문 관계자들이 SW 유지보수대가 문제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강동식기자의 블로그 : http://blog.dt.co.kr/blog/?mb_id=ds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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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 낮은 유지보수대가… 신음하는 SW기업
미국, 일본 등 해외 국가들에 비해 턱없이 낮은 소프트웨어(SW) 유지보수대가가 국내 IT시스템의 성능 향상은 물론, SW업계의 경쟁력 강화를 가로막는 주된 원인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SW기업들의 이어지는 SW 유지보수대가 현실화 요구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관련 정책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오랜 기간 이어진 관행과 갑을관계가 SW 유지보수대가의 개선을 가로막고, 이것이 SW기업들의 수익성 악화와 재투자 재원부족으로 이어져 국산 SW제품의 경쟁력이 제자리걸음을 하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이다. 기획시리즈를 통해 국내 SW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인 낮은 SW 유지보수대가의 현황과 문제점, 원인과 해결책을 모색한다.
"현재의 낮은 유지보수요율로는 유지보수팀을 운영하기도 어렵습니다."(조창제 가온아이 대표, 5월 12일 상용SW 유지보수율 개선 토론회)
"7~8%의 유지보수요율로는 연구개발이 쉽지 않습니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유지보수대가에 대한 지원이 미흡합니다."(이종욱 티맥스소프트 대표, 5월 31일 국산 SW산업 발전간담회)
공공기관의 낮은 SW 유지보수대가에 대한 국내 패키지SW 기업들의 불만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정부 공공기관에 공급되는 국산 패키지SW의 유지보수요율은 6~8% 수준으로, 20~30%인 미국이나 20%인 일본 등 선진국에 훨씬 못 미친다. 또 공공기관에 패키지SW 제품 납품 시 일반적으로 표준가격(List Price)보다 25~40% 할인되는데, 통상 납품가를 기준으로 유지보수요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큰 폭의 가격 할인은 유지보수대가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친다.
발주기관의 무상 유지보수 기간 설정 요구도 SW 기업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SW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발주기관이 제안요청서를 통해 1년의 무상 유지보수기간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고, 심한 경우 3년까지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낮은 유지보수대가와 무상 유지보수기간 요구는 무엇보다 IT시스템의 안정적인 운영과 성능 향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SW 유지보수는 버전 업그레이드, 기능 추가, 기능 개선, 사전 장애예방, 버그제거 등 IT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성능을 향상시키는 모든 서비스 활동을 포함한다.
반면, 일본에서는 SW 제품을 공급받아 검수가 끝나면 유예기간 없이 바로 유지보수비를 지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 SW기업 대표는 "일본의 경우 20% 이상의 요율을 적용한 유지보수비를 제품 공급과 동시에 지불하는데, 이는 발주자들이 유지보수비를 충분히 주고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외국계 SW제품과 국산 SW제품의 유지보수요율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는 것도 문제이다. 오라클 등 글로벌 기업의 SW제품은 본사 정책에 따라 한국에서도 대체로 20% 내외의 유지보수요율을 적용하고 있다. 이처럼 이중적으로 적용되는 유지보수요율은 국산과 외산 SW제품의 격차를 더 벌어지게 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 과제로 김우제 서울과학기술대 교수가 수행한 상용 SW 유지보수율 대가기준 개선 연구결과에 따르면, 매출액에서 유지보수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국내 SW기업이 평균 17.6%인데 비해 해외 SW기업은 40~56%로 3배 가량 높았다.
전체 유지보수사업의 70% 가량인 유지보수 통합발주도 패키지SW 기업의 수익성 악화를 가중시키는데 일조하고 있다. 상용 SW 유지보수율 대가기준 개선 연구결과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간의 사례를 조사한 결과, 발주기관과 직접 계약하는 경우에 비해 SI업체를 통해 계약하는 경우 패키지SW 기업의 마진율이 5.7~7.8%p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찬기 포시에스 대표는 "통합발주의 경우 유지보수율을 15%로 책정해도 (SI 기업 밑에 있는) SW기업은 이보다 낮은 요율을 적용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SW업계는 유지보수대가가 합리적으로 개선되면 SW기업 스스로 많은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장 경험이 충분한 기업들이 그만큼 여력을 확보해 자생적으로 투자를 늘리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사업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철흠 야인소프트 대표는 "지식강국, SW강국, SW산업육성을 위해 대규모 정책을 새로 만드는 것도 좋지만, 유지보수대가 개선과 같이 SW기업이 투자여력을 갖고 자생적 구조를 확보할 수 있는 일을 먼저 하는 게 SW산업 발전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강동식기자 dskang@
◆사진설명 : 낮은 SW 유지보수대가는 국내 SW업계가 끊임없이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문제이다. 지난 5월 31일 열린 '국산 SW산업 발전간담회'에서 국산 SW기업 대표들과 정부 공공부문 관계자들이 SW 유지보수대가 문제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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